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인물] 프로 골퍼 김유빈

  • 이창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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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5-05-28   |  발행일 2015-05-28 제26면   |  수정 2015-05-28
드라이브 헤드가 깨지고
코리안투어 직행 실패해도
KPGA 우승 꿈은 못 꺾어
[화제의 인물] 프로 골퍼 김유빈

“제게도 영광의 날이 오겠죠.”

올해 24살인 골프 선수 김유빈(칠곡군 왜관읍)의 각오이자 바람이다. 그는 한국프로골프협회(KPGA) 투어 프로이다. 지난해 6월 KPGA 정회원이 됐다. 김유빈의 목표는 당연히 KPGA 투어 우승이다. 투어 프로지만 모든 대회에 출전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시드전을 통과해야 코리안투어 카드를 획득할 수 있다. KPGA 규정상 시드전 60위 이내에 들어야 출전자격이 주어진다.

김유빈은 지난해 11월 시드전 예선을 통과했지만, 본선에서 드라이브 헤드가 깨지는 ‘불운’을 겪으면서 코리안투어에 직행하지 못했다. 그래도 희망을 버리지 않았다. 대기자명단 1순위에 올라 올해 정규 투어에 출전할 것으로 여겼다. 하지만 불운은 계속됐다. 올 초 열린 동부 프로미대회에선 대기자 순번에 미치지 못해 출전할 수 없다는 통보를 받았다. 추천 선수들이 참가한 때문이다. 연습라운딩까지 마친 김유빈으로선 허탈하기 짝이 없었다.

“투어 진출 마지막 관문에서 드라이브 헤드가 깨지면서 더 이상 공을 칠 수가 없었죠. 정말 더 치고 싶었는데….” 수화기 너머 들리는 그의 목소리에 힘이 하나도 없었다. 김유빈의 골프채는 그가 중3 때인 9년 전 아버지 김형록씨가 사준 것이다.

김유빈은 포항동부초등 4학년 때 처음 골프채를 잡았다. 포항대도중을 졸업한 그는 김천고로 스카웃돼 장래 최경주 같은 프로골퍼를 꿈꿨다. 중3 때 첫 출전한 대구시장배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그는 고3 때 춘계학생 전국골프대회에서 경북 대표로 나가 정상에 올랐다. 대구대에 입학해서도 훈련과 대회 출전을 게을리하지 않았다. 그 결과 그는 2013년 6월 세미프로를 따낸 후 1년 만에 KPGA 정식 멤버 자리까지 꿰찼다.

그는 근성과 실력으로 버텼다. 포항 죽도시장에서 생선을 팔며 생계를 이어온 부모님께 조금이라도 힘이 되겠다며 시작한 골프이다. 그에게 골프는 미래이자 희망이다. 그의 성실함과 잠재력을 알아본 한진화학에서 지난해 10월 스폰서계약까지 해 큰 힘이 됐다.

김유빈은 “당장 군복무를 남겨둔 상황에서 KPGA대회에 출전해 입상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며 “그동안 뒷바라지를 해주신 부모님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도록 후회 없는 경기를 펼치겠다”고 말했다.

이창남기자 argus61@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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