[우리 동네 주치의] 대구경북신경과의사회 (4) 손발저림

  • 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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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5-03-31 08:00  |  수정 2015-03-31 08:00  |  발행일 2015-03-31 제20면
혈액순환 치료해도 계속 ‘찌릿’하다면 척추·뇌질환 의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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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과를 찾는 환자 중 상당수는 “손발이 저리다” “감각이 없다” 등의 증상을 호소한다. 그리고는 “혈액순환이 잘 되지 않아서 그럴 겁니다”라고 자가진단을 내려버린다. 또 손발저림을 뇌졸중(중풍)의 전조증상이나 목과 허리의 이상으로 판단하기도 한다. 하지만 손발저림 증상은 단순히 혈액순환으로만 결론 내리기에는 복잡한 부분이 많다.

◆ 다양한 원인질환 찾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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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지럼증 동반은 뇌졸중 신호
목·허리 디스크나 종양 등이
신경뿌리 압박해도 통증 생겨

“혈액순환 문제” 자가진단 말고
악화되기 前 전문의 찾아야

일반적으로 뇌졸중에 따른 손발저림은 뇌에서 생긴 증상이므로 손발에 증상이 생기면서 다른 신경 증상(말이 어둔해짐, 시야 장애, 안면부 마비, 어지럼증, 수족마비)을 동반하기도 한다. 또 뇌졸중의 경우 위험요인인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흡연력, 중풍의 가족력을 가진 경우가 대부분이다. 뇌에는 수많은 혈관이 분포하고 있어 감각 경로에만 국한된 국소 뇌경색도 드물지 않아 중년 이후에 생기는 손발저림은 단순 혈액순환과 신경장애를 넘어서 뇌졸중을 염려하게 한다.

그런데도 단순히 혈액순환이나 신경에 도움이 되는 건강보조제를 복용하거나 각종 민간요법에 의존하다 질환을 더욱 키우기도 한다.

홍앤전 신경과신경외과의원 홍찬 원장은 “손발저림증은 혈액순환 문제 이외에도 손발의 저린 부위에 해당하는 말초신경영역의 문제와 목이나 허리의 디스크 또는 뇌병변(뇌졸중, 뇌종양)의 이상이 있을 수 있다”며 “신경과 전문의의 도움을 받아 정확한 원인을 알아낸 뒤 말초신경, 척추, 혈관, 뇌질환 전문의에게 다시 치료과정을 거쳐야 한다”고 말했다.

손발이 저리다는 것은 신경에 무언가 장애가 생겼다는 신호일 가능성이 가장 높다. 이때 환자는 통증이나 감각의 과민, 이상감각, 불쾌감, 멍먹함, 피가 안 통하는 느낌 등 다양하게 표현한다.

의사는 신경장애 위치와 분포, 발병 기간, 환자의 기존 병력 등을 체크하고 신경 장애의 정도와 원인 질환을 감별하기 위한 검사를 하게 된다.

신경장애의 위치가 말초신경 단계라면 여러 개의 말초신경이 대칭적으로 손상 받아 양말을 신거나 장갑을 끼는 부위에 저린감을 유발하는 다발성 말초신경병증이 나타난다. 한 개의 신경이 손상을 받는 단신경병증(손목터널증후군), 비대칭성으로 몇 개의 신경만이 손상받는 다발성 단신경병증(혈관염증성 신경병증) 등 손발저림의 형태와 특징에 따라 원인 질환을 감별할 수 있다.

◆ 질환에 따른 전문의 찾아야

임상적 특징도 손발저림의 감별 진단에 도움을 줄 수 있다.

척추를 지나면서 신경의 뿌리들이 디스크(척추의 연골)에 의해 눌리거나 척추 주변부의 인대와 관절의 퇴행성변화로 신경뿌리가 지나는 공간이 좁아지는 척추관협착증이 있다.

그외 다른 염증성질환과 외상, 종양 등도 신경뿌리를 압박하면서 손발저림의 증상을 일으킬 수 있다. 이때 나타나는 손발저림은 신경뿌리 지배영역의 피부절을 따른 방사통과 동반되는 경우가 많고 해당 근육의 근력 약화 및 근 위축이 발생될 수 있다. 이때 신경과나 신경외과 전문의를 찾아가면 신경전기진단검사(근전도검사)와 CT, MRI 등의 정밀 영상과 목·허리·척추뼈 사진을 체크해 병의 원인을 찾게 된다.

특히 신경전기 진단검사는 방사선 사진에선 알 수 없는 신경총 병변 혹은 단신경병증(수근관 증후군), 신경뿌리병증(디스크)을 감별할 수 있고 손상 정도와 위치를 파악하는 데 많은 도움을 준다.

혈액검사나 소변검사에서 면역이상의 염증성 질환이나 당뇨, 만성신장질환, 영양결핍 등의 이상을 알아낼 수 있다.

간혹 뇌졸중의 증상을 동반하지 않고 감각 경로에만 국한된 국소 뇌경색이 발생하거나, 다른 뇌졸중의 전조 증상으로 생기는 경우가 있다. 이 때문에 동맥경화와 뇌혈관의 상태를 파악하는 뇌혈류초음파, 경동맥검사, 동맥경화도검사 등과 머리 MRI를 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특히 갑작스럽게 증상이 발생하는 경우에는 반드시 체크를 해야 뇌졸중이나 다른 혈관성 질환에 대한 대비책을 세울 수 있다.

손발저림에 대한 치료도 다른 질환과 같이 원인에 따라 치료 원칙이 정해진다.

영양결핍과 알코올, 독성약물, 당뇨 등의 대사질환인 경우는 원인물질의 노출을 피하고 결핍된 영양소를 보충하고 당뇨합병증의 진행을 막는다. 또 원인질환이 혈액순환성인 경우는 혈액순환제와 손상된 신경을 회복시키고 말초신경의 대사를 도와주는 약물치료와 저림의 증상을 경감시켜는 항경련제, 소량의 삼환계 우울증치료제, 소량의 항불안신경안정제, 소염진통제, 경구용 스테로이드제, 이뇨제, 주사요법, 재활요법을 시행하게 된다. 신경의 압박이나 척추질환 종양에 의한 경우는 척추전문의나 신경외과전문의에게 의뢰해 좀더 정밀하고 정확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

임호기자 tiger35@yeongnam.com
▨도움말=홍찬 홍앤전 신경과신경외과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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