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승훈 교수의 팝에서 배우는 영어, 팝에서 배우는 삶] R.E.M. 의 ‘Everybody Hur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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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5-07-27 07:51  |  수정 2015-07-27 08:41  |  발행일 2015-07-27 제17면
20150727

지난주와 그 전 주, 두 주 동안 믿기지 않게도 두 분이 임종을 하셨습니다. 학교에서 정말 열심히 같이 근무했던 40세의 한 직원 선생님과 이모의 하나밖에 없는 41세 아들, 이렇게 두 분입니다. 저는 일어나 손톱도 깎고 커피도 마시고 늘 그런 뉴스도 보고 내겐 모두가 여전히 평범한 일상인데 그 분들이 없는 공간이 사무치게 저린 많은 분들을 생각하니 마음이 아픕니다. 누구나 힘들고 어려울 때가 있습니다. 그 아픔이 치유되기 쉽지 않겠지만 세상의 많은 아픔을 겪는 분들께 이 노래가 조금이나마 위안이 되면 좋겠습니다.

‘When your day is long/And the night, the night is yours alone/When you’re sure you’ve had enough of this life/Hang on/Don’t let yourself go/’Cause everybody cries/And everybody hurts sometimes/Sometimes everything is wrong.’(낮은 길고/밤은 혼자일 때/삶의 무게를 모두 짊어지고 있는 것 같을 때/삶을 붙잡아요/당신을 놓지 말아요/왜냐하면 누구나 울고/ 누구나 때론 아프니까/때론 모든 것이 잘못되니까.)

살며 힘든 일이 생기면 종종 이 노래가 떠오릅니다. 1992년에 발표된 R.E.M.의 노래 ‘Everybody hurts’(누구나 상처받는 것을)의 뮤직비디오에는 교통체증으로 정체되어 있는 고속도로 위에서 답답해하는 많은 운전자의 얼굴이 교차됩니다. 저마다의 사연을 가지고 저마다의 얼굴로 체념하기도 하고 저마다 다른 생각을 하는 많은 운전자가 있습니다. 고속도로에서 만나는 어쩔 수 없는 정체처럼 삶의 아픔과 상처도 피할 수 없이 찾아옵니다. 밤이면 아무도 곁에 없는 외로움만이 존재하고(and the night, the night is yours alone), 이 삶도 이만하면 ‘이제 되었다’ 할 만큼(you’ve had enough of this life) 버겁게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하지만 세상 누구나 울고(everybody cries) 누구나 아픔을 겪으며(everybody hurts) 세상은 때로 잘못된 길로 나아간다(sometimes everything is wrong)는 실체적 진실은 어쩔 수 없이 위안을 찾아야하는 삶의 미약한 위로(comfort)입니다.

1992년은 제가 유학을 간 첫해였습니다. 눈 덮인 낯선 땅에서 가난한 유학생으로 살아갈 때 우연히 TV에서 흘러나오는 이 노래를 처음 들었습니다. 그리고 누구나 삶의 무게 앞에 아프다는 노랫말이 제게도 작은 위안이 되었습니다. 지금도 이 노래의 피아노 전주를 듣고 있노라면 그 작은 집에서 아등바등하던 그때가 어제의 일처럼 떠오릅니다. 얼마 전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이 노래를 버스 안에서 들었습니다. 즐겁게 약속장소로 나가던 길이었는데 지금 이 순간에도 누군가는 아프고 누군가는 힘들 거라는 생각을 하니 갑자기 숙연해지고 역설적으로 내 작은 행복에 큰 감사를 느꼈습니다. 그래도 삶은 늘 내 곁에서 또 다른 미래를 준비하고 올바른 것들을 베풀어 준다고 생각하면 위안이 됩니다. R.E.M.의 ‘Everybody hurts’는 세상의 상처받고 아파하는 사람들에게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Take comfort in your friends/Everybody hurts/Don’t throw your hand/Oh, no, don’t throw your hand/If you feel like you’re alone/No, no, no, you’re not alone.’(친구들이 위안이 될 거예요/모두가 아프니까/잡은 손을 놓지 말아요/아뇨, 잡은 손을 놓지 말아요/혼자라고 느껴지더라도/아뇨, 아뇨, 절대 당신은 혼자가 아닙니다.)

1997년에 R.E.M.을 그만두고 농부로 돌아간 드러머 빌 베리(Bill Berry)가 대부분을 작사한 이 주옥같은 노래의 주인공 R.E.M.은 누구나 아프다는 사실을 증명이나 하듯 공식해체와 함께 2011년 무대에서 사라졌습니다. 그러나 모든 행복이 사라져도 희망만은 남은 판도라의 상자처럼 그들은 가도 이 노래는 아직도 살아 많은 이에게 삶의 위안과 위로가 되고 있습니다. 때론 삶이 그릇된 방향으로 가고 그 무게를 감당하기 어렵지만 린 혼자가 아니고 그 안에서 우린 또 다른 희망의 삶을 살아갈 것입니다. 두 분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영남대 영어영문학과>



인터넷뉴스팀기자 ynnews@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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