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개국 네트워크 ‘월드 리포트’] 일본, 특정 지자체에 기부금 내면 특산품·숙박권 선물받고 세제혜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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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5-08-27   |  발행일 2015-08-27 제15면   |  수정 2015-08-27
고향납세制 이용객 6년새 5배 증가
지방도시 여행객·세수 늘어 활성화
도시민은 제2고향 생겨 ‘일석이조’
[34개국 네트워크 ‘월드 리포트’] 일본, 특정 지자체에 기부금 내면 특산품·숙박권 선물받고 세제혜택
후루사토 납세제도 홍보 포스터. <출처: www.soumu.go.jp>

일본에서는 최근 휴가철을 맞아 가족과 함께 휴가를 떠나는 사람이 증가하고 있다. 예전 같으면 해외로 떠나는 사람이 많았겠지만 올해는 엔저현상 때문인지 유난히 국내로 떠나는 사람이 많다. 최근에는 평범한 지방 도시로 휴가를 떠나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다. 배경에는 ‘후루사토(고향) 납세제도’가 있다.

후루사토 납세는 본인이 태어난 고향이 아니더라도 특정 지방자치단체에 개인적으로 내는 기부금을 뜻한다. 개인이 2천엔 이상의 기부금을 원하는 지자체에 기부하면, 본인이 현재 거주하는 지역에서의 주민세 20% 정도가 환급 공제되는 제도이다.

그렇다면 후루사토 납세를 하는 사람에게는 어떤 이점이 있을까?

첫째, 기부하는 지역 특산품을 받을 수 있다. 해산물이나 과일, 숙박권과 다양한 시설 이용권을 보내준다. 둘째, 소득세 또는 주민세의 공제 혜택이 따른다. 셋째, 기부금 사용처를 정확히 알고 납부할 수 있다. 이 외에도 후루사토 납세는 도쿄와 같은 대도시에서 태어났거나 외국인에게는 제2의 고향과 같은 지역을 자신이 직접 만들어 갈 수 있다는 심리적인 효과도 있다. 이런 다양한 이점으로 인해 처음 시행된 2008년 기부자는 3만명 정도 수준이었지만, 2014년에는 5만명으로 늘었다.

후루사토 납세 제도를 통한 지역 살리기로 주목을 받고 있는 일본의 한 지자체가 있다. 홋카이도의 ‘히가시카와쵸’다. 히가시카와쵸는 이 제도를 통해 상당액의 기부금을 모아 지역 활성화를 이뤄내고 있다. 이렇게 많은 액수를 타지에서 기부 받을 수 있었던 이유는 과연 무엇일까.

[34개국 네트워크 ‘월드 리포트’] 일본, 특정 지자체에 기부금 내면 특산품·숙박권 선물받고 세제혜택
윤경훈(경북PRIDE상품 일본시장조사원·일본 류츠케이자대학교 교수)

첫째, 혼인신고하는 신혼부부를 위한 특별 서비스다. 일본의 혼인신고는 전국 어디에서나 가까운 구청에 가서 자신의 이름을 기입하고 도장을 찍은 서류를 제출하면, 그 내용이 본인이 거주하고 있는 지역 관할 구청으로 보내지며 신고절차가 종료된다.

히가시카와쵸는 전국 어디에서나 혼인신고가 가능하다는 점에 주목해 혼인신고 서류를 독특한 디자인으로 만들어 홍보하기 시작했다. 서류 양식은 정해져 있으나 종이 색은 자유롭게 정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하여 여성이 선호하는 핑크색 혼인신고 서류를 만들었다. 후루사토 납세에 참여하면 액자에 예쁘게 담긴 핑크색 혼인신고 서류사본을 결혼기념 선물로 받을 수 있다는 소문이 전국적으로 퍼지자 히기시카와쵸에는 기념 액자를 받고자 하는 일본의 젊은 커플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둘째 서비스는 무료숙박시설 제공이다. 히가시카와쵸는 후루사토 납세에 참여한 기부자들을 주주라고 칭하며, 숙박용으로 개축한 건물에 무료로 묵을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고 있다. 깔끔한 방에 욕실도 있어 홋카이도 여행을 저렴하게 즐기려는 사람들에게 큰 인기다. 기토우시 산림 공원이라는 공원 내부에 통나무집을 마련해두고 자연 속에서 숙박하는 서비스도 함께 제공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히가시카와쵸를 방문하지 못하는 기부자에게는 특산품을 보내고 있다. 히가시카와쵸가 보내는 특산품은 쌀이다. 본래 이 지역은 깨끗한 물로 유명한 지역이다. 바로 이 깨끗한 물을 이용해 재배한 쌀은 유난히 맛있고, 생산과정의 품질관리 또한 엄격하다. 그래서 이 쌀을 받고 싶어 히가시카와쵸에 기부하는 사람도 있을 정도다.

후루사토 납세는 도시와 다른 지역에 사는 사람을 이어주는 연결끈 역할을 하며, 지방도시를 활성화시키는 기폭제로 작용하고 있다. 이런 풍경은 인구가 줄어들어 고령자만 남아 걱정하던 지방도시에 새로운 희망으로 작용하고 있다.

<영남일보·경북PRIDE상품지원센터 공동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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