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날 ‘요괴워치’가 뭐길래… 불황에도 高價 장난감 매출 급증

  • 서정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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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5-05-04 07:16  |  수정 2015-05-04 07:16  |  발행일 2015-05-04 제8면
가격 10만원 육박해도 품절
50만원대 ‘탑승완구’도 인기
‘가정의 달’어린이용품 매출
전년比 170% ↑ 가파른 상승
어린이날 ‘요괴워치’가 뭐길래… 불황에도 高價 장난감 매출 급증
최근 어린이들에게 크게 인기를 끌고 있는 요괴워치.

7세 아들을 둔 박모씨(39)는 어린이날을 나흘 앞두고서야 겨우 한숨을 돌렸다. 최근 어린이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장난감인 ‘요괴워치’를 사주겠다는 아들과의 약속을 지켰기 때문이다.

약속을 할 때까지만 해도 박씨는 ‘요괴워치’가 고가인 데다 구하기도 쉽지 않다는 점을 전혀 몰랐다. 몇 차례 장난감 매장에서 허탕을 친 그는 그제서야 요괴워치에 대한 정보를 파악하기 시작했다. 대형 장난감 매장에 전화를 걸어 요괴워치가 매장에 들어오는 날을 파악했던 것. 그는 지난 1일 마트가 문을 열기 1시간 전부터 줄을 서 요괴워치를 구할 수 있었다.

박씨는 “생활이 빠듯해도 어린이날까지 아이가 원하는 선물을 안 사줄 순 없었다”며 “이미 같은 반 아이들이 요괴워치를 다 가지고 있어, 그동안 아이가 소외감을 느꼈다”고 털어놨다.

고가의 장난감과 유아용품이 불경기에도 전년 대비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3일 대구시 동구 토이저러스 율하점에 따르면 지난 1일부터 사흘간 장난감 매출은 1억9천만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70% 증가했다. 통상적으로 어린이날에 매출이 집중되는 점을 감안하면, 지난해 어린이날 행사기간(5월1~6일) 총 매출(4억8천만원)을 뛰어넘을 것으로 매장 측은 파악하고 있다.

요괴워치와 같은 일부 인기 장난감은 이미 품절됐다. 가격이 10만원에 육박하지만 없어서 못팔 정도다.

이 같은 매출 신장에 토이저러스 측도 놀라는 분위기다.

신종현 토이저러스 매니저는 “행사가 끝나봐야 정확한 매출을 알 수 있지만, 작년 매출을 뛰어넘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특히 올해는 어린이날 행사기간이 작년에 비해 짧은 점을 감안하면 놀랍다”고 말했다.

대형유통업체도 대부분 판매 증가세를 보였다. 특히 고가의 유아용품 매출 신장이 두드러졌다.

현대백화점 대구점의 장난감 품목 중 고가에 속하는 ‘탑승 완구’도 전년대비 11.2% 증가했다. 탑승 완구의 평균가는 50만원대에 달한다.

특히 아동가구의 경우, 주요 브랜드가 대부분 매출이 감소한 것과 달리 ‘컴프프로’의 최고가 만능책상(218만원)은 단일 품목 중 가장 많이 판매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일각에서는 과시용으로 고가의 상품을 소비하는 어른들의 잘못된 형태를 아이들에게까지 전가한다는 지적이다.

현대백화점 아동유아팀 관계자는 “고가 용품의 매출 신장은 자녀가 한명밖에 없는 맞벌이 가정이 증가하면서, 다른 아이들과 차별화를 표현하고 싶은 욕구가 늘어났기 때문이 아니겠냐”고 분석했다.

서정혁기자 seo1900@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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