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욱의 낚시시대] 동해 대구 라이트 지깅

  • 인터넷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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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5-06-26   |  발행일 2015-06-26 제39면   |  수정 2015-06-26
대구지깅은 중장비 심해낚시?…대진항 앞바다 배로 10분 거리에 멋진 포인트
수심도 50m 정도서 미터급도
오전 낚시만으로도
열댓마리 올린 경험
동해·삼척 포인트는 개발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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랜딩도 라이트하다. 박경실 사장이 한 손으로 낚싯대를 세워들고 다른 한 손으로 뜰채질을 한다. 흡사 배스 보팅을 보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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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해 대진항에서 출항한 배는 10분 후 첫 포인트에 닿았다. 꾼들이 채비를 하고 있다. 가벼운 참돔 전용 러버지깅대와 100g 전후 메탈지그면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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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지깅을 하다보면 가끔 이렇게 뜻하지 않은 행운도 찾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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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15일경 같은 포인트에서 낚인 미터급 대구를 들어 보이는 이종호씨. 계측 결과 110㎝.




강릉, 삼척, 동해, 울진 등에서 출항하는 대구지깅은 기본적으로 100m 이상 수심을 노리는 ‘심해낚시’다. 그러다 보니 장비와 채비가 투박하고 무겁다. 중대형 장구통 릴로도 버거워 지금은 거의 전동릴이 대세로 자리 잡은 장르다. 그런데 이런 대구지깅에 ‘라이트(가벼운)’라는 형용사가 붙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멀리 안 나가도 대구가 마릿수로 낚이는 포인트가 있어요. 수심도 한 50m 정도밖에는 안 됩니다.”

강원도 동해시에 사는 홍기현씨(다이와 은어 필드 스태프)에게 이 말을 들은 지는 꽤 됐다. 가벼운 마음으로 나가서 오전 반나절 낚시만 하면 충분한 마릿수를 챙길 수 있다고 했다. “한번 놀러갈게요” 해놓고는 이런저런 일정에 쫓겨 잊고 있었다. 그러다가 얼마 전 한 낚시업체의 창립 기념행사 때 홍씨를 서울에서 다시 만났다. 그리고 그 이튿날 새벽, 그와 함께 나는 동해시 대진항에서 지깅보트에 올랐다.

◆ 반나절 짬낚시로 열댓 마리는 기본

삼척에서 낚시점을 개업한 지 보름이 채 되지 않은 박경실 사장이 가져온 보트였다. 여기에 홍씨와 박 사장, 현지꾼 김재덕씨 그리고 나, 이렇게 4명이 자리를 잡았다. 오전 7시 대진항을 빠져나간 보트는 10분이 채 되지 않아 첫 포인트에 멈췄다. 어탐기에 표시된 수심은 45m.

세 명의 꾼들이 꺼낸 장비는, 대구지깅을 하기에는 그야말로 ‘라이트’했다. 참돔 러버지깅 전용대에 베이트릴, 그리고 100g 전후의 메탈지그와 러버지그가 전부였다.

“1주일 전에는 미터급도 나왔어요.”

“평균 씨알은 60~70㎝ 정도지만 마릿수가 좋습니다. 오전 낚시만으로도 열댓 마리는 올리거든요.”

박 사장과 홍씨가 최근 이 일대 대구지깅 조황을 열거한다. 그러나 이 날은 낚시를 시작한 지 1시간이 지나도록 잠잠하다. 간간이 횟대가 올라올 뿐. 내가 “여기서 대구 말고는 무엇이 낚이느냐”고 물었을 때 돌아온 홍씨의 대답도 간단했다.

“횟대요. 대구 아니면 횟댑니다.”

실제로 마음먹고 횟대만 낚으려 들면 금방이라도 40~50ℓ짜리 아이스박스 하나는 가득 채울 것 같았다. 그만큼 횟대 입질이 잦았다.

첫 대구는 서너 번 포인트를 이동한 후에야 올라왔다. 포인트 이동이라 해 봐야 거기서 거기였다. 대진항 앞에서 북쪽 옥계 앞으로 잠깐 올라가거나 묵호항 쪽으로 내려가는 게 전부였다. 포인트 수심 역시 대부분 50m 안팎이었고, 깊어봐야 80m를 넘지 않았다.

오전 8시10분쯤, 노란색 130g짜리 메탈지그에 꼴뚜기 루어와 어시스트훅을 단 채비로 박 사장이 첫 대구를 올렸다. 60㎝ 정도 되는 씨알. 기대했던 대형급은 아니었지만 일단 대구 입질을 확인한 순간이었다. 그리고 1시간 후 홍씨가 같은 색깔의 메탈지그로 비슷한 씨알의 대구를 올렸다. 철수 직전 김씨가 어시장에서 볼 만한 씨알의 대구 한 마리를 더 보태긴 했으나 의미 있는 조과는 아니었다.

◆ 삼척 동해 앞 바다는 ‘짬돌’ 천지

어찌 보면 약간은 허탈한 상황. 미터급 거함이 쏟아지리라고는 애초에 생각하지 않았지만, 입질 빈도가 이렇게 떨어지리라는 예상은 아무도 하지 못했다. 미안한 마음이 들었던지 홍씨가 슬쩍 눙을 친다.

“계속 잘 나오다가 카메라만 들이대면 이것들이 입을 싹 닫아요. 허허.”

박 사장에 따르면 동해와 삼척 근해의 대구 포인트는 아직 개발 중이다. 박 사장이 찾고 있는 포인트는 꾼들이 흔히 ‘짬’이라고 부르는 바다 밑 암반과 암반 사이의 틈으로 대표적인 대구 포인트다. 실제로 가장 많이 알려진 후포의 왕돌짬은 어마어마하게 크고 넓어서 미터급을 훌쩍 넘기는 대구가 심심찮게 낚인다. 동해나 삼척 근해 바닥에도 이런 ‘짬’들이 깔린 곳이 제법 많다는 게 박 사장의 설명이다.

배로 10분이면 닿는 대구지깅 포인트. 수심이 비교적 얕아서 가벼운 장비와 채비로도 얼마든지 마릿수 손맛을 볼 수 있는 포인트. 이 정도면 대구지깅은 더 이상 ‘무거운 노가다 낚시’가 아닌 ‘생활낚시’라 부를 만할 것이다. 이번 출조는 그 가능성을 확인한 시간이었다. ▨조황문의 | 삼척 낚시광 033-574-1788, 010-7399-7582


배 위에서만 맛볼수 있는 별미…쫄깃한 육질 대구회

회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도 ‘대구회’라면 생소할 수 있다. 그도 그럴 것이 대구는 회보다 탕이나 볼찜 같은 익힌 음식이 더 일반적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대구는 살이 물러서 뱃전을 떠나면 회로 먹기가 힘들다. 따라서 대구회는 배 위에서만 맛볼 수 있는, 낚시꾼들만의 특권인 셈이다. 무엇보다 갓 낚아 올린 대구회는 다른 바닷고기 회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쫄깃한 육질이 특징이다. 대구 회 뜨는 방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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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아가미 아래부터 꼬리 쪽으로 칼을 넣어 포를 떠낸다.

2) 흘러나온 내장과 간 등을 뱃살과 분리한다. 내장과 간은 나중에 대가리와 함께 맑은 탕을 끓여낸다.

3) 반대쪽에도 처음과 마찬가지로 아가미 아래 쪽으로 칼을 넣어 포를 떠낸다.

4) 떠낸 포의 뱃살과 등살을 구분해 반으로 가른다.

5) 뱃살과 등살의 껍질 쪽으로 칼을 비스듬히 넣어 밀어내듯 껍질을 벗겨낸다.

6) 깨끗하게 떠낸 뱃살과 등살을 키친타월로 감싸 물기를 빼낸다.

7) 물기를 빼낸 대구의 등살과 뱃살포를 알맞은 크기로 썬다. 등살은 도마와 수직으로, 뱃살은 비스듬히 썬다.

8) 깨끗한 접시에 갓 썰어낸 대구회를 담아낸다. 70㎝급 한 마리면 이렇게 세 접시 분량의 회가 나온다.

월간낚시21 기자·블로그 penandpower.blog.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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