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그리는 김근태씨 대구 개인전

  • 김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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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5-04-08   |  발행일 2015-04-08 제23면   |  수정 2015-04-08
3년 걸쳐 들꽃 같은 정신지체아 102m 화폭에 담다
물포럼 성공기원 겸 UN 특별전 기념
장애인 그리는 김근태씨 대구 개인전
김근태 작 ‘들꽃처럼 별들처럼- 여름’

장애인을 그리는 화가로 널리 알려진 김근태 화가의 개인전 ‘물 꿈 그리고 사랑’이 26일까지 대구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는 지구촌 최대의 물 관련 국제행사로 대구에서 개최되는 ‘세계물포럼’의 성공을 기원하는 전시이자, 오는 12월 국내 서양화 작가로는 처음으로 유엔본부에 초대돼 전시를 갖는 것을 기념하는 ‘Pre-UN 특별전’이기도 하다.

이번 전시에서는 20여년간 지적장애인의 순수하고 천진난만한 모습을 화폭에 담아온 김 작가의 작품은 물론 물을 주제로 작품을 제작해온 설치미술가 이용재 작가의 작품도 소개된다. 전시를 통해 얻어진 수익금 일부는 장애인들의 소원 들어주기 사업을 펼치고 있는 행복한자원봉사센터에 기부된다.

결코 짧지 않은 세월 동안 장애인 그림을 그려온 작가가 이 작업을 하게 된 것은 그의 순탄치 않은 삶에서 비롯됐다. 초기 풍경화 등을 그렸던 작가는 영혼 없는 그림에 대한 회의로 프랑스로 유학을 떠난다. 이후에 그는 인간 존재에 천착하다가 문득 자신의 가슴 속에 응어리진 무언가를 발견한다. 그것은 대학 때 겪은 5·18광주민중항쟁이었다. 당시 그는 사태수습위원으로 참여해 시신을 책임지는 역할을 했다. 이것이 그의 삶에 트라우마로 남아 내면 속에서 고통을 일으켰던 것이다.

이후 그는 목포의 작은 섬 고하도에 있는 목포공생재활원을 찾았다. 이 곳은 150여명의 지체장애아들의 터전이었다. 그는 이곳에 3년간 머물며 아이들을 지도했다.

이번 전시에서 작가는 정신지체아와 그들의 지인들이 어울려 환한 들꽃처럼 피어나는 모습을 담은 102m의 대작 ‘들꽃처럼 별들처럼’을 선보인다. 이 작품은 100호 캔버스 77개를 이어붙인 것이다. 장애인과 비장애인 간의 소통을 목표로 지적장애인들의 아름다움과 희로애락을 화폭에 담아온 김 작가 역시 한쪽 눈과 귀에 장애가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그의 자화상 4점도 소개된다. (053)606-6114

김수영기자 sykim@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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