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하라→지중해→해저터널…쌓여가는‘난민의 무덤’

  • 입력 2015-08-03 00:00  |  수정 2015-08-03
아프리카·중동 출신 난민행렬
목숨건 유럽行 시도 잇단 참사
사하라→지중해→해저터널…쌓여가는‘난민의 무덤’

지구촌이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최악의 난민 위기를 맞고 있다. 아프리카와 중동 각국의 난민들이 살아남기 위해, 혹은 더 나은 삶을 위해 목숨을 건 여정을 멈추지 않으면서 사막과 바다와 터널에는 이름 없는 난민의 무덤이 쌓여가고 있다.

◆니제르 아가데즈 = 아프리카 중서부의 가난한 나라 니제르에 있는 오아시스 도시 아가데즈는 사하라 사막으로 들어가는 관문이다. 16세기 사하라 사막을 횡단하는 대상들의 거점 도시였던 이곳에 요즘 다시 사람들이 모여든다. 세네갈, 감비아, 나이지리아, 카메룬, 기니, 부르키나파소, 나이지리아 등 다양한 나라에서 핍박과 가난을 피해 온 이들의 목적지는 사하라 사막 너머, 유럽으로 가는 관문 리비아다.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워싱턴포스트(WP)는 최근 이곳을 찾아 목숨을 걸고 사하라 사막을 건너는 사람들의 모습을 전했다. 이곳에서 ‘브로커’들은 난민 1인당 300달러가량을 받고, 작은 픽업트럭에 30명 이상을 구겨넣은 채 매주 한 차례씩 리비아로 향한다.

가는 데만 3∼4일이 걸리는 사하라 종단길에는 곳곳에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국제이주기구(IOM)에 따르면 지난 6월에만 아가데즈와 리비아 사이 사하라 사막에서 48구의 난민 시신이 발견됐다. 1996년부터 지난해까지 최소 1천명 이상이 사하라에서 사망한 것으로 추산된다.

◆리비아 트리폴리 =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에서 무사히 사하라 사막을 건넌 사람들은 리비아 트리폴리 항구에 모인다. 오랜 내전으로 신음하고 있는 시리아 난민 일부도 유럽행을 위해 리비아로 온다.

아프리카와 중동 난민이 유럽으로 밀입국하는 루트는 여러 개가 있지만 그 중에서도 리비아를 출발해 지중해를 거쳐 이탈리아나 몰타로 가는 중앙 지중해 루트는 시리아 등 중동 난민이 터키를 거쳐 유럽으로 들어가는 동부 루트와 더불어 가장 많은 난민이 이용하는 루트다.

유럽 국경관리기관 프론텍스에 따르면 올해 들어 6월까지 모두 6만7천명의 난민이 리비아를 거쳐 유럽으로 불법 입국했다. 2011년 ‘아랍의 봄’ 이후 리비아 정국 혼란 속에 국경통제와 해상경비가 느슨해지면서 이곳에 오는 난민의 수가 급증했고 이들의 밀입국을 알선해 돈을 챙기는 밀입국 조직이 활개를 치면서 밀입국은 더욱 조직화됐다.

유엔난민기구(UNHCR)에 따르면 올해 들어 현재까지 지중해를 건너다 숨지거나 실종된 난민의 수는 2천명을 넘어섰다. 프론텍스는 올여름 지중해를 건너기 위해 리비아에서 대기하는 난민 수가 50만명을 넘을 것으로 내다봤다.

◆프랑스 칼레 = 일부 난민들은 사막과 바다를 건너 유럽에 도달한 후에도 ‘더 나은 삶’을 위한 여정을 멈추지 않는다. 도버해협을 사이에 두고 영국과 맞닿은 프랑스 항구도시 칼레에는 ‘정글’이라고 불리는 난민촌이 있다.

다양한 경로를 통해 유럽 입성에 성공한 후 영국을 최종 정착지로 삼기 위해 도버해협을 건너려는 난민들이 몰려들면서 자연스럽게 형성된 임시 난민촌이다. 최근 이곳에 모여드는 난민들도 늘어 현재 3천명가량이 정글에 머물러 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은 보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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