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물포럼 .3<끝>] 특화된 관광 전략

  • 최수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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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5-04-21   |  발행일 2015-04-21 제4면   |  수정 2015-04-21
달빛 아래의 김광석거리…역사속으로의 시간여행…“세계 매혹”

제7차 세계물포럼 개최를 계기로 대구시와 경북도는 대형 국제행사와 연계된 이른바 ‘비즈니스 관광’이 본행사 못지않게 도시 이미지 형성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 새삼 확인했다. 전문성 있는 국제행사에 참가하는 외국인이 낮 시간에 회의에 참석하고 난 뒤 야간에 잊을 수 없는 추억을 간직하도록 특화된 관광전략 수립이 필요하다는 것. 나이트 투어는 행사에 참여한 외국인이 일정에 구애받지 않고 편안하게 즐길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국제행사와 연계된 관광도 ‘세일즈’의 큰 축이라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대구·경북이 구상하는 관광프로젝트는 오는 10월의 문경 세계군인체육대회와 2017 세계마스터스 대구세계실내육상대회, 2021 세계가스총회(대구)까지 충분히 염두에 두고 세밀하게 짜여야 한다.


대구, 나이트 투어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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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물포럼 참관차 지난 14일 대구를 방문한 외신기자들이 대구도시철도 3호선 모노레일에 탑승해 바깥 풍경을 구경하며 즐거워하고 있다. <영남일보DB>

물포럼 기간 ‘야간관광’인기
夜시장 맛·멋에 외국인들 매료
3호선·디아크 상품도 관심끌 듯
관광해설사 양성 시급한 과제

이번 세계물포럼에서 대구시는 산업시찰, 시티투어(2개), 셔틀버스(2개), 나이트 투어, 스페셜 투어 등 모두 7개 관광코스를 운영했다. 포럼 참가자 1천500여명이 이들 코스를 이용했다. 가장 인기있었던 코스는 나이트 투어였다. 방천시장(김광석 다시 그리기 길)~그랜드호텔 면세점~수성못~서문시장으로 코스가 구성됐다. 서문시장과 칠성시장 야시장의 경우 대구의 맛과 멋을 담은 다양한 품목을 섭렵할 수 있다는 점이 관광객을 매료시켰다.

특히 나이트 투어에 참가한 외국인들이 ‘김광석길’을 둘러본 뒤 “Wonderful”을 연발했다는 점에 주목해볼 필요가 있다. 일단 젊은 나이에 요절한 가수를 추모하는 길이 대구 도심에 조성된 점에 대한 호기심이 작용한 것으로 대구시는 보고 있다. 하지만 ‘김광석’이라는 인물을 잘 모르는 외국인이 밤에 도심거리를 유유히 다니며 즐길 관광코스 중의 하나로 여겼다는 점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야간에 찾은 수성못, 앞산 전망대의 운치 있는 풍경도 이번 물포럼 때 관광지로서의 상품성을 인정받았다. 대구시는 이들 명소와 주변 상가에 대한 외국인용 안내·메뉴판 배치에도 신경을 쓸 계획이다.

대구시는 모노레일을 활용한 나이트 투어 상품 개발에도 관심을 쏟고 있다. 모노레일에 탑승한 채 도심 역사자원에 대한 설명을 들을 수 있는 관광해설사 양성이 시급한 과제다. 이와 관련해 대구시는 모노레일 2편성(1편성당 3량)에 한해 전동차의 내외부를 세련되고 아기자기하게 디자인해 관광 열차 분위기가 나도록 하겠다는 입장이다. 관광용 모노레일은 주말이나 평일 출퇴근시간을 피한 시간대에 운영될 예정이다.

물포럼의 성공적 개최를 계기로, 하천을 이용한 관광자원 개발은 대구시의 또다른 과제다. 낙동강, 금호강, 신천 등 대구에 인접하거나 관통하는 하천자원을 십분 활용하자는 것. 가장 신경쓰는 부분은 ‘낙동가람 수변역사누림길 사업’이다. 화원유원지와 도동서원 일대가 주된 사업 대상지다. 올해 착공해 2018년에 사업을 완료할 예정이다.

이 사업은 낙동강 물길을 따라 형성된 유교, 신라, 가야의 다양한 지역 문화자원을 보존해 특색있는 관광자원으로 개발하자는 것이다. 크게 화원 역사재현지구와 도동 유교역사지구로 나뉜다. 화원역사재현지구에는 고분전시관, 상화대 공원조성, 봉수대 재현, 나루터 운영 등이 주된 관광 아이템이다. 도동 유교역사지구에는 서원 문화관 건립, 한전선로 지중화사업, 주차장 조성 등이 추진된다.

170억원의 사업비가 드는 달성습지 탐방나루조성사업도 대구의 포스트 물포럼 관광 프로젝트에 이름을 올렸다. 여기에 4대강 사업으로 강정고령보 인근에 설치된 디아크(물문화관)도 물 관련 패키지 상품으로 내놓을 만하다.

박동신 대구시 관광과장은 “관광명소 현장 일선에서 활약할 관광가이드, 해설사의 양성도 대구시의 포스트 물포럼 관광 전략에서 중요한 축”이라고 강조했다.

대구시는 현재 이같은 계획을 구체화시키기 위해 내년 3월까지 1년간 한국관광공사에 ‘대구관광종합 발전계획’용역을 발주했다. 용역결과는 2021년 대구세계가스총회까지 일단 유효하다.

최수경기자 justone@yeongnam.com


경북, 전통적 자원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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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일 제7차 세계물포럼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한국수자원공사가 개최한 ‘테크니컬 앤 컬처 투어’에 참가한 외국인들이 안동 월영교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영남일보DB>

올해까지 국제행사 3개 더 남아
실크로드 대축전 등 성공 박차
유적지·전통문화 체험에 초점
포항 등 산업시찰 코스도 주목

경북도는 이번 세계물포럼을 통해 ‘한국 고유의 전통문화와 관광이 어우러진 경북’이란 이미지를 세계 각국에 인식시켰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에 다가오는 세계적 규모의 각종 문화, 스포츠 행사까지 ‘문화·관광 경북’ 분위기를 이어간다는 복안이다. 경북에선 올 연말까지 3개의 국제 행사가 열린다. ‘2015 경주 실크로드 대축전(8월)’ ‘제14차 세계한상대회(10월)’ ‘2015 경북문경 세계군인체육대회(10월)’가 그것이다.

경주 실크로드 대축전은 경북도가 실크로드 국가와 문화, 통상교류를 확대하기 위해 2013년부터 실시하고 있는 ‘실크로드 프로젝트’의 결정판이다. 경북도는 2013년 터키 이스탄불에서 ‘이스탄불-경주세계문화엑스포’를 개최한 데 이어 지난해에는 이스탄불을 경주로 불러들여 ‘이스탄불 인 경주’를 열었고, 고승 혜초의 바닷길을 탐사하기 위해 해양 실크로드 원정대도 운영했다. 이에 올해는 경주에서 실크로드 선상의 국가와 도시가 참여해 각 문화를 선보이고 화합하는 실크로드 대축전을 마련한 것이다.

이번 물포럼에선 실크로드 대축전의 규모를 키우기 위해 실크로드 선상의 국가를 대상으로 전시 및 문화공연 참여 의사를 타진했다. 그 결과 헝가리, 키르기스스탄, 모로코, 모나코가 참여 의사를 밝혔다.

경북도는 앞으로 이들 국가의 주한 대사관을 통해 초청장을 보내고, 해당 국가의 참가 규모, 공연 일정 등 세부사항을 협의할 계획이다.

8월21일부터 10월18일까지 59일간 경주에서 열리는 실크로드 대축전은 현재 10개국 61개 공연팀 250여명이 참여 의사를 밝힌 상태다.

600만 해외동포의 경제교류 축제인 ‘2015 세계한상대회’는 오는 10월13~15일 경주 화백컨벤션센터(HICO)에서 열린다. 세계 110개국에서 활동하고 있는 재외동포 경제인과 국내외 기업인 등 3천500여명이 모여 수출상담 등을 한다.

10월2일부터 11일까지 열흘 동안 문경을 중심으로 열리는 ‘제6회 세계군인체육대회’는 북한이 참가 의사를 밝히면서 흥행을 예고하고 있다. 100여개 국가 8천700여명이 참여해 24개 종목을 놓고 자웅을 겨룬다.

경북도는 이들 대회에서도 물포럼 기간에 인기를 끌었던 관광코스의 열기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경북도가 이번 물포럼 기간 운영한 4개 분야 22개 관광코스에는 해외 관광객 2천여명이 다녀간 것으로 집계됐다. 포항 하수재이용시설, 경주 하수처리장 특허공법, 고령스마트 물관리시스템을 중심으로 기획한 산업시찰코스는 인기몰이를 하면서 관광산업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고 저녁 무렵부터 경주 첨성대와 동궁, 월지 등 유적을 돌아보는 ‘신라달빛기행’과 전통문화를 체험하는 서악서원~태종무열왕릉 투어 코스는 찬사를 받았다.

‘한국의 멋’이란 주제로 세계물포럼기념센터, 월영교, 하회마을, 도산서원을 연계한 안동시티투어와 문경새재도립공원 힐링투어도 외국인 맞춤형 관광코스로 손색이 없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두환 경북도 문화관광체육국장은 “외국인이 선비복을 입고 붓글씨를 써보는 등 전통문화를 체험하면서 큰 만족감을 나타냈다. 한국적인 문화·관광 프로그램을 개발해 대형 국제행사도 성공적으로 치르겠다”고 말했다.

진식기자 jins@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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