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란의 메가트렌드 읽기 .26] 인류의 새 위협, 감염병

  • 이영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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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5-06-30   |  발행일 2015-06-30 제29면   |  수정 2015-07-10
‘세균·바이러스와의 전쟁’ 시대…공기정화기·체온측정 앱 필수품
20150630
영국 보건당국이 전자현미경으로 촬영한 메르스 코로나바이러스. 연합뉴스

지난 40년간 전염병 39종 발견
年 평균 1천700만명 목숨 잃어

“15년 뒤 지구촌 2시간대 연결
신종 발생땐 전세계 동시 위험”
WHO 정보·정책 공유 등 통해
일사불란한 전략적 대처 가능

최근 한국사회를 패닉으로 몰아간 메르스 코로나바이러스는 2013년 4월 UAE를 거쳐 프랑스로 온 한 여행자에게서 처음으로 발견되었다고 한다. 2012년에 사우디아라비아 등에서 나타났는데 신종 전염병인 것을 감지하지 못했다가 이때 알게 된 것이다. 이에 따라 그해 5월 국제바이러스 분류 위원회(ICTV)에서는 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를 메르스 코로나바이러스(MERS-CoV)라 명명했으며, 세계보건기구(WHO)는 감염의 위험을 지구촌에 알렸다.

사실 메르스는 WHO가 “의료진, 환자를 간호하는 사람”의 감염이 가장 위험하다고 명시하고 있다. 그런데 우리는 2012년에 발생한 이 메르스에 대해 너무 몰랐던 것이다. 의료진이 감염이 된다는 사실을 크게 간과한 잘못이 있다. 보건당국 초기 대응도 아쉽지만, 의료진이 자신들의 능력을 과신한 듯 보인다는 외국인들의 비판이 있다.

메르스 사태에서 보듯이 인간의 수명은 나날이 길어지지만, 인류의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는 아직도 많은 과제가 남아 있고, 다가올 미지의 위협 또한 심각하다.

‘미리 가본 2019년-유엔미래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40년간 39종의 새로운 전염병이 발견되었으며, 전염병으로 인해 한 해 약 1천700만명이 사망하였다. 특히 앞으로 새로운 신종 바이러스, 신종 인플루엔자 등은 더욱더 새로운 전염병으로 기승을 부릴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 새로운 인류에 대한 도전 때문에 지구촌 의학계는 다양한 예방법 개발에 신경을 쓰고, 정부는 신종 전염병 예방에 엄청난 예산을 투입하고 있다. 하지만 병이 발발한 후에나 백신이 개발되는 등 질병을 예방하는 데에 아직 인류는 미흡한 점이 많다. 한국에서 기승을 부리는 각종 전염병은 앞으로 더욱 큰 문제로 다가올 것임이 틀림없다. 환자를 병문안하거나, 환자 가족이나 간병인이 병자를 간호하는 문화가 만연해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미래사회는 2020년만 되어도 여행객 수가 현재의 두 배로 늘고, 2030년 극초음속비행기가 출시를 앞두고 있다. 그것이 현실화되면 세계는 어느 곳이든 2시간대로 연결된다. 이는 신종 전염병이 발생할 경우 지구촌이 동시에 위험에 빠져들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정부나 조직이 이동하는 인구를 과연 막을 수 있을까. 불가능한 일이다. 대안은 전염병이 발발하기 전에 세균과 바이러스를 예방할 수 있는 공기정화 시스템이나 질병 확산을 막는 신종 예방법을 개발하는 것이다. 홍콩에서는 2001년 사스로 인하여 관광객이 급격하게 줄어들 때 정부가 공기정화로 각종 세균과 바이러스를 제거할 수 있는 시스템을 선정하여 정부 건축 시행령 조항에 의무적으로 공기정화 시스템을 설치하도록 조치하였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다중이용시설 실내 공기질 정화법이 시행령으로 된 지 이미 오래지만, 강행령으로 되지 않아 사람들이 많이 모여 있는 다중이용시설에 아무런 대안이 마련되어 있지 않다고 한다.

우리나라도 홍콩처럼 문제가 있을 때 세계적으로 좋은 기술을 가진 아이템을 찾아 적극적으로 대처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 외 다른 나라에서는 어떻게 대응하는지, 다른 대안이 있으면 적극 찾아야 할 것이다.

호주 뉴사우스웨일즈주 보건복지부에서는 이미 1990년에 바이러스를 없애기 위한 실험병원을 지정하여 실내공기를 통한 감염과 바이러스를 비교 측정했다고 한다. 그 결과 공기질 정화 시스템을 이용한 경우 미설치 때보다 세균과 바이러스 수치가 현저하게 떨어지는 것을 알았다고 한다. 최첨단 공기정화 및 악취제거 시스템인 바이오옥시전이 그것이다.

전염병 발생 후 세균이나 바이러스 박멸에 가장 중요한 것은 환자의 조기 발견인데 미래에는 열 감지 드론을 인파가 몰리는 곳에 띄워 체온을 재는 등 드론을 감염 여부를 파악하는 데 사용할 수 있을 것이다. 스마트폰용 열감지 애플리케이션이 나와 누구나 다 자신의 체온을 수시로 잴 수 있게 된다. 글로벌 전염병발생 경고 반응 네트워크를 통해 전염병 발생시 전 세계가 일사불란하게 대응한다. WHO의 글로벌 건강 관찰 프로젝트가 투명한 정보, 긴급한 정책을 만들고 전략적으로 대응할 수 있게 된다.

UN은 올해부터 추진해 나갈 인류의 목표로 지속가능한 개발계획을 확정했다. 여기에는 전염병이 발발할 때는 보안과 치료법을 가장 빠른 속도로 개발하는 데에 지구촌이 함께 노력한다는 내용도 포함되어 있다. 신종 전염병의 백신과 약품을 제때 개발하고 생산하는 세계적 노력이 성과를 낼 수 있도록 다 같이 힘을 모아야 할 때다.

이영란 서울취재본부 부국장 yrlee@yeongnam.com
▨자료제공=유엔미래포럼 한국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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