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문철 라온언어심리클리닉 원장이 역할놀이를 통해 5세 남자아이가 상황에 맞는 적절한 말을 사용하는지 살펴보고 있다. |
대구 북구 침산동에는 사는 A씨(여·24)는 언어심리클리닉을 찾는 것이 가장 기분 좋은 일 중 하나다. 필리핀에서 한국으로 시집온 그녀는 여섯 살 난 아들이 있다. 지금은 또래 아이들처럼 말을 잘하지만, 3년 전만 해도 이런 모습은 상상도 하기 힘든 일이었다. 남편은 일이 많아 늦게 퇴근하는 날이 많았고, 자신의 한국말이 서툴다 보니 아이가 제대로 된 의사표현을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조심스럽게 언어치료실 문을 두드렸고, 지금의 기쁨을 맛보게 된 것.
A씨는 “다문화가정 아이의 경우 특수한 환경 때문에 더욱더 복합적인 여러 문제들을 야기할 수 있는데 언어심리클리닉에서 언어치료는 물론 인지행동과 미술치료, 그리고 사회성 치료 등을 통해 많이 좋아졌다”며 기뻐했다.
A씨가 이런 행복을 누릴 수 있게 도와준 사람은 대구 북구 침산동 라온언어 심리클리닉 최문철 원장(44)이다. 경제학을 전공한 최 원장은 아버지가 후천적 문제로 청각장애를 얻게 되면서 언어치료와 청각장애치료에 관심을 가지게 됐고, 대학원에서 더 많은 공부와 연구를 하고 있다. 김천시 장애인 복지관에서 청각장애 아동을 대상으로 듣기, 말하기 훈련을 꾸준히 한 결과로 좋은 성과가 있었다.
현재 이곳을 찾는 장애아동은 다양하다. 가장 고무적인 것은 예전에는 장애아동을 둔 부모들이 숨기려고만 했지만, 최근 들어 이런 것을 오히려 드러내 자발적으로 치료실을 찾는 경우가 점차 많아지고 있다는 것.
최 원장은 “사회적 편견으로 치료시기를 놓치고 오는 경우가 안타깝다”며 “많은 부모들이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질 거라는 생각으로 방치하지 말고, 치료실에서 상담받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글·사진=채임이 시민기자 chaeime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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