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알파룸·팬트리·필로티… 아는만큼 ‘집’이 보인다

  • 이창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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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5-07-25   |  발행일 2015-07-25 제12면   |  수정 2015-07-25
■ 아파트 입주예정자들이 알아야 할 설계용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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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금호지구 ‘서한이다음’의 알파룸 (점선 표시 공간). <서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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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한이 지난달 분양한 대구 달서구 ‘수목원 서한 이다음’의 주방 팬트리와 알파룸(점선 표시 공간). <서한 제공>


“우리 아파트는 4~5-Bay를 적용한 판상형 설계로 건설됩니다. 1층 필로티 설계에다 주방 팬트리,알파룸 등 다양한 공간이 제공됩니다.”

지난달 대구에서 분양된 한 아파트 모델하우스에서 홍보 도우미가 마이크를 쥐고 방문객들에게 열심히 아파트 내부설계에 대해 설명했다. 하지만 방문객 상당수는 도우미가 이야기하는 아파트 용어에 대해 알쏭달쏭해 하는 표정을 지었다. 아파트 설계가 진화를 거듭하면서 생소한 용어가 쏟아져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사실상 이런 용어들은 아파트내에서 얼마만큼 여유공간이 있는지, 입주자들이 어떻게 실내를 가치있게 활용할 수 있는지를 판가름하는 것으로, ‘면적=돈’이라고 할 수 있는 아파트를 구입하려는 소비자들은 필수적으로 알아야 한다.



◆덤으로 생긴 공간 알파룸

“정말로 이 집이 우리 집과 같은 평형이 맞나요?”

지난달 가까운 지인과 함께 구경 삼아 대구의 한 지역주택조합 아파트의 주택홍보관을 찾은 주부 김모씨(35)는 이 아파트의 알파룸 설계에 적잖이 부러움을 나타냈다. 가구별로 알파룸을 제공해 요가룸·창고 등 다양한 용도로 사용할 수 있게 했기 때문이다. 알파룸은 발코니 확장이 아닌 순수하게 덤으로 주어진 공간이라고 할 수 있다. 아파트 평면을 설계할 때 자투리로 남은 애매한 공간을 활용가능하게 디자인하고, 이를 방과 방 사이, 거실과 방 사이, 주방과 거실 사이에 배치해 활용도를 높인 공간으로 보면 된다. 알파룸은 대개 작은 방으로 사용할 수 있으며, 용도에 따라 드레스룸·서재·카페 등으로도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다. 알파룸은 최근 아파트 내부설계의 대세로 자리 잡고 있다.

◆다양한 수납가능한 팬트리

팬트리에 대한 주부의 관심도 높다. 팬트리(pantry)는 원래 유럽 등지에서 식료품을 보관하는 작은 방을 말한다. 빵을 저장하는 공간을 뜻하는 프랑스어 ‘panterie’에서 ‘pantry’라는 단어가 유래됐다. 냉장고가 발명되기 전 식재료를 오랫동안 보관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다. 최근 공급되는 아파트의 팬트리는 식료품뿐만 아니라 다양한 물건을 수납하는 창고로 활용되기도 한다. 버려지는 공간없이 다양하게 수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팬트리의 존재 이유다. 수요자의 입맛을 읽은 각 건설사의 팬트리 설계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Bay, 기둥과 기둥 사이 공간

베이(Bay)란 전면 발코니를 기준으로 기둥과 기둥 사이의 공간을 말한다. 예를 들면 ‘3-Bay’란 거실과 방 2개가 발코니를 통해 외부로 배치되는 구조이며, ‘4-Bay’는 방 3개와 거실이 전면에 노출되는 구조를 일컫는다. 즉, 전면 발코니와 접해 있는 방이나 거실의 개수에 따라 2-Bay·3-Bay·4-Bay·5-Bay 등으로 부른다.

과거엔 안방과 거실이 남향으로 배치된 2-Bay가 일반적이었으나 건축 설계기술의 발달로 2000년대 후반부턴 전용면적 60㎡ 미만에서도 3-Bay가 적용되기 시작했다. 최근엔 전용면적 85㎡ 미만에도 4-Bay·5-Bay구조가 적용되는 등 일취월장하고 있다. 베이가 많을수록 일조와 통풍이 우수하다. 햇빛이 잘 들어 집안이 환하고 겨울철 난방비도 절감할 수 있는 장점을 갖고 있다. 하지만 거실과 방이 나란히 일자로 배치돼 다른 공간이 상대적으로 작아질 수 있는 단점이 있다.

◆1층 가구를 위한 필로티

필로티는 저층 가구를 위한 혁신적인 설계다. 이는 아파트 건물 전체 또는 일부를 기둥으로 들어 올려 지상에서 분리시켜 만든 공간이다. 1층 필로티를 적용할 경우 기존 아파트 1층이 2~3층 높이에 있게 된다. 따라서 1층 입주민들은 위층 가구와 큰 차이없는 조망·일조권 및 사생활 보호를 받을 수 있게 된다. 필로티 공간은 보통 자전거 보관대, 분리 수거장으로 이용돼 왔지만 최근 들어 입주민의 쾌적한 주거생활을 돕기 위한 커뮤니티 시설로 꾸며지고 있는 경우가 늘고 있다.

◆판상형·타워형·혼합형

국내 아파트의 전통적인 형태는 성냥갑 배치인 판상형이다. 외관이 단조로운 등 모양새는 별로이지만 앞·뒤가 트여있어 채광과 통풍이 우수해 난방비 등 에너지 효율이 뛰어나다. Y자형인 타워형 아파트는 주상복합아파트처럼 외관이 세련된 것은 물론 2면 또는 3면 개방형으로 가구별 조망권도 좋은 장점을 갖고 있다. 반면 사생활 침해를 받을 수 있고 통풍·채광 등이 판상형보다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다. 따라서 최근엔 판상형과 타워형을 상호 보완한 혼합형 형태의 아파트가 공급되고 있는 추세다.


애매한 공간 사이에 배치한 알파룸
용도 따라 드레스룸·서재 등 활용

식료품 등 수납창고로 쓰는 팬트리
주부들 관심 높아 설계경쟁도 치열

1층 입주민 조망·사생활 보호 위한
필로티는 커뮤니티 시설로도 꾸며

‘우물천장·맘스오피스·데스크’ 등
건설사들 특화 설계 잇따라 선보여


◆발코니·베란다·테라스

발코니(Balcony)는 아파트 위층에 지붕이 있는 공간으로 거실을 연장하기 위해 밖으로 돌출시켜 만든 곳을 말한다. 1층부터 꼭대기층까지 똑같은 직육면체의 일반 아파트 거실에 붙어 있는 공간은 모두 발코니다. 베란다(Veranda)는 건물 아래층과 위층의 면적 차이로 생긴 곳으로 지붕이 없이 노출된 공간을 일컫는다. 위층 면적이 아래층보다 작으면 아래층의 지붕 위가 위층의 베란다가 되는 셈이다. 2층짜리 단독주택에선 흔히 볼 수 있지만 일반 아파트는 계단식으로 설계되지 않는 한 베란다 공간을 만들 수 없다. 테라스는 실내 바닥 높이보다 20㎝가량 낮은 곳에 전용정원 형태로 만든 공간으로 1층(2층 이상 주택에 마련된 공간은 베란다로 분류)에만 설치 가능하다.

◆우물천장·맘스 오피스

이 밖에 ‘우물천장’(천장의 바닥면이 우물처럼 움푹 들어간 형태), ‘맘스 오피스·맘스 데스크’(주부들을 위한 서재), ‘우드 도어 댐퍼’(문이 세게 닫히지 않도록 하는 시스템) 등도 건설사들이 차별화된 아파트를 선보일 때 내놓는 설계다.

이창호기자 leech@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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