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명시장 살려내라” 상인들 격앙…權시장 “시민들 다시 찾게 할 것”

  • 서정혁,손동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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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5-06-23 07:26  |  수정 2015-06-23 07:26  |  발행일 2015-06-23 제2면
메르스 확진자 방문 이유 가게명 공개
“보상 막막” “아이가 학교서 왕따” 눈물
대구시, 정부에 지원요청 등 대책 마련
“대명시장 살려내라” 상인들 격앙…權시장 “시민들 다시 찾게 할 것”
22일 오후 메르스 발생지역 현장방문에 나선 권영진 대구시장이 경기가 크게 침체된 대구시 남구 대명시장에서 시청 공무원과 함께 과일을 구매하고 있다. 손동욱기자 dingdong@yeongnam.com

대구 첫 메르스 확진자 A씨(52)의 동선에 포함됐다는 이유로 가게명이 공개된 남구 대명동 일대 상인들이 망연자실하고 있다. 대구시는 불의의 일격을 당한 이들의 피해 보상을 위한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장고를 거듭하고 있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22일 오후 4시 A씨가 다녀갔다는 이유만으로 영업에 막대한 타격을 입고 있는 대명시장을 찾았다. 피해 대책 수립 마련을 위한 전단계로 민심 탐방에 나선 것. 권 시장은 시장 주변 상가와 대명시장 내 점포들을 일일이 돌아봤다.

상점 주인들은 저마다 “죽어가는 대명시장을 살려내라”며 격앙돼 있었다. 권 시장은 “이젠 괜찮아질 것이다. 대명시장의 안전함을 입증하기 위해 직접 방문했다”며 성난 상인을 다독였다. 이날 권 시장과 동행한 시청 직원들은 일일 장보기 행사를 진행했다.

이어 열린 상인회 대표와의 간담회는 성토장을 방불케 했다.

한 상인은 “A씨의 동선을 실명으로 공개한 것은 시민의 안전을 위한 것이라는 점에서 공감한다. 하지만 이 때문에 대명시장은 손님이 찾지 않는 죽은 시장이 됐다”며 고충을 토로했다.

또 다른 상인은 “자식이 아빠가 대명시장에서 일한다는 것만으로도 왕따를 당한다. 어른은 차치해도 아무것도 모르는 아이들이 피해를 봐 너무 걱정된다”며 호소했다.

이에 권 시장은 “A씨는 잠복기때 시장을 방문했다. 잠복기에는 증상이 나타나지 않아 타인에게 바이러스가 전파가 되지 않는다”며 “이젠 분위기를 확 바꿀 때가 됐다”고 했다. 이날 권 시장과 임병헌 남구청장은 조만간 대명시장 장보기 캠페인을 대대적으로 진행하겠다고 약속했다.

권 시장은 대명시장을 둘러본 후 실명이 거론된 식당에서 직원과 저녁 식사를 하기로 했지만 가는 곳마다 폐업돼 발길을 돌려야 했다.

실제 기자가 이날 만나 본 A씨 동선 속의 한 식당 업주는 “하루 매출이 최대 100만원이었는데 이달 28일까지 영업을 못하게 됐다”며 한탄했다. 현재 외출 제한 대상자인 이 업주는 “메르스 사태가 진정돼도 손님이 찾아오지 않을까봐 걱정이 돼 잠도 안온다. 이런 피해는 도대체 어디서 보상을 받아야 하느냐”며 눈물을 글썽였다.

이에 대구시 관계자는 “불가피하게 실명을 공개했지만 그 피해를 모른 채 할 수 없다”면서 “현행 관련법상에서는 지원 방안이 마땅치 않지만 최대한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대구시는 정부에 메르스 사태와 관련해 피해를 입은 상인의 손실을 직접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해달라고 요청했다. 국민안전처는 현재 긍정적으로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서정혁기자 seo1900@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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