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물포럼 .2] 대구·경북 물산업 전략

  • 최수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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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5-04-20   |  발행일 2015-04-20 제3면   |  수정 2015-04-20
“물산업 클러스터 성공 가속화” “스마트 물관리 기술, 수출 첨병”
제7차 세계물포럼의 성공적 개최로 대구·경북은 기존 물산업분야를 한층 체계적·전략적으로 육성할 수 있는 기틀을 다졌다. 대구시와 경북도가 다국적 물관련 기업 CEO들과 만나 논의한 투자유치 문제가 ‘말의 성찬’으로 끝나지 않으려면, 체계적으로 후속 조치를 마련해야 한다. 물포럼을 통해 형성된 국제적 네트워크를 활용한 파트너십 구축에도 바짝 신경쓸 필요가 있다. 세계물산업 중심지로의 도약을 선언한 대구시와 경북도가 ‘수생수사(水生水死)’의 심정으로 물산업 육성의 실천의지를 강력하게 내보일 때다.


◆ 탄력받는 대구 물클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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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시가 물포럼을 통해 얻은 가장 큰 수확은 물산업 클러스터의 성공적 조성에 대한 확신을 가진 것이다.

2017년 조성완료 예정인 대구 물산업클러스터와 관련해 200개 기업유치를 목표로 둔 대구시는 두산중공업, 롯데케미칼 등 36개 기업과 입주 양해각서를 체결한 바 있다. 12개 기업과는 입주 의사를 타진 중이다. 이번 물포럼의 성공적 개최로 대구 물산업클러스터에 대한 대내외적 관심은 증폭됐다.

대구시는 일단 물포럼기간 해외 유수 물기업 대표와의 비즈니스 미팅에서 희망을 봤다. 대구시는 옥석을 가려야 하는 행복한 고민에 빠지게 됐다. 스마트워터관리시스템에 관심을 가진 다국적 기업 DHI(덴마크)는 물클러스터내 R&D센터 설립을 적극 검토하고, 향후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대구
높아진 위상 적극 활용
해외 유수기업과 협력
R&D센터 설립 등 박차
기술 향상 윈윈 전략
추진단 구성 총괄지휘


세계1위 물 기업인 프랑스의 베올리아 그룹은 폐수처리 및 폐기물에너지화 기술을 활용해 대구와 혁신적 융합프로젝트을 수행하고 싶다는 의사를 대구시에 전달했다. 대구시는 베올리아의 투자유치 및 공동 프로젝트 수행을 위해 조만간 실무협의회를 구성할 예정이다. 수에즈환경그룹은 R&D센터 설립을 검토하기로 했다. 대구시는 수에즈환경그룹 한국지사장과 조만간 만나 세부 계획을 논의한다. 덴마크의 댄포스사는 대구 물산업클러스터내 R&D센터 설립은 물론 하·폐수시설의 에너지 극대화기술에 대한 협력을 제안했다.

또 오는 8월 권영진 대구시장은 UAE를 방문해 물산업 클러스터내 투자 유치를 타진한다. UAE의 에너지 기업인 ‘마스다르’와의 기술협력, 유치작업도 도모할 것으로 보인다.

물산업클러스터가 안착한 미국 밀워키시, 이스라엘과의 잇단 협약체결도 후속조치에 관심을 갖게 한다. 대구시 관계자는 “밀워키시에는 담당 공무원을 파견해 협력방안을 적극 모색하겠다”고 했다.

또한 올 9월 시카고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물전시회(WEFTEC)에 참가해 최신기술 및 시장 트렌드를 파악할 예정이다. 미국 물환경연맹과의 협력방안도 꾀한다. 아벤고아(스페인)의 조르디 달마우 아시아 지사장은 대구의 환경시설과 에너지를 융합한 분야에 관심을 나타냈고, 다쏘 시스템(프랑스)은 3D도시공간정보 시스템사업을 대구시에 제안했다. 물이 이어준 협력사업 아이템이다. 대구상공회의소-에티오피아 상공회의소간 투자협력 MOU체결은 아세아텍과 대동공업의 농기계 수출이 계기가 됐다. 물문제가 식량생산과 직결돼 있어 가능했다.

아시아 물산업 중심지로서의 입지도 굳건히 다질 필요가 있다. 중국내 물산업클러스터 조성예정지인 이싱시(宜興市)의 공무원과 현지 기업은 물포럼 기간에 한·중 환경기업간 교류회의를 열고, 대구업체와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우진<주>이 중국 강소필립환보공정유한공사와 협약을 체결하는 등 지역 기업 5곳이 중국기업과 손을 맞잡았다.

대구 물산업클러스터 입주의사를 밝힌 강소신기원환보유한공사와 관련해 대구시는 올 하반기 대구에 한국법인을 설립하도록 행정 편의를 제공할 예정이다. 강소신기원환보유한공사는 물탱크설비와 관련해 지역기업 문창<주>과 이번에 별도 업무협약을 맺었다.

일본기업 20여개사를 대상으로 개최한 대구시의 투자환경설명회 반응도 계속 주시할 필요가 있다.

대구시는 조만간 ‘물중심도시 추진단’을 구성해 포스트 물포럼의 과제를 총괄지휘하게 된다. 박기환 대구시 환경정책과장은 “물중심도시 추진단은 물관련 기업, 공공기관 유치 외에 물 클러스터 조성에 대한 효율적 행정처리도 도맡아 처리하게 된다”고 말했다.

최수경기자 justone@yeongnam.com


◆ 경북, 수처리기술 선점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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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도는 이번 물포럼의 두드러진 성과로 뛰어난 물 관리 기술을 전 세계에 알린 점을 꼽는다. IT기술을 접목한 스마트 물 관리 기술을 이슈화하면서 수처리 핵심기술인 멤브레인 분야에서 우수한 기술력을 가진 지역 기업이 세계로 진출하는 기회를 마련했다. 경북도와 물 관련 기업은 물포럼 기간에 총 13건의 합작투자 상담을 실시했다. 이 가운데 6건은 구체적 협의가 진행됐다.

수질계측기 생산회사인 <주>리테크는 중국 이싱시에 하수처리장(하루 40만t)을 설치하는 합작투자를 이끌어 냈다. 비점오염저감시설, 빗물이용시설, 저류조 등의 기술을 보유한 <주>세원이엔지는 중국 상하이 기업과 기술협약 후 중국에 합작회사를 설립하기로 했다. 멤브레인 생산업체인 시노펙스는 프랑스 기업에 폐수처리 운영관리 시스템을 설계·시공하는 합작 투자를 제안해 긍정적 답변을 이끌어냈다.


경북
13건의 합작투자 상담
6건은 구체적 협의 진행
생활하수를 공업용수로
멤브레인 기술 홍보
낙동강, 전진기지로…


스위스 네슬레사는 울진에서 생산되는 염지하수(암반해수)에 큰 관심을 표명했다. 이 회사 클라우스 부사장은 직접 울진 염지하수 샘플을 챙기고, 이를 수입하기 위해 풀무원과 협의를 갖기로 했다.

특히 경북도가 이번 물포럼 투어의 일환으로 마련한 산업시찰 코스에 포함된 포항 하수재이용시설의 역삼투압 분리막(멤브레인)이 주목받고 있다. 지난해 8월 준공한 포항 하수처리장은 고도의 정수과정을 거쳐 하루 10만t의 생활하수를 고급수인 공업용수로 만들어 포스코 등 포항철강공단에 공급하면서 연간 30억원을 절약하고 있다. 그 중심에 서 있는 게 바로 멤브레인 기술이다.

경북은 멤브레인 산업의 집적지다. 국내 멤브레인 산업의 대표 주자인 코오롱인더스트리는 2013년 9월 경산공장에 ‘수처리 전용 분리막 모듈’을 생산하는 설비를 증설했다. 이 모듈은 정수·하수·폐수처리장에서 오염물이나 찌꺼기를 막 여과를 통해 걸러주는 멤브레인 제품이다. 20년 전 역삼투압 방식의 멤브레인을 국내 최초로 개발한 세계적 기업 도레이케미칼(옛 웅진케미칼)은 구미에 필터 생산 공장을 두고 국내 역삼투압 분리막 시장의 70%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

장상길 경북도 세계물포럼지원단장은 “멤브레인 관련 첨단 기술과 제품을 개발하고 성능을 시험할 수 있는 ‘멤브레인R&D센터’를 낙동강 명품보 주변에 설치해 이 일대를 물 산업 전진기지로 조성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경북도는 물 산업을 통해 지역균형발전을 도모하기 위해 권역별 육성전략을 수립해 2018년까지 총 6천340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안동·상주 등 북부권역에선 낙동강의 풍부한 수자원과 수려한 환경을 활용해 물 산업 인프라 구축 및 상수도 선진화 사업을 중점추진한다. 앞서 지난 10일에는 안동댐 인근에 세계 각국의 물 분야 전문가들이 모여 교육·전시를 할 수 있는 ‘국제 물 교류관(물포럼 파빌리온)’을 개관했다.

또 김천·구미·칠곡·경산 등 서·남부권역에는 기업 맞춤형 테스트베드(김천하수처리장), 구미공단 공업용수 재활용 시설(구미하수처리장), 고도정수처리시설(경산정수장)을 각각 설치해 상하수도 서비스의 질을 높인다. 동해안 권역에는 해양 물 산업의 육성과 먹는 샘물의 산업화를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를 꾀한다. 영덕과 울진지역에는 해양심층수와 유사한 기능을 갖고 있으면서도 개발비용이 저렴한 동해안 염지하수를 개발, 산업화한다. 울릉지역에는 해양심층수를 이용한 다양한 기능성 제품 개발과 나리분지에서 용출되는 용천수를 국내 최초로 먹는 샘물로 개발해 국민브랜드로 육성하는 사업을 추진 중이다.

진식기자 jins@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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