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란의 메가트렌드 읽기 .28] 12월 ‘파리 COP21’에 쏠린 눈

  • 이영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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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5-07-28   |  발행일 2015-07-28 제29면   |  수정 2015-07-28
‘온실가스 감축 법적 구속력’ 역사적 합의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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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파리에 있는 에펠탑이 지난 3월 ‘어스아워(Earth Hour)’에 참여한 전후의 모습. 어스아워는 전 세계 개인, 사업장, 도시, 주요 건물이 지구 온난화에 대한 의식을 고양하기 위해 1시간 동안 소등하는 행사다. AP 연합뉴스

‘뜨거운 지구’로 인한 환경적인 재앙에 대한 우려는 미래 전망 속에 있는 것이 아니라 현재 진행형이다.

영국의 전문지 ‘더 란셋’은 최근 발간한 보고서에서 “불과 6년 전에 가정했던 최악의 시나리오가 모두 현실이 되고 있다”며 “홍수·가뭄·폭염 등 지구 온난화로 인한 이상 기후의 피해가 갈수록 더 심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또 2100년을 기준으로 전 세계에서 극심한 가뭄의 피해를 입는 사람은 10억명, 홍수 피해는 20억명으로 1990년 대비 각각 3배와 4배에 이를 것이란 전망이다.

이처럼 기후변화에 대한 우려가 점증하는 가운데 유엔은 오는 12월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21차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21)에서 각국이 제출한 국가별 온실가스 감축 목표(INDC)를 바탕으로 2020년 선진국과 개발도상국이 모두 참여하는 ‘신기후체제 구상’을 완성할 방침이다. 회의를 앞두고 기후변화 당사국인 200여개국을 온실가스 감축에 나서도록 해 실질적 ‘합의’를 도출해내야 한다는 목소리가 벌써부터 높아지고 있다.


선진-개도국 대립…원론수준 답보
인류 미래 위한 실질적 합의 촉구
교황까지 나서 적극적 역할 주문


대표적인 인물이 프란치스코 교황이다. 교황은 지난 21일 바티칸에서 미국 뉴욕, 콜롬비아 보고타, 스웨덴 스톡홀름 등 세계 60개 도시 시장을 초청해 “오는 12월 파리에서 열릴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에서 지구 온난화를 막을 근본적인 협약을 도출해내는 데 큰 기대를 걸고 있다”며 적극적인 역할을 당부했다.

이번 회의가 주목을 받는 배경은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기 위한 ‘법적 구속력’을 갖는 보편적 원칙 결정 여부 때문이다. 지구 온난화 방지를 위한 국제 사회의 노력은 오래전에 시작됐지만 선진국과 개도국의 의견 차이로 번번이 원론적 수준에서의 합의에 그쳤다.

이 때문에 당사국들은 이번 회의에서 만큼은 인류의 미래를 위한 역사적 합의를 이끌어내는데 총력을 다한다는 방침이다.

이미 당사국들은 유엔에 온실가스 배출 감축 이행 목표를 제출했다. 이를 보면 EU는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1990년의 40% 수준으로, 미국은 2025년까지 2005년의 26~27% 수준으로 낮추기로 했다. 일본은 원전 가동 중단으로 온실가스 배출량이 급증했던 2013년을 기준으로 2030년까지 26%를 감축하기로 했다. 중국은 2030년까지 국내총생산(GDP)에 대한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2005년 대비 60~65% 줄이겠다고 밝혔다.

한국은 어떤 준비를 하고 있을까. 정부는 최근 2030년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배출 전망치(BAU) 대비 37%로 발표했다. 당초 정부는 14.7~31.3%에서 결정하는 시나리오를 발표했으나, 2009년 발표한 2020년 감축 목표(BAU 대비 30%)에 비해 후퇴하는 목표라는 국제사회의 반발에 부딪혀 감축 목표를 상향 조정했다. 사실 이 같은 온실가스 감축 목표는 우리나라에게는 상당히 버거운 수준으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석탄·석유 등 화석연료에 의존한 에너지 정책의 적극적인 전환이 필요하다.

오는 12월 ‘파리회의’를 앞둔 유엔은 올해가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지구촌의 협력 강도를 높이기에 매우 적절한 시기라고 보고있다. 원유·천연가스·석탄 등 화석연료의 가격 하락으로 기업의 부담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제롬 글렌 유엔미래포럼 회장은 “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해 화석연료 사용을 절제하는 것은 기술적·경제적 범위를 넘어 정치적인 문제가 됐다”며 “(그러나 지구촌의 미래를 위해) 변하자는 마음이 여러 장벽을 극복하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취재본부 부국장yrlee@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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