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중견기업 연봉, 삼성맨도 안 부럽다

  • 노인호 신인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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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5-04-24   |  발행일 2015-04-24 제1면   |  수정 2015-04-24
SL·대구텍·대구은행 등 수도권 대기업 못지않아
작년 서울전출 64%가 2030 “고비용의 비합리적 선택”
20150424

대구경북지역 청년 구직자들이 서울 대기업 취업에 목을 매고 있지만, 지역 알짜 기업의 경우 대기업 못지 않은 연봉 수준을 자랑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평가 서비스 ‘잡코리아’에 따르면 지역 중견기업의 대졸 초봉은 SL 3천600만원, 대구텍 3천400만원, 대구은행 4천만원, 평화발레오 3천300만원, 상신브레이크 3천600만원이다. 수도권 소재 대기업은 삼성SDS 4천100만원, LG유플러스 3천950만원, SK이노베이션 3천800만원, 롯데정보통신 3천700만원, CJ E&M 3천300만원이다.

대구텍, 세원정공, JVM, 한국파워트레인, 상신브레이크, 성진포머, 평화정공, 금용기계, 진양오일씰 등 지역 우수 중견기업의 초임 연봉은 3천만~4천만원으로 대기업과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다. 국내 대기업 초임 연봉은 3천773만원, 중소기업은 2천490만원이었다.

연봉뿐 아니라 서울보다 지방의 근무 환경이 더 낫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 직업능력개발원이 실시한 ‘공대 졸업생의 지방 취업 실태 분석’에 따르면 지방 취업자의 직장 만족도는 58.1%, 수도권 취업자의 직장 만족도는 55.7%였다.

상황이 이렇지만 지방대 출신 취업준비생들의 66.7%(전국경제인연합회, 고용노동부 조사)가 취업 희망기업으로 대기업을 꼽았다. 현실적으로 대기업 취업이 매우 어려운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지방대생 100명 중 2명만이 중소기업 취업을 희망했다. 또 전국 대상 신입구직자 중 88.6%(인크루트 조사)가 서울에서 취업을 희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대기업 선호 현상은 지역 청년인구의 역외 유출로 이어지고 있다.

대구시의 경우 지난해 7천300여명의 청년(19~29세)이 지역을 떠났다. 대구의 청년 인구 유출 규모는 7개 광역시 중 1위다. 유출된 청년 인구의 65%는 수도권으로 떠났다. 수도권 이동 목적은 취업과 진학으로, 이 중 취업으로 인한 수도권 유출 인원은 연 2천500~3천여명으로 추산된다. 특히 지역 대졸자의 22.4%는 수도권으로 취업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 조사에서도 지난해 대구에서 서울로 전출한 20~30대는 전체의 63.9%로 전년 대비 15.6%나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김규원 경북대 교수(사회학과)는 “수도권의 주거 비용과 생활비는 세계적으로 높다”며 “실질적인 부분을 따져보면 지역기업에 다니는 것이 더 효율적임에도 불구하고 ‘명성’이라는 껍데기만 보고 수도권 대기업을 선호하는 것은 고비용, 저효율의 비합리적 선택일 수 있다”고 했다.

노인호기자 sun@yeongnam.com
신인철기자 runchu@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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