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작 대결]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땡큐 대디

  • 윤용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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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5-04-24   |  발행일 2015-04-24 제42면   |  수정 2015-04-24
★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
인류멸망 노리는 울트론을 막아라…서울 배경 액션 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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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23개 지역에서 촬영
스케일 커지고 액션 화려
드라마적 재미와 완성도도 높아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이하 어벤져스 2)은 어벤져스 멤버들을 한데 묶는 역할을 담당했던 비밀 방위기구 쉴드가 해체된 ‘캡틴 아메리카: 윈터 솔져’의 결론으로부터 시작된다. 쉴드를 대신해 억만장자인 토니 스타크(로버트 다우니 주니어)는 자신의 스타크 타워에 어벤져스 멤버들을 불러모은다. 이미 이들은 ‘로키의 창’을 되찾기 위해 히드라 조직과의 한바탕 전쟁을 치렀다.

하지만 진짜 전쟁은 지금부터다. 히드라 조직을 섬멸하는 과정에서 어벤져스 멤버들은 또 다른 초능력자의 존재를 알게 된다. 바로 히드라 조직의 실험체로 탄생한 쌍둥이 남매 퀵실버(애런 존슨)와 스칼렛 위치(엘리자베스 올슨)다. 퀵실버는 초음속의 속도로 움직일 수 있고, 스칼렛 위치는 시공간 조절과 염력으로 상대방을 조종할 수 있는 능력을 지녔다.

물론 어벤져스를 위협하는 최강의 적은 따로 있다. 토니 스타크가 개발한 평화 유지 프로그램의 오류로 만들어진 인공지능 로봇 울트론(제임스 스페이더)이다. 첨단테크놀로지가 탑재된 울트론은 예기치 않은 길로 진화해 어벤져스 멤버에 대한 정보는 물론, 지구상의 모든 데이터까지 흡수한 가공할 존재로 태어났다. 이제 어벤져스는 세계평화를 위해 모든 인류를 제거하려는 그와 맞서야 한다.

‘어벤져스 2’의 이야기는 전편에 비해 다소 어둡고 무겁다. 일단 울트론은 전편의 주적이었던 로키(톰 히들스턴)와는 비교도 안될 만큼 강력하다. 무한 복제 능력을 지닌 울트론은 자신과 닮은 로봇 군단을 만들어내 어벤져스를 수시로 위협하고, 정체성의 혼란을 느낀 퀵실버와 스칼렛 위치까지 그에게 가세하면서 더욱 버거운 상대가 된다. 게다가 화력으로만 승부하면 됐던 멤버들은 잠재의식 속에 머물러 있던 과거 자신의 내면 세계와도 마주해야 한다.

사실 ‘어벤져스’를 주목하게 되는 건 화려한 액션 볼거리 한 편으로 나름의 매력을 발산하는 드라마적인 재미와 완성도다. ‘어벤져스 2’는 좀 더 이 점에 초점이 맞춰진다. 인류를 구해야 한다는 공동의 목표 아래 어벤져스 멤버 한 사람 한 사람이 걸어온 삶의 궤적과 추구하는 목적이 표면화된다. 이는 캐릭터 간의 인물관계를 한층 복합적으로 담아낸 어벤져스 시리즈만의 견고하고 폭넓은 세계관과 아이덴티티를 확고히 다지는 인상적인 결과로 나타났다.

원작과 비교해 가장 달라진 건 스스로 진화해 세상에 태어난 울트론의 모습이다. 오로지 파괴만 일삼던 코믹스의 단조로운 울트론이 아닌, 영화 속 울트론은 인간을 능가할 만큼 복합적인 존재로 거듭났다. 위험하고 불안정한 세계관을 지닌 그는 세상 모든 갈등의 원인을 인류라고 생각해 인류를 멸망시키려고 한다. 어벤져스 멤버들이 긴장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확장된 스토리만큼이나 액션의 스케일과 볼거리도 이에 비례해 커졌다. 글로벌 시장을 겨냥해 전 세계 23개 지역을 촬영지로 삼은 건 그 점에서 주효했다. 이번에는 서울 도심을 배경으로 한 액션 시퀀스가 10분 남짓 화려하게 펼쳐진다. 한층 업그레이된 볼거리와 이야기로 무장한 만큼 141분의 러닝타임이 지루하게 느껴지지는 않을 듯하다.(장르:액션 등급:12세 이상 관람가)

윤용섭기자 yys@yeongnam.com

★ 땡큐 대디
아빠와 뇌성마비 아들의 철인3종경기 도전 ‘감동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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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불가능하다고 여겼던 일을 해냈을 때 감동의 깊이는 배가된다. 물론 허구가 아닌 실화가 바탕이 된다면 말이다. 팀 호이트 부자의 실화에서 모티브를 얻은 ‘땡큐, 대디’는 그 요건들을 장착한 채 출발한다.

뇌성마비로 휠체어 신세를 지고 있는 줄리안(파비앙 에로). 비록 몸은 불편하지만 언제나 도전을 꿈꾸는 18세 청년이다. 하지만 아빠 폴(자크 검블린)은 그런 줄리안과 거리를 두려 하고, 엄마(알렉산드라 라미) 역시 남편을 “집을 떠나야 살 수 있는 사람”으로 치부해 버린다. 소원했던 이 가족이 변화를 맞는다. 3년간 스키장 공사 일을 하며 가족과 떨어져 지내온 폴이 해고를 당해 집으로 돌아오게 되면서다.

팀 호이트 父子실화 바탕으로 제작
완주하고 말겠다는 두 남자의 열정
사람들의 마음 움직이고 변화시켜

폴이 철인 3종 경기 선수였다는 걸 우연히 알게 된 줄리안은 아빠와 함께 경기에 출전하기를 원한다. 하지만 육체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말하는 아빠와 엄마의 강한 반대에 직면하게 되고, 철인 3종 경기 위원회마저 장애인이라는 이유로 그의 출전을 불허한다. 꿈을 포기할 수 없었던 줄리안은 철인 경기 위원회를 직접 찾아가 일반인 철인 3종 경기에 출전할 수 있는 기회를 얻는다. 결국 그의 강한 의지에 아빠는 물론 모든 이들의 마음이 움직이기 시작한다.

‘땡큐, 대디’는 아들의 꿈을 위해 불가능한 도전에 나선 아버지의 이야기다. 트라이애슬론에서도 가장 거리가 긴 ‘철인 코스’는 수영 3.8㎞, 자전거 180㎞, 마라톤 42㎞를 16시간 안에 마쳐야 한다. 폴 부자는 바로 이 코스를 목표로 삼았다. 혼자서도 감당하기 힘든 고난도인 터라 몸도 제대로 가눌 수 없는 아들까지 동반해 이를 완주한다는 건 사실 불가능에 가깝다. 하지만 ‘땡큐, 대디’의 영감을 제공한 팀(team) 호이트 부자는 이를 현실로 만들었다.

팀 호이트는 전신마비 장애 아들과 함께 38년간 철인 3종 경기 6회, 단축 철인 3종 경기 206회를 완주하고, 달리기와 자전거로 6천㎞ 미 대륙을 횡단한 딕 호이트와 아들 릭 호이트 부자가 이룬 팀을 말한다. 영화는 오랜 시간 기적의 순간을 만들어왔던 부자 이야기에 착안해 이를 드라마틱한 감동의 스포츠로 담아낸다.

“달리고 싶다”는 줄리안의 강한 의지는 이 영화의 동력이다. 그의 의지는 모든 이들의 마음을 움직이고 변화시킨다. 소원했던 아빠와 엄마의 관계회복은 물론 “나가봤자 웃음거리만 될 게 뻔하다”는 아빠의 선입견을 불식시킬 만큼 모든 사람들로부터의 격려와 응원의 메시지는 이들 부자에게 용기와 힘이 된다.

다큐멘터리 감독 출신답게 닐스 타베니어는 물리적 한계를 딛고 꿈을 향해 도전하는 부자의 모든 순간을 담담히 포착한다. 이런 소재의 영화들에서 예측가능한 드라마적 과잉을 배제한 채 서로에게 가장 좋은 친구이자 동료로서의 모습에 주목해 부자의 끈끈한 가족애를 보여준 건 이 영화의 미덕이다. 아들에 대한 사랑으로 극한의 고통을 뛰어넘으려는 아버지와 그런 그에게 힘을 북돋워주는 아들의 꿋꿋한 의지가 유기적으로 맞물려 드라마적 재미와 감동을 견인한다.

폴과 줄리안이 핸디캡을 안고 경기에 참가한 만큼 초점은 선수들과의 경쟁이 아닌, 반드시 완주하고야 말겠다는 두 남자의 의지와 열정에 맞춰져 있기 때문이다. 힘들고 지쳐 쓰러지는 순간에도 그들의 고통보다 이를 의연히 버텨내는 두 사람의 모습은 ‘할 수 있다’는 팀 호이트 부자의 끈기와 열정의 메시지이기도 하다. 포기하지 않으려는 의지만 있다면 기적의 순간은 누구에게나 찾아올 수 있음을 진실되게 보여준 영화다.(장르:드라마 등급:전체 관람가)

윤용섭기자 yys@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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