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로 행복한 대구 - Ⅰ부, 문화공간과 축제] (7)핫페스티벌, 대표축제로 키우자

  • 이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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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5-07-30   |  발행일 2015-07-30 제4면   |  수정 2015-07-30
‘더위 逆발상’‘5개 축제 통합’ 주효…시즌형 성공축제 자리매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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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첫선을 보인 ‘대구 포크페스티벌’이 성황을 이뤘다. 지난 17일 대구 두류공원 코오롱 야외음악당 잔디광장에서 관람객들이 공연을 보고 있다. <영남일보 DB>


‘대프리카(대구+아프리카)’라는 단어만큼이나 대구의 더위는 악명 높다. 이처럼 부정적인 이미지 탓에 그동안 지역 특성이나 문화적 강점이 빛을 발하지 못했다. 올해 처음 도입된 ‘대구핫페스티벌’은 이런 지역 특색을 역(逆)으로 활용해 관광 콘텐츠로 살려낸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핫페스티벌은 대구의 대표 축제인 치맥페스티벌을 비롯해 포크페스티벌, 국제호러연극제, 관악축제, 생활예술제 등 다채로운 축제를 통합해 개최됐으며, 지난 17일부터 26일까지 열흘간 모두 115만여명의 관람객을 불러모았다. 경쟁력 있는 개별 콘텐츠를 연계해 고부가가치의 관광상품화는 물론 시즌형 축제의 새로운 브랜드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기대된다.

◇통합축제로 개최 첫해 성과는…
먹거리·볼거리·체험행사 풍성
열흘간 115만여명 찾아 성황
시내전역 축제분위기 달아올라

◇지속가능한 융합형 축제 되려면…
협의체 구성 유기적 협력 필요
역할나눠 공동마케팅땐 윈-윈
프로그램 기획 전문인력 육성
개별축제 모두 아우를 수 있는
스토리텔링 방안도 고려해야

◆도시 특색 살린 콘텐츠

지난 23일 찾은 대구 두류야구장은 제3회 치맥페스티벌을 즐기려는 시민의 열기가 넘쳤다. 80여개에 달하는 업체 부스마다 시민이 북적였고, 야구장 관중석과 야외음악당까지 ‘치맥족’이 차지해 저마다 대구의 여름밤을 즐겼다. 이날은 힙합 가수와 DJ 공연이 이어졌다. 다소 시끄러운 분위기였지만, 다양한 연령층이 참여한 모습이었다.

남편과 함께 나란히 맥주와 치킨을 들고 공연을 보던 서유진씨(59)는 “대구에 살면서 처음 와봤는데, 볼거리가 많고 젊은 취향을 느낄 수 있어 좋다. 잠시나마 열대야를 잊을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외지인과 외국인의 참여도 눈에 띄었다. 김현미씨(22·부산시 동구)는 “치맥페스티벌 기간에 맞춰 1박2일로 대구에 놀러왔다. 김광석 골목 등 다른 관광지도 둘러볼 계획이다. 치맥을 좋아하는 다른 친구에게도 추천해주고 싶다”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이처럼 핫페스티벌 프로그램의 하나인 치맥페스티벌은 대구를 대표하는 여름 축제로 자리 잡고 있다. 대구시에 따르면 지난 22일부터 닷새간 열린 올해 치맥페스티벌 관람객은 지난해보다 41% 늘어난 88만1천500여명으로 집계됐다. 참가한 85개 업체가 거둔 매출액은 총 71억원에 달했다.

또 올해 처음으로 열린 포크페스티벌에는 사흘간 14만여명이 찾았다. 가족 단위의 다양한 연령층이 두류공원의 코오롱야외음악당 잔디광장을 꽉 채웠으며 이승환, 동물원, 유리상자 등 유명 가수의 공연을 만끽했다.

아마추어 생활예술동호회 80여개팀이 참가한 생활예술제에는 사흘간 11만7천명이 참여했다. 올해는 지난해와 달리 무대공연 외에도 원데이클래스, 아트플리마켓 등 시민이 직접 체험할 수 있는 부대행사가 마련돼 인기를 끌었다.

제12회 대구국제호러연극제(DIHTF)도 공식초청작을 비롯해 지역 극단의 자유 참가작도 연일 만석을 기록했다. 총 관람인원은 1만여명으로,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탓에 중국팀이 불참한 악조건에서도 예상 외의 성과를 거뒀다는 평가다.

대구관악축제는 대구심포닉밴드, 대구청소년관악합주단, 무궁화시니어윈드오케스트라, 탑퍼커션앙상블 등이 참가해 쉽고 익숙한 곡을 선보여 8천500여명의 관람객으로부터 갈채를 받았다.

변수옥 대구시 축제진흥팀장은 “축제기간 두류공원과 수성못 일대, 평화시장 닭똥집골목, 서부시장 프랜차이즈거리 등 대구 전역이 축제분위기로 달아올랐다”며 “핫페스티벌이 대구지역의 빠른 경기 회복을 견인했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축제 연계 성공모델 만들어야

대구핫페스티벌이 지속가능한 융합형 축제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개별 축제의 협력적·유기적 네트워크 형성과 함께 수요자의 만족도를 높이는 게 중요하다.

축제 기획에서부터 실행·평가에 이르기까지 단계적으로 기존 개별 축제와의 협력 강화를 통해 국내의 대표적인 축제연계 성공 모델로 키워 나가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이와 관련해 대표적인 해외 사례로는 프랑스의 ‘니스 카니발’과 ‘망통 레몬축제’가 있다. 비슷한 시기에 개최되는 이들 축제의 조직위원회는 축제협의체를 구성해 공동마케팅 효과를 창출했다. 축제간 연계를 위해 기획, 실행, 평가 등 전 과정을 함께 논의하고 마케팅 전략을 협의했다. 상호간의 알맞은 역할 분담을 통해 예산 절감, 시너지 효과 등 윈-윈(win-win)하는 결과를 가져온 것이다.

대구핫페스티벌 기간 열리는 개별 축제 프로그램 모두를 아우를 수 있는 스토리텔링을 만드는 방안도 고려해봐야 한다. 관람객이 개별 축제에 산발적으로 참여한다는 생각을 가지지 않도록 스토리텔링을 구성한다면 시너지 효과를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보여지기 때문이다.

축제경영시스템 구축과 함께 이 분야 전문가 육성도 시급하다. 민·관의 긴밀한 연계를 통해 위기·돌발 상황으로부터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프로그램 마련과 이를 기획할 수 있는 전문가가 필요하다는 것.

오동욱 대구경북연구원 박사는 “대구시에서 올해 13개 축제에 대한 용역에 착수했다. 전수조사를 통한 축제의 선택과 집중이 필요한 때다. 핫페스티벌을 계기로 선진화된 축제경영시스템을 구축·운영해 정체성을 강화하고 시민의 축제 체감도를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무엇보다도 막대한 예산과 인원, 행정력를 낭비하고 대구시의 이미지를 훼손하지 않도록 수요자의 만족도를 높이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연정기자 leeyj@yeongnam.com
▨ 도움말 = 대구경북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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