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이 빚어낸 또 다른 비경…한걸음, 한걸음 “감탄사를 남기다”

  • 이하수 남정현 백종현 마태락 강승규 석현철 조규덕 황인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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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5-08-17   |  발행일 2015-08-17 제5면   |  수정 2015-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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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기대회를 축하하는 불꽃이 밤하늘을 화려하게 수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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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들이 걷기대회 식후 행사에서 공연을 보며 즐거워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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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박상철이 걷기대회 식후 행사에서 열창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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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김천시 지례면 부항면 신옥리 산내들공원에서 열린 ‘제2회 김천 부항댐 산·내·들 달빛별빛 호반길 걷기대회’에 참가한 내빈들과 시민들이 힘차게 출발하고 있다. 황인무기자 him7942@yeongnam.com

예상보다 많은 인파 몰려 대성황
자원봉사자 야식배식·교통정리
광복 70주년 수백여개 풍등 눈길
특산물 판매부스·식당 북적북적
음악회·영화제도 문전성시 이뤄

 

15일 해질녘 김천시 부항댐 일원에서 열린 ‘제2회 김천 부항댐 산내들 달빛별빛 호반길 걷기대회’는 천혜의 자연환경과 함께 한 여름밤의 정취를 만끽하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삼도봉의 비경과 어우러진 부항댐은 감탄사를 내뱉기에 충분했고, 굽이굽이 옛 향수가 묻어나는 호반길은 일상에 지친 심신을 달래줄 활력소가 됐다.

◇…김천부항댐 산내들 한여름밤 페스티벌의 핵심 프로그램으로 진행된 호반길 걷기대회에도 당초 예상보다 많은 인파가 몰려 대성황을 이뤘다. 15일 열린 걷기대회 행사에는 이철우 국회의원(김천·새누리당), 이인선 경북도 경제부지사, 김병철 김천시의회 의장, 권부현 한국수자원공사 대구경북지역본부장 및 김천지역 각급 기관장 등이 참석해 김천부항댐 호반길 10㎞를 완보하는 등 각지에서 온 참가자들과 호흡을 같이하며 광복 70주년을 기념했다.

이날 대회 개막식에서 박보생 김천시장은 “관광산업은 앞으로 김천 발전의 주축 가운데 하나로, 최선을 다해 발전시킬 것”이라며 “김천부항댐은 김천시가 체류형 관광상품을 만드는 데 빠뜨릴 수 없는 소재인 만큼 ‘김천부항댐 산내들 페스티벌’을 더욱 완성도 높은 축제로 이끌어가겠다”고 밝혔다. 손인락 영남일보 사장은 개막선언을 통해 ‘소통과 화합’을 위한 김천부항댐 달빛별빛 호반길 걷기대회의 의의를 되새겼다.

◇…이날 행사에는 200여명에 달하는 자원봉사자들이 참여해 행사의 원활한 진행을 위해 구슬땀을 흘렸다. 야식 배식 봉사를 맡은 김천시자원봉사센터는 아침 일찍부터 부항댐 산내들공원 한쪽에 자리를 잡고 손님 맞을 준비를 했고, 새마을교통봉사대 김천지대 역시 일찌감치 나와 교통정리를 했다. 김천 장애인·어르신 교통봉사단, 김천경찰서 지례자율방범대, 김천제일병원 등 각급 기관·단체에서는 체계적으로 역할을 분담해 봉사활동을 펼쳤다. 걷기대회 참가자들의 야식을 준비하기 위해 생업까지 포기한 이도 있었다. 김천에서 30년 넘게 식당을 운영하고 있는 정재호씨(55·김천시 신음동)는 이날 가게 문을 닫고 야식 메뉴인 ‘갱시기죽’을 만들기 위해 마을주민 10여명과 자원봉사에 나섰다. 그는 걷기대회가 시작되기 전 “오늘 야식을 조리하기 위해 2주 전부터 준비를 해왔다. 김천의 토종음식인 갱시기죽을 먹으며 옛 추억도 되새기고, 힘 내서 걷기 대회를 무사히 마치길 바란다”고 응원의 메시지를 보냈다.

◇…걷기대회에 앞서 열린 ‘한 여름밤의 음악회’에도 많은 시민이 참여해 문전성시를 이뤘다. 이날 김천시립국악단과 시립합창단은 ‘한계령’ ‘내 나라 내 겨레’ ‘진도 아리랑’ ‘희망의 나라로’ 등 다채롭고 흥겨운 공연을 선보여 관람객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었다. 또 ‘제2회 김천부항댐 산내들 한 여름밤 페스티벌’의 일환으로 14일부터 3일간 산내들공원 잔디광장에서 열린 ‘삼도봉 영화제’에는 매일 1천명 이상의 관람객이 몰려 영화를 보면서 여유로운 시간을 보냈다.

김천시 부곡동에 사는 김모씨(41)는 “산과 물과 들이 있는 이곳 부항댐에서 자연을 만끽하며 좋은 사람들과 영화를 볼 수 있어 너무 좋았다”며 “앞으로 이런 행사가 지속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행사장 일대에는 중·장년층은 물론 어린아이들과 함께 온 가족들이 많이 눈에 띄었다. 이들은 대회 코스 주변의 아름다운 경치를 바라보며 휴대폰 카메라로 그 모습을 간직하기에 바빴다. 대구 남구에서 온 김화덕씨(여·53)는 “친구 소개로 이번 대회에 참가하게 됐는데, 김천에 이렇게 아름다운 곳이 있는 줄 몰랐다”고 감탄했고, 최주환씨(38·경주시 계림로)는 “경북지역 캠핑장을 알아보다, 이곳을 찾게 됐다”며 “야영을 하면서 주변의 경치를 감상하고, 걷기대회에도 참가할 수 있다는 것은 큰 행운”이라고 말했다.

◇…김천 지역발전과 광복 70주년 기념, 가정의 평화를 기원하는 의미로 준비된 수백여개의 풍등(風燈)이 시선을 끌었다. 대나무와 한지로 만들어진 풍등이 부항댐 언덕에서 하늘로 날아가는 순간, 걷기대회 참가자들은 신기한 듯 눈을 떼지 못했다. 우건일씨(64·김천시 가메실)는 “사실 기구의 원리를 이용해 공중에 띄우는 풍등을 처음 봤다”며 “걷기대회에 참가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

◇…이번 행사는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큰 보탬이 됐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김천시 지례읍 일대와 고속도로 인근 식당들은 몰려드는 손님으로 인해 행복한 비명을 질렀다.

일부 식당은 식재료가 일찌감치 동나 되돌아 가는 손님에게 미안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김천시 지례면에서 25년째 대를 이어 식당을 운영하고 있는 배명규씨(37·장연선 원조 지례삼거리 불고기식육식당)는 “평소 주말엔 손님이 많이 오는 편이지만, 오늘 걷기대회 행사를 앞두고는 일찍부터 행사에 참여하기 위해 몰려든 손님들로 인해 발 디딜 틈이 없었다”고 즐거운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행사장 내 특산물 판매부스에서는 김천시의 다양한 특산물들이 참가자들의 입을 즐겁게 했다. 이날 김천시는 김천 포도아가씨의 안내로 시식용 거봉을 나눠주며 김천 포도의 우수성을 알렸다. 김천시 5개면(지례·구성·부항·대덕·증산) 이장협의회에서는 면별로 독립된 부스를 설치해 다양한 특산물을 홍보하고 판매했다. 이중 대덕면에서는 방울토마토를 비롯해 대추·오이·여주·건여주·아마란스 씨앗 등을 선보여 큰 인기를 끌었다. 대덕면 조룡리 화성농원에서는 칡·양파즙과 다양한 종류의 꿀을 내놓았고, 부항면에서는 해발 600m 이상의 백두대간 깊은 골짜기에서 생산된 오미자·복분자·호두 등을 선보였다.

삼도봉 오미자 농장 이윤호·안영숙씨 부부는 “청정지역에서 재배되는 자랑할 만한 품목으로 직접 생산에서 가공까지 이뤄져 소비자들이 믿고 구매할 수 있도록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행사에는 냉장고·LED TV·자전거·거봉 2㎏들이 150상자, 감자 등 푸짐한 경품이 추첨을 통해 참가자에게 전해졌다. 참가자 전원에게는 김천 향토 음식인 갱시기죽이 제공됐고, 어울림 한마당에서는 가수 박상철과 금잔디가 무대에 올라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가수 금잔디는 공연 무대에서 “내년 걷기대회 때는 저도 함께 10㎞를 걷고 싶다. 꼭 불러 달라”고 소망을 드러냈다.

이하수·남정현·백종현·마태락·강승규·석현철·조규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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