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原電 130기 해체 대기…1천兆 시장 선점 사활

  • 송종욱,진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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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5-08-01 07:14  |  수정 2015-08-01 09:18  |  발행일 2015-08-01 제2면
■ 원전해체기술 미래산업 부상…경북 ‘원해연’ 유치 총력
美·獨·日만 기술 갖고 있어 세계시장 진출 여지 충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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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 오전 경북도청 회의실에서 열린 원자력해체기술종합연구센터(원해연) 경주 유치를 위한 경북도·대구시·경주시 업무협약식에서 김연창 대구시 경제부시장, 이인선 경북도 경제부지사, 김남일 경주 부시장(왼쪽부터)이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며 경주가 원해연 최적지임을 표현하고 있다. <경북도 제공>

원자력발전소(원전) 해체기술은 미래 성장산업으로 떠오르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국내 원전 1기를 해체하는 데 6천33억원이 들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예측되는 시장 규모는 14조원이다.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전 세계 원전해체시장 규모가 2050년에는 1천조원(누적기준)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 황금알을 낳는 원전해체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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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동이 끝난 원전을 해체하는 기술을 연구·개발하는 곳이 원해연이다. 원전해체기술은 제염(방사성 물질 제거)·해체·절단·철거 등 38가지에 이른다. 우리나라는 이 중 21가지만 확보한 상태다. 이에 미래창조과학부는 2021년까지 1천800억원 이상의 비용을 들여 아직 갖지 못한 원전해체기술을 개발할 계획이다. 그 중심에 원해연이 있다.

정부는 원자력시설의 안전한 해체와 사용후 핵연료의 처리를 위해 원해연 설립을 추진해 왔다. 세계시장의 성장세도 무시할 수 없었다.

올해 전 세계에서 가동되고 있는 원전은 총 431기다. 지난해보다 5기가 추가됐다. 전 세계 17개국이 약 76기의 원전을 건설하고 있다.

반면 해체를 앞둔 원전도 늘고 있다.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 탈원전을 선언한 독일이 10기의 원전을 해체 중이며, 미국도 현재까지 16기를 해체했다. 현재까지 영구 정지된 세계 각국의 원전은 149기다. 이 가운데 해체가 완료된 원전은 19기다. 남은 130기가 해체를 기다리고 있다. 우리나라도 2017년 6월 수명을 다하는 고리 원전 1호기를 해체할 계획이다.

원전 해체 기술을 가진 나라는 전 세계에서 미국, 독일, 일본뿐이다. 우리나라도 원전해체기술을 키워 세계시장에 진출할 여지가 충분한 것이다.

◆ 사활 건 지자체 유치전

원해연 유치는 단순히 연구기관 신설 이상의 파급효과가 있다. 원전해체기술을 실제로 적용할 수 있는 시설과 장치 등을 집적화한 연구기반을 구축할 경우, 연관 산업이 생겨나고, 전문 인력도 양성해야 하는 새로운 거대 시장이 생긴다.

원해연 유치에 나선 지자체들은 그래서 사활을 걸고 있다. 지난 3월 미래창조과학부에 원해연 유치 의사를 밝힌 지자체는 경북·대구·부산·울산·광주·전북·전남·강원 등 8개 시·도다. 이 중 강원도는 삼척시에서 주민투표를 통해 반대를 분명히 함에 따라 일단 포기한 상태다.

가장 적극적인 곳은 경북도(경주), 대구시, 부산시(기장군), 울산시(울주군)다.

서병수 부산시장이 지난 4월27일 울산시청 공무원 500여명을 대상으로 한 특강을 통해 울산시에 원해연을 함께 유치하자고 제안하면서 공동전선을 구축했다. 최근엔 기장군에 있는 고리 원전 1호기에 대한 폐로 결정이 나자, 부산·울산시의 원해연 유치 동맹에 탄력이 붙고 있다.

경북도는 국내 전체 원전 24기 가운데 절반인 12기(월성 6기, 한울 6기)를 보유하고 있는 원전 집적지라는 점을 내세우고 있다. 경주에 중·저준위 방폐장이 들어서 원전해체기술을 연구하는 과정에서 나오는 방폐물을 처분하는 데 용이하다는 점도 강조하고 있다.

대구시는 첨단로봇산업을 육성하는 데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이는 원제해체기술과도 연관성이 높아 이번에 원해연 경주 유치를 위해 경북도와 한 배를 탔다.

경주=송종욱기자 sjw@yeongnam.com
진식기자 jins@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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