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요양시설에 배연창 설치땐 화재시 질식사고 막을 공간 생겨”

  • 명민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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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5-07-21 07:36  |  수정 2015-07-21 07:36  |  발행일 2015-07-21 제10면
경북도 전국 최초 연구성과 내놔
정부서 관심 갖고 시범사업 검토

최근 경북도가 노인요양시설 안전강화를 위해 내놓은 연구성과물을 두고 정부가 큰 관심을 보이고 있어, 향후 결과에 귀추가 주목된다. 정부 관계자가 경북도를 직접 찾아와 연구성과 설명을 듣고 노인시설 안전강화 지침 마련을 적극 검토하기로 한 것이다.

20일 경북도 노인효복지과 측에 따르면, 최근 도는 경북행복재단 측에 연구용역을 의뢰해 ‘노인요양시설 화재시 인명피해 최소화 방안’이라는 연구성과물을 발간했다.

이는 지난해 5월 치매노인 21명의 목숨을 앗아간 ‘전남 장성 요양병원 화재사건’을 계기로 노인요양시설의 안전을 강화하자는 취지로 착수했으며, 연구에는 지역 대학교수들이 참여했다.

미국국립표준기술연구소의 화재시뮬레이션(CFAST)을 동원해 연구를 진행한 결과, 노인요양시설에 3㎡ 크기의 상부개폐식 배연창을 설치할 경우 큰 화재가 발생해도 질식사고 안전지대인 ‘세이프티 존(안전지대)’이 생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화재발생 시 천장에서부터 연기층이 가득 차 내려와도 배연창을 통해 연기가 빠져나가 지상 162㎝ 높이까지 맑은 공기가 유지된 안전지대가 생긴다는 것.

이는 공인 인명안전기준(180㎝)보다는 낮지만, 침상환자를 복도로 피난시키거나 상대적으로 왜소한 노인들이 고개를 숙이고 대피하는 데 시간을 벌 수 있어 안전확보에 실질적인 효과가 있다는 분석이다. 이 같은 구체적인 연구결과가 나온 것은 전국적으로 이번이 처음이다.

이 같은 연구성과가 나왔다는 소식을 전해들은 보건복지부 측은 지난 16일 경북도를 방문해 도측 관계자의 상세한 설명을 듣고 궁금한 내용들을 질문하는 등 많은 관심을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보건복지부 요양보험운영과 관계자는 20일 영남일보와의 통화에서 “지자체 차원에서 연구성과를 내놓고 배연창의 필요성에 대해 제기한 것은 경북도가 처음이다. 올 연말부터 ‘노인시설의 배연창 설치의무화 지침’ 마련을 위한 방안을 적극 검토해나갈 예정이다. 이와 더불어 전국 노인시설의 배연창 설치 시범사업도 함께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최우진 경북도 노인시설담당은 “정부로부터 관심을 받고 있지만, 향후 보건복지부 측을 찾아가 다시 한번 설명할 예정이다. 보건복지부 측에 노인시설 안전강화에 대한 필요성을 지속적으로 피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명민준기자 minjun@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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