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정헌의 시네마 라운지] 스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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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5-06-19   |  발행일 2015-06-19 제42면   |  수정 2015-06-19
부다페스트 지하 40㎞ 석회동굴 미로 신 등
액션을 코미디의 밑밥으로 절묘하게 활용
[윤정헌의 시네마 라운지] 스파이

‘스파이 코믹 액션’이란 복합장르에다 주인공은 여류 첩보원이다. ‘내 여자 친구의 결혼식’을 연출한 폴 페이그 감독의 신작 ‘스파이’는 정말 가지 가지 다 하는 별종 액션 코미디물이다.

요원의 동태를 모니터하던 CIA 내근 여성요원이 남성요원도 불감당인 특급미션을 수행하기 위해 대타로 나선다는 억지 설정으로 출발하는 영화는 할리우드 코미디가 다 그러하듯 적당히 바보가 되어야만 즐길 수 있는 오락물이다. 그러나 유재석이나 박명수가 ‘무한도전’에서 스파이 역할을 하며 시청자에게 적당히 봉사하는 예능 프로그램과는 차별될 만큼의 재미와 긴장감은 충분히 선사한다.

CIA의 출중한 남성 요원 브래들리 파인(주드 로)이 임무수행 중 낙마하자 수뇌부는 그의 내근 파트너였던 여성 요원 수잔 쿠퍼(멜리사 매카시)를 현장에 특파한다. 핵무기 밀거래를 추진하는 마피아의 레이더망에 내근 요원인 수잔의 존재는 아직 포착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박쥐가 날아다니는 모니터링 사무실에서 전자 오락하듯 절체절명의 첩보공간을 즐겨온 뚱보 여성이 못내 못 미더운 자칭 최고의 요원 릭 포드(제이슨 스타뎀)가 독자적으로 개입함으로써 수잔의 작전은 더욱 꼬이게 된다.

스파이 무비의 긴장감과 코미디 영화의 웃음을 버무려 관객의 오감을 자극하기 위해 영화는 갖가지 재료를 동원해 무진 애를 쓴다. 그 노력이 가상할 정도다.

지하 40㎞ 부다페스트의 석회동굴에서 촬영된 가공할 미로 액션 신과 헬리콥터에 매달려 묘기를 펼치는 스턴트 액션, 거대하면서도 포복절도할 위트가 넘치는 비행기 액션, 그리고 멜리사 매카시의 슬랩스틱 육감과 주변 소품이 절묘히 어우러진 주방 액션에 이르기까지 영화는 화려한 액션을 코미디의 밑밥으로 절묘히 활용한다. 하지만 악당이라기엔 너무나 천연덕스럽고, 민완 첩보원이라기엔 너무나 허당스러운 캐릭터에 친근감은 생길지 몰라도 리얼리티는 ‘꽝’이다.

경일대 사진영상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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