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을 ‘농부’라 하는 도예가, 실험정신을 빚다…김선식 개인전

  • 김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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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5-04-17   |  발행일 2015-04-17 제17면   |  수정 2015-04-17
경명진사항아리·관음죽엽도자기 등 현대적 감각·특허 받은 작품 한눈에
자신을 ‘농부’라 하는 도예가, 실험정신을 빚다…김선식 개인전
18일부터 26일까지 KBS대구방송총국 전시실에서 열리는 도예가 김선식의 개인전에 소개되는 작품.

한 줌의 땅이라도 있으면 무엇이든 심고 가꾸는 것이 농부의 삶이다. 하지만 이 땅에서 무언가 수확물을 내는 것은 쉽지가 않다. 땅의 특성도 잘 알아야 하고 그 곳에 심는 식물의 성질도 꿰뚫은 뒤 자식을 키우듯 정성을 들여 돌봐야 한다. 그래서 농부는 해만 뜨면 논과 밭으로 향해 어둠이 내릴 때까지 일손을 멈추지 않는다.

도예가 김선식은 “나를 도예가라 생각해 본 적이 별로 없다”고 했다. 8대째 가업을 이어 도자기를 굽고 있는 그는 자신을 농부라고 했다. 농부가 눈만 뜨면 논과 밭으로 향하듯, 그는 도자기를 빚고 굽는 작업장으로 향했고 어둠이 내릴 때까지 일을 했다.

이런 습관은 어릴 때부터 봐온 것이 그릇 빚는 일이었고 눈만 뜨면 흙과 도자기, 나무와 뒹굴며 놀았기 때문에 마치 도예를 일상생활처럼 여긴 데서 비롯됐다.

김 작가는 “선친은 늘 농부가 농사를 일상생활처럼 여기듯, 도예라는 작업도 그렇게 해야 된다고 말씀하셨다. 선친의 가르침과 어릴 때부터의 습관이 도예가가 된 뒤에도 자연스럽게 이어진 듯하다”며 “농부가 열심히 농사를 지을 따름이지, 올해 농사에서는 무슨 작물을 어떻게 키워 얼마를 생산해야 하는지를 생각하지 않듯이 나도 그저 일상생활처럼 도자기를 열심히 구울 뿐”이라고 밝혔다.

그래서일까. 김 작가는 지난해에 경북도가 도내 산업체에 종사하는 숙련기술인을 대상으로 수여하는 ‘경북도 최고장인’에 선발됐다. 이에 앞서 2005년에 대한민국 문화예술부문 신지식인으로도 선정되는 등 그의 작업에 대한 열정은 여러 수상 결과에서도 자연스럽게 드러난다.

특히 신지식인 선정은 단순히 옛 농부들처럼 농사만 짓는 데만 만족하는 것이 아니라 좀더 색다르고 현대적인 감각의 작품을 만들려는 그의 노력에 대한 성과로도 볼 수 있다. 붉은 빛의 광석에 나무재를 섞어 만든 유약으로 경명진사 유약 특허와 관음죽엽 도자기로 특허를 받는 등 새로운 시도를 한 점이 높은 평가를 받은 때문이다. 이런 그만의 도예 열정과 실험적 창작정신을 두루 만날 수 있는 개인전이 18일부터 26일까지 KBS대구방송총국 전시실에서 열린다.

고난도의 기술이 필요하다는 대형 달항아리를 비롯해 경명진사대항아리, 청화포도문항아리, 청화백자솔문항아리, 관음죽엽도자기와 함께 찻사발, 다기류 등을 선보인다. 다양한 반상기도 내놔 눈길을 끈다. 푸른빛의 청화백자와 검은빛의 흑유, 분청어문반상기 등이 다채롭게 소개된다. (053)753-5521

김수영기자 sykim@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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