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맨’ 지난해보다 5만8천명 줄었다

  • 박광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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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5-08-03   |  발행일 2015-08-03 제15면   |  수정 2015-08-03
(작년 2분기 84만7천명 → 올 2분기 78만9천명)
증권·생보사 구조조정 이어
은행도 희망퇴직 잇따른 탓
고용비중 2004년 이후 최저

올해 2분기 전체 취업자 수 가운데 금융권 종사자의 비율이 역대 최저치로 떨어졌다. 금융권의 일자리 창출 기여도가 그만큼 낮아진 것이다. 지난해 증권과 생명보험 업계의 구조조정 단행에 이어 올해 은행권 희망퇴직이 줄이은 데 따른 여파로 분석되고 있다.

2일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금융 및 보험업 종사자는 모두 78만9천명으로 전체 취업자 2천609만8천명의 3.0%를 차지했다. 이는 관련 통계가 나오기 시작한 2004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금융권 종사자 비율은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인 2008년 1분기 3.6%로 최고치를 찍은 뒤 3.3~3.5% 수준으로 유지돼 왔다. 그 뒤 지난해부터 1분기 3.4%, 2분기 3.3%, 3~4분기 3.2%로 점차 감소했다. 올해 1분기에는 3.1%로 줄어든 데 이어 2분기 3.0%를 기록해 간신히 3%대를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올해 2분기 금융권 종사자 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84만7천명)보다 5만8천명 적다. 다른 업종보다 상대적으로 연봉이 높은 것으로 평가되는 금융권의 일자리가 불과 1년 사이에 6만개 가까이 사라진 것이다.

이는 장기화된 불황으로 실적부진을 겪은 금융회사들이 허리띠를 바짝 졸라매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국내총생산(GDP) 가운데 금융업의 비중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인 2007년 6.6%에서 지난해 5.6%로 줄어들 정도로 금융회사들의 실적이 부진했다.

지난해에는 저금리·저성장으로 수익 기반이 나빠진 증권사를 중심으로 희망퇴직과 점포축소가 이어졌고, 신규채용 규모도 줄었다. 올해는 비대면 거래 증가와 순이자 마진 감소로 수익률 악화를 겪은 은행들이 적극적으로 인력구조 개편에 나서고 있다.

2008년 4천780개였던 전국의 시중은행 지점 수는 지난해 말 4천422개로 358개 줄었다. 올해 들어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 NH농협은행 등이 희망퇴직 신청을 받았다. KB국민은행의 경우 지난달 희망퇴직으로 1천120여명이 퇴사했다. 신한은행과 NH농협은행의 희망퇴직 신청자는 각각 310여명과 270여명이다.

전문가들은 실적에 관계없이 고임금이 유지되는 현 금융권 임금체계도 고용 축소의 한 원인이 되고 있다고 지적한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국내 금융권의 임금은 기본급 중심이어서 경기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움직이지 않는 게 문제”라며 “성과급 중심으로 임금체계를 개편해 고용을 보장하는 방식이 바람직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박광일기자 park85@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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