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영남일보 인성교육 수기 입상작 소개] (1) 권중기씨의 밥상머리교육

  • 백경열,이현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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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5-04-27 07:57  |  수정 2015-04-27 09:35  |  발행일 2015-04-27 제18면
도서관가기·체험학습·음악회…손녀와 늘 소통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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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인성교육 공모전 우수사례로 선정된 권중기씨가 손녀와 함께 정원에 있는 꽃에 물을 주고 있다. 이현덕기자 lhd@yeongnam.com

영남일보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인성교육 수기를 공모하고자 합니다. 시기는 오는 9월쯤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밥상머리 교육의 중요성을 알고 생활 속에서 실천하고 있는 우리네 가정을 앞으로도 적극 소개하겠습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지난해 수기 공모전에서 입상한 사례를 앞으로 6주간 소개하겠습니다.

가족과 같이 있는 자리가 ‘밥상머리’
수시로 대화하며 올바른 습관 길러줘
칭찬 아끼지 않아야 인성함양 효과
혼자 아닌 더불어 사는 삶 가르쳐야

권중기씨는 현재 초등학교 5학년인 손녀와 함께 살고 있습니다. 요즘말로 ‘1·3세대 가정’인 셈입니다. 권중기씨는 어릴 때부터 몸소 겪은 예절의 중요성을 손녀에게 고스란히 알려주고 있습니다. 거기다 40여년의 교직생활을 통해 얻은 경험도 손녀에게 그대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권중기씨 가정의 인성교육 방향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우리 속담에 ‘세 살 버릇이 여든까지 간다’고 했다. 습관의 중요성을 일깨워주는 속담이라고는 하지만, 교육철학이 담긴 말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바른 습관이나 버릇은 인격 형성에도 크게 연관있기 때문에 어릴 때부터 지속적으로 가정이나 학교에서 바른 습관을 갖게 하는 교육은 매우 바람직하다.

첫째, 인성교육은 인간의 바탕을 만든다.

손녀가 부모와 떨어져 지내야 했기 때문에 정서적인 결핍을 메우기 위해서 아내와 함께 노력해 왔다. 예를 들어 여름에는 꼭 수영장을 찾고, 일년에 한두 번쯤은 펜션을 빌리거나 텐트를 쳐서 야영을 했다. 실내빙상장도 가끔 찾고, 여행도 자주한다. 물리적인 환경을 제공하는 것도 좋지만 아이에게 거리낌없이 소통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 주는 것과 칭찬을 아끼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 바른 인성 함양에 매우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행동의 과정이나 결과가 좋지 않더라도 크게 나무라지 않는다. 만약 잘못이 있다면 바르게 갈 수 있도록 일러주고 도와주고 함께 해결하는 게 좋다.

둘째, 함께 더불어 살아가는 습관을 길러주고 있다.

손녀가 다니는 학교 인근에서 교통안전을 위한 봉사활동을 한 적이 있다. 처음에는 체면 때문에 결정을 내리기 힘들었지만 아이들의 등교하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보람을 느꼈다. 횡단보도를 지나면서 인사하는 아이들이 부쩍 늘자 보람은 더욱 커졌다. 아이들의 인사를 받으면서 봉사의 가치와 동행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었다. 함께 더불어 살아가는 데 필요한 질서는 나의 안전을 지켜주기도 하지만 상대방에 대한 배려이고 공동체를 지키기 위한 예절이기도 하다. 손녀에게도 이 점을 강조하고 가르치고 있다.

셋째, 함께 공부한다.

손녀가 초등학교에 입학하기 전부터 손녀를 데리고 현장체험학습을 많이 다녔다. 흙을 만지고 풀의 생김새를 비교 관찰하면서 단풍잎을 주워 모으기도 했다. 사육장을 찾아 동물에게 먹이를 주거나 박물관을 들르고 아동극을 함께 보기도 했다. 직접 피아노도 가르치고 음악회도 여러번 갔다. 도서관에 들러 함께 책을 읽기도 한다. 집에 와서는 독서록도 빠뜨리지 않고 쓰게 한다. 그 점이 좋았는지 교내외 글짓기 대회에서 입상한 적도 많아 흐뭇하다. 현재 아이는 학교에서 실시하는 방과후교육 활동 말고는 사교육을 전혀 받지 않는다. 대신 내가 손녀의 ‘자기주도적 학습’을 돕는 데 적극 나서고 있다. 아직까지는 결과가 좋은 것 같다. 학습결과가 좋으면 손녀에게 칭찬하고 보상해준다. 좋은 결과에는 반드시 보상이 따른다는 것을 일러주고 있다.

밥상머리교육은 지시나 설명으로는 성과를 기대하기 힘들다. 그리고 결코 ‘밥상’에서만 이뤄지는 것은 아니다. 가족이 함께하는 자리라면 장소나 시기가 따로 없다. 요즘 들어 자녀와 마주하기가 쉽지 않아 밥상머리교육이 어렵다. 그러나 포기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마음만 먹으면 자녀와 함께할 수 있는 길은 많다. 언제 어디서나, 수시로 대화하면서 기본 생활습관과 예절을 가르쳐 민주시민의 자세를 갖추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그런 노력이 뒤따라야지만 바른 인성을 가진 사회 구성원으로 길러낼 수 있을 것이다.

백경열기자 bky@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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