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시내버스 노선 개편, 혼란·불편·반색…시민들 엇갈린 표정

  • 서정혁,황인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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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5-08-03 07:37  |  수정 2015-08-03 07:37  |  발행일 2015-08-03 제6면
변경 전후 노선 한꺼번에 표시
노인들 이해 어려워 ‘우왕좌왕’
노선 폐지·신설지 찬반도 갈려
대구 시내버스 노선 개편, 혼란·불편·반색…시민들 엇갈린 표정
시내버스 노선개편 첫날인 1일 대구시 중구 약령시 버스정류장에서 시민들이 노선안내도를 주의깊게 살펴보고 있다. 황인무기자 him7942@yeongnam.com

대구 시내버스 노선개편 이틀째인 2일 오후, 휴가철인 데다 낮 기온이 35.6℃까지 오르는 무더위로 버스 정류장에는 이용객이 많지 않았다. 일부 정류장에는 적막감이 들 정도였다.

한낮 무더위가 한풀 꺾이자 정류장도 점차 활기를 띠었다. 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는 시민은 변경된 노선을 확인하느라 우왕좌왕하는 모습이었다. 노선 안내판을 손가락으로 일일이 가리키거나, 스마트폰 앱을 통해 노선을 재차 확인하는 이를 쉽게 목격할 수 있었다.

또 시민들은 버스에 오를 때마다 자신의 목적지로 가는 버스인지 기사에게 일일이 물었다.

버스 정류장에서 만난 일부 시민은 노선 안내도에 대한 불편사항을 토로했다.

최모씨(27·대구시 달서구)는 “정류장에 개편 전 노선과 개편 후 노선이 같이 표시돼 있어, 노선을 확인하는 게 불편하다”며 “젊은층은 그나마 낫지만 어르신들은 이해하기가 어려워서인지 버스 기사에게 노선을 물어보는 모습을 많이 봤다”고 했다.

대학생 김모씨(22·대구시 달서구)도 “주말인 데도 공무원이 아침부터 나와 노선 개편을 안내하는 모습을 봤다. 하지만 개편된 노선이 버스 뒷문에 너무 작게 붙어있어, 어르신들이 확인하기에는 불편함이 많을 것 같다”고 지적했다.

노선개편 자체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도 높았다.

특히 도시철도 2·3호선과의 중복으로 일부 노선이 폐지된 지역 주민의 불평이 잇따랐다. 직장인 박모씨(41·대구시 만촌동)는 “통근을 위해 420번 버스를 매일 이용했는데 폐지돼 안타깝다”며 “앞으로 버스 대신 지하철을 이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북구에서 칠곡으로 출근하는 김모씨(27)는 “변경된 북구1 버스가 회사로 바로 가는 노선이었는데, 이젠 매일 환승해야 해 너무 불편하다”며 “대구시에서는 3호선과 겹치는 곳을 없앤다더니, 중복되지 않는 곳도 일부 폐지한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반면, 신서동 혁신도시 등 노선이 신설된 것 외에 큰 변동사항이 없는 동구지역은 혼란이 덜해 보였다.

동대구역 버스 정류장에서 만난 박모씨(37)는 “주로 동성로에 가기 위해 805번 버스를 자주 이용했는데, 동구지역은 노선이 크게 변경된 것 같지 않아 이용에는 큰 지장이 없다”고 설명했다.

새롭게 개편된 노선을 환영하는 사람도 많았다. 대부분 신설된 노선의 수혜자다.

계명대 앞에서 만난 권모씨(26·달성군 다사읍)는 “새롭게 생긴 급행 7번이 모다아웃렛 방향에서 서재를 통해 칠곡 3지구까지 바로 간다”며 “여자친구가 칠곡에 거주해 만나러 가기가 항상 불편했는데, 노선이 신설돼 편해졌다”고 했다.

천모씨(64·대구시 수성구)는 “범물동에서 대구미술관으로 가는 버스가 생긴 걸로 안다. 그쪽에서 결혼식이 있을 때마다 가기가 참 불편했는데 이젠 직행 버스가 생겨 차를 가져갈 필요가 없게 됐다”고 미소를 보였다.

한편, 지난 1일과 2일 대구시에 접수된 버스노선 개편 관련 민원은 모두 1천819건에 이른다.

서정혁기자 seo1900@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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