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유커 모시기’ 慶北 관광인프라 확충 급하다

  • 인터넷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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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5-08-11   |  발행일 2015-08-11 제31면   |  수정 2015-08-11

유커(遊客, 중국인 관광객)가 세계 관광업계의 큰손으로 떠오른 지 오래다. 지난해 중국인 해외관광객은 1억명을 넘어섰고, 이들이 쓴 돈은 무려 175조원에 이른다. 세계 각 나라가 유커 모시기에 나서는 것이 전혀 이상하지 않은 상황이다. 지난해엔 610만여명이 방문했을 만큼 한국은 유커가 즐겨 찾는 나라다. 메르스가 위세를 떨치기 전까지 유커는 내수를 이끄는 큰손이었다. 서울 명동에선 내국인 손님들이 오히려 찬밥 신세라며 불평을 쏟아낼 정도였다.

메르스가 종식되면서 지자체들이 저마다 유커 유치를 위한 각종 관광정책을 쏟아내고 있다. 경북도가 지난 8일을 ‘중국인 경상북도 관광의 날’로 정하고 기념식을 가진 것도 같은 이유다. 중국인들이 행운의 숫자로 여기는 8이 들어간 8월8일을 그날로 정한 것만 봐도 경북도가 유커 유치에 얼마나 공을 들이고 있는지 짐작할 만하다. 첫 행사에서 중국 메이저급 여행사 3곳과 유커 유치 업무협약을 체결한 것은 구체적인 성과다.

경북도는 지난해 이후 중국인 방문객을 끌어들이기 위해 상당한 공을 들였다. 특히 내년을 ‘2016년 중국인 대구·경북 방문의 해’로 정하고, 국내 지자체 차원에서 처음으로 만리장성 프로젝트 계획을 마련하는 등 선제적인 관광마케팅을 추진했다. 실제 올 들어 시행 중인, 외국인 단체 관광객을 유치한 여행사에 숙박비 등을 일부 지원하는 인센티브제는 유커 유치에 상당한 성과를 올렸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유커들이 첫손에 꼽는 국내 관광지는 서울이다. 지난해 방한한 중국인 관광객 612만명 가운데 78%가 서울을, 34%는 제주를 방문했다. 경북은 1.8%에 불과하다. 그나마 이들이 찾는 곳은 경주와 안동 정도다. 유커들로부터 철저히 외면당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러니 유커들의 방한으로 소비시장이 활기를 띤다는 소식은 딴 세상의 얘기처럼 들릴 뿐이다. 하지만 이대로 머물면 유커 방한 1천만명 시대를 앞둔 지금, 지역 관광업계에서 어떤 과실도 얻지 못할 게 뻔하다.

유커들의 한국행이 다시 늘고 있다고 한다. 경북도는 지난해부터 경북 알리기와 관광 상품 및 기반시설 보완에 힘을 쏟아왔다. 2017년까지 100만명의 유커를 불러들인다는 야심찬 목표도 내걸었다. 하지만 현실은 만만치 않다. 엔화 약세를 탄 일본은 물론, 국내 지자체들과의 유치 경쟁도 치열하다. 기존의 관광자원만으론 불충분하다. 동해안 해양관광코스나 쇼핑 기능을 보강하는 관광인프라 확충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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