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문’ 동대구路 너무 어둡다

  • 노진실,황인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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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5-05-20 07:24  |  수정 2015-05-20 09:54  |  발행일 2015-05-20 제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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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의 관문인 동대구역과 동대구로 일대의 야간 경관이 너무 어두워 지역을 찾는 외지인에게 부정적 도시 이미지를 심어줄 우려가 크다. 18일 밤 동대구로의 전경. 황인무기자 him7942@yeongnam.com


무성한 가로수에 불빛 가려
가로등 제 기능 하지 못해
환승센터공사 겹쳐 더 캄캄
관광객에 부정적 인상 우려
야간경관 개선 요구 목소리

직장인 이모씨(38·서울시 서초구)는 이달 초 출장을 위해 밤 늦게 KTX를 타고 대구를 찾았다가 당황했다. 대구의 첫 인상이 너무 어둡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이씨는 “동대구역을 나오니 주변이 어두워 겁이 났다. 보이는 불빛이라곤 버스터미널 인근의 모텔과 유흥주점 네온사인뿐이었다”고 말했다.

대구의 관문인 동대구역과 동대구로 주변의 야간 경관이 너무 어둡다는 목소리가 높다. 도시 이미지를 바꾸고, 범죄로부터 안전한 환경을 만들기 위해선 관문 주변부터 야간 경관을 밝게 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최근 김광석 길 등 도심 투어코스를 찾은 외지인들은 대구의 관문이 서울이나 부산 등 다른 대도시에 비해 어둡고 낙후됐다는 인상을 떨치기 어렵다며 잘 정비된 투어코스와 너무 비교된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특히 동대구역에서 MBC네거리로 이어지는 옛 귀빈예식장 쪽 동대구로 구간은 해가 지면 시민들조차 걷기를 기피하는 도로로 전락했다는 것.

지난 16일 대구 도심투어를 온 김영해씨(22·부산)는 “낮에 본 동대구로는 가로수로 인해 운치가 있었지만, 밤에는 너무 어두워 겁이 났다. 동대구역까지 경관을 밝게 하면 대구 이미지도 좋아질 수 있을 것”이라며 아쉬워 했다.

대구시는 다양한 분석을 내놓고 있다. 노후화된 동대구역 일대는 최근 동대구복합환승센터 건립 공사에 들어가면서 야간 경관이 더 나빠졌다는 것. 여기다 대구의 명물인 히말라야시더 가로수도 야간 경관을 저해하는 데 한몫한다.

동대구로의 가로등과 조도는 다른 주요도로와 비슷한 수준이라는 게 대구시설관리공단의 견해다. 19일 대구시설관리공단에 따르면 동대구로에 설치된 가로등 수는 610여개에 이른다. 이 도로의 조도 역시 20룩스가량 된다. 정부의 도심도로 조도 기준(평균 14~22룩스)에 벗어나지 않는다는 것. 달구벌대로 가로등 조도가 20~22룩스인 점을 감안하면 동대구로 조도가 낮은 편은 아니라는 게 대구시설관리공단의 설명이다. 무성한 가로수에 가로등 불빛이 가리면서, 제 조도를 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대구시설관리공단 관계자는 “가로수가 많은 곳은 가로등이나 야간 조명을 해도 나무에 가려 불빛이 약해진다. 무작정 조도를 높이면 가로수 생육에 악영향을 미치게 된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동대구로의 경우, 가로등에 의존하기보다 주변 야간 경관 개선을 통해 전체적인 밝기를 높여야 한다는 주장을 내놓고 있다.

신우화 대구경북연구원 박사는 “환승센터가 들어서면 야간경관이 나아지겠지만, 그때까지 조명사각에 대한 개선은 필요하다. 다만 동대구역 인근에 대한 전체적인 정비가 예정돼 있는 만큼 중복투자와 빛공해 민원을 고려해 조명을 밝힐 방법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구시 도시디자인과 관계자는 “대구는 전체적으로 도시가 어둡다는 지적이 있다. 대구시 ‘야간경관 기본계획’에 동대구로가 포함돼 있는 만큼 장기적으로 야간경관을 개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노진실기자 know@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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