富 따라…금융사, 범어네거리 집중 가속화

  • 박주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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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5-04-09   |  발행일 2015-04-09 제16면   |  수정 2015-04-09
20150409



인근 부촌 주거타운 자리잡아
신규 고객자산가 영업에 유리

 

증권사 범어지점으로 통폐합
신협 등 2금융권도 속속 입성
금융 주요거점으로 자리매김

‘대구의 맨해튼’이라 불리는 범어네거리가 금융 랜드마크로서의 입지를 한층 굳히고 있다. 대구지역 다른 구·군에비해 비교적 경제적 여유가 있는 사람들이 수성구로 이주해오는 데다 범어네거리를 중심으로 고가 아파트가 잇따라 들어서면서 부촌으로 자리잡는 등 부(富)의 이동과 맞물렸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지난해 증권사가 수익성 악화로 구조조정과 함께 지점을 통폐합하는 가운데서도 범어지점은 모두 살아남았다. 일부 증권사는 범어지점만 대구센터격으로 남겨두고 나머지는 폐쇄해 범어가 금융의 주요 거점으로 자리매김했음을 엿볼 수 있다.

메리츠증권은 지난해 대구경북내 다른 지역에 있던 3개 지점을 폐쇄해 범어네거리의 대구금융센터가 대구경북의 유일한 지점이 됐다. 신영증권은 지난해 4월 달서구 상인동과 수성구 지산동에 있던 지점 2곳을 철수시킨 다음 범어네거리로 자리를 옮긴 뒤 대구센터로 격상시켰다. KDB대우증권도 지난해 9월 중구 반월당에 있던 지점을 범어네거리 WMClass 대구와 통합했다.

우리투자증권과 NH농협증권의 합병으로 새로 출범한 NH투자증권 역시 올해초 유신학원 맞은편 NH농협증권 대구지점을 없애고 우리투자증권이 사용하던 범어동과 반월당 지점을 대구의 양대 센터로 삼았다. 합병이전 우리투자증권 상인과 성서지점은 지난해 이미 폐쇄됐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반월당에 남아있는 증권사는 NH투자증권·삼성증권·한국투자증권·유안타증권 등 기존의 법인 계좌영업을 하면서 그나마 규모가 있는 곳이고, 중·소형 증권사는 대부분 범어네거리에만 지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더해 신협·저축은행 등 2금융권도 범어네거리에 입성하고 있다.

청운신협은 지난해 12월 그랜드호텔 옆에 애플지점을 냈다. 김상수 청운신협 이사장은 “2금융권은 신용도가 다소 떨어지는만큼 범어네거리에 입점해 브랜드 가치와 인지도를 높이려는 의도가 있다”고 말했다.

참저축은행은 오는 6월 현재 대구MBC 맞은편 쪽에서 옛 뉴영남호텔 자리로 이전한다. 현재 진행중인 리모델링이 끝나면 5월 간판을 달 예정이다. 이용희 참저축은행 본부장은 “범어네거리로 옮기면 브랜드 노출이 잘 돼 이미지가 좋아지고 고객 확보에도 보다 유리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참저축은행이 경매받은 옛 뉴영남호텔은 다른 지역 2금융권도 여러곳 눈독을 들였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처럼 반월당이 금융 중심지 역할을 하던 시대는 가고, 2~3년 전부터 범어네거리가 지역 금융1번가로서의 위상을 독식하고 있는 것은 부의 이동으로 풀이된다.

인근에 두산위브더제니스·유림노르웨이 등을 비롯한 부촌 주거타운이 자리잡고 있어 신규 고객자산가 영업에 유리하기 때문이다. KDB대우증권 관계자는 “반월당은 유동인구야 많지만 상주 인구가 없어 신규 영업이 힘들고, 범어는 거주타운이 형성돼 있다 보니 신규 영업에 보다 유리한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범어네거리가 대구 금융1번가로 자리를 굳혀가면서 브랜드 이미지 차원에서도 범어에 지점을 두지 않을 수 없는 측면도 있다. 금융권 직원들 사이에서조차도 범어네거리에 지점이 없으면 브랜드 이미지가 깎인다고 생각할 정도다. 은행 및 증권 관계자들은 범어네거리 인근에 추가 입주할 아파트들이 대기하고 있어 앞으로 금융권의 범어네거리 집중은 더욱 가속화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박주희기자 jh@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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