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93등 하던 지점 전국 8위로…은행권 '여풍당당'

  • 입력 2015-04-16 00:00  |  수정 2015-04-16 10:55
'마이너리티' 여성 지점장들의 돋보이는 리더십

 은행 영업의 최전선인 지점에서 여성들의 현장 리더십이 주목받고 있다.


 직원들을 채근하는 강력한 카리스마보다는 다독이는 부드러운 리더십으로 괄목할만한 성과를 올리고 있기 때문이다.


 전체 10%에도 미치지 못하는 여성 지점장들이 현장에서 탁월한 리더십을 발휘하면서 남성 중심의 보수적인 은행 지점 판도에 변화가 예상된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신한·하나·우리·외환·농협·씨티·한국스탠다드차타드(SC은행) 등 시중 8개 은행의 지점 5천796곳 가운데 여성지점장은 426명(7.34%)뿐이다.


 외국계인 씨티은행(16.51%)과 SC은행(14.81%)이 10%를 웃돌지만 국내 시중은행의 여성 지점장 점유율은 5~8% 수준밖에 되지 않는다.
 10명 가운데 1명꼴도 되지 않는 마이너리티(소수·少數)다. 하지만 실력은 만만치 않다.


 KB국민은행은 전체 1천15명 가운데 76명(7.48%)에 불과한 여성 지점장들 덕택에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김지은 화양동지점장은 지난해 1월 부임한 후 2013년 938위였던 지점 성적을 현재 전국 32위로까지 끌어올렸다.


 그가 맡은 성동지역본부 31개 영업점 중에서는 단연 1위다.


 김 지점장은 실전에 대비해 직원들에게 상품판매 연습을 자주 시켰다. 반복적인 연습을 통해 실전에서 자신감 있게 행동할 수 있도록 유도한 것이다.


 선생 역할의 멘토와 학생 역할의 멘티를 일대일로 붙여주는 '멘티제도'를 도입하고 근무시간 중에 일어났던 각종 에피소드와 우수사례를 서로 공유토록 했다.


 김 지점장은 "우리 지점에는 흔히 말하는 스타직원이 없지만 전 직원이 소통과 협업을 통해 창구의 벽도 허물고 있다"고 말했다.

 

 김을희 지점장이 지난 1월 부임한 국민은행 아시아선수촌점은 불과 넉 달도 되지 않아 전국 8위로 도약했다.


 이 지점은 김 지점장이 없었던 지난해 893위로 최하위권이었다.


 부지점장을 거쳐 지점장으로 승진한 김 지점장은 부임 후 기존 거래처를 직접 찾아다니며 일일이 인사를 나눴다.


 그러면서 목표달성에 대한 확고한 의지, 기본기 충실, 끈끈한 팀워크를 직원들에게 역설했다. 업무량을 개인별로 적절히 분배해 개인별 생산성도 높였다.


 국민은행 서초로지점에 지난 1월 부임한 윤재원 지점장도 전국 527위(2014년)에서 36위까지 실적 순위를 끌어올렸다.


 신한은행 전남 광주 봉선동지점을 이끈 윤영숙 지점장은 2013년 1월 부임 후 두해 연속 지역 본부 실적 순위 1위를 견인했다.
 지난해 부임한 SC은행의 잠원지점장은 지난해 1분기보다 2배의 영업실적을 올렸고, 씨티은행의 강서중앙지점장은 지지부진하던 자산관리(WM) 분야를 개선해 회사의'사랑'을 듬뿍 받았다.

 

 꼼꼼한 업무 스타일과 부드럽고 친화력 있는 의사소통으로 여성들이 본사에서 주목받은 사례는 많았다.


 하지만 '거친' 영업 분야의 최전선에서 이 같은 성과를 올린 것에 대해 은행권에선 놀랍다는 반응이 주류다.


 국민은행 영업분야를 총괄하는 이홍 부행장은 "은행권에 여성 인력들이 많지만 간부 비율은 낮은 편"이라며 "기회 확대 차원에서라도 앞으로 여성들을 지점장으로 더 많이 기용할 생각"이라고 말했다.연합뉴스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경제인기뉴스

영남일보TV





영남일보TV

더보기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