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주의 대안 자연에서 찾다

  • 권혁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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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5-08-01   |  발행일 2015-08-01 제16면   |  수정 2015-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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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 대체연료 ‘펠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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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 스토프

우리나라를 비롯해 미국, 일본, 영국, 프랑스 등 지구상에 존재하는 많은 나라들이 자본주의라는 경제체제 아래서 경제생활을 영위하고 있다. 중세 유럽의 봉건사회 속에서 싹트기 시작해 영국의 산업혁명 이후 영국과 프랑스에서 급격한 발전을 이룬 자본주의는 우리에게 경제적 풍요로움을 주었지만, 이에 못지않은 폐해들을 동반했다. 지역경제 불균형, 갈수록 어려워지는 취업, 저출산, 점점 고갈돼가는 화석에너지 등이 그 예다. 취업난, 저출산, 지역불균형과 같은 문제들은 비단 우리나라만의 문제가 아니다. 선진국들에서도 이런 현상들이 나타났으며, 이를 극복하기 위한 노력들이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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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에서 자본주의를 껴안다//타니 고스케·NHK히로시마 취재팀 지음/ 김영주 옮김/ 동아시아/ 328쪽/ 1만5천원

일본 ‘산촌자본주의’ 등 제시
대체에너지 ‘펠릿’ 사례 소개
절약형 스마트도시 출현 예고

일본에서는 자본주의가 갖는 한계를 보완하는 새로운 대안으로 ‘산촌자본주의’가 대두됐다. 산촌자본주의란 예전부터 인간이 가지고 있었던 휴면자산을 재이용함으로써 경제재생과 공동체의 부활에 성공하는 현상을 말한다. 돈의 순환이 모든 것을 결정한다는 전제 하에 구축된 ‘머니자본주의’ 경제시스템과 함께 돈에 의존하지 않는 서브시스템도 구축하자는 사고방식이다. 이처럼 ‘돈에 의존하지 않는 서브시스템’ ‘잠자고 있던 자원을 활용하고 지역을 풍요롭게 만드는 시스템’인 산촌자본주의를 책은 소개하고 있다. 아무도 사용하지 않고 있는 땅을 활용하고, 현재 고갈돼 가고 있는 자원과 에너지 문제의 해법을 제시하면서, 균형을 잃은 현재의 경제시스템을 보완할 서브시스템으로 기능하는 산촌자본주의의 특징과 가능성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산촌에서 찾은 또 다른 자본주의라는 부제의 이 책은 일본의 주고쿠 산지와 잘 알려지지 않은 초우량국가 오스트리아의 펠릿(pellet) 활용 사례를 소개하면서 적극적인 산지 활용을 주장하고 있다. 나뭇조각이나 톱밥 등 목재폐기물을 압축해 만든 펠릿이라는 연료로 난방과 취사를 하면 에너지 수입 없이도 안정적인 생활을 할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 이는 지역적 특성을 살릴 수 있어 로컬에너지라고 불리는 바이오매스(biomass) 산업을 통해 에너지 위기 시대의 해법을 찾을 수 있다는 것이다. 목재를 이용하는 바이오매스산업은 이미 일본과 오스트리아 등에서 실행되고 있으며, 국토의 70%를 차지하는 산지를 가진 우리나라에서도 시도되고 있는 산업이기도 하다. 책은 목재폐기물을 활용한 펠릿뿐만 아니라 지역에서 활용할 수 있는 산촌자본주의 개념을 다양한 사례를 통해 소개하고 있다.

저자는 숲이나 인간관계처럼 돈으로 살 수 없는 자산에 최신기술을 더해서 활용하면 돈에만 의지하는 생활보다 안심할 수 있는 미래가 출현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 예로 도시의 최첨단 에너지시스템으로 주목받고 있는 ‘스마트시티’를 들고 있다. 태양광 패널과 풍력발전 등으로 에너지를 절약해가는 도시인 스마트시티는 컴퓨터시스템을 통해 각 가정에서 사용하지 않는 에너지는 절약해 효율을 극대화시키고, 서로의 안부를 챙길 수 있는 서비스시스템으로 주민들 사이에 유대감을 형성할 수 있다. 저자는 이러한 스마트시티가 추구하는 것은 결론적으로 ‘기업형 산촌자본주의’이며 ‘최첨단기술형 산촌자본주의’라고 말하고 있다.

복잡하고 거대한 현재의 자본주의 체계에 의존하면 의존할수록 이 시스템의 붕괴에 대한 불안감은 커질 수밖에 없다. 책은 그 불안감을 줄여주는 서브시스템이 산촌자본주의며, 머니자본주의에 의해 생겨난 문제점을 보완하고, 비상시에는 머니자본주의를 대신할 수 있는 백업시스템으로서 인류가 살아남을 길을 제시해줄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급격한 산업화를 통해 고도경제성장을 이룬 일본은 버블경제의 붕괴로 장기적인 경제침체를 겪었다. 우리 역시 일본처럼 급격한 경제성장을 이룩했고 IMF사태, 미국발 금융위기 등으로 힘겨운 시간을 보냈다. 최근 10년간 국민소득 2만달러대에 머물러 있어 경제성장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고 있는 지금의 우리에게 이 책은 현재의 시스템에 대한 대안을 모색해야 할 필요성을 제시하고 있다.

권혁준기자 hyeokjun@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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