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개국 네트워크 ‘월드 리포트’] 캄보디아, 1만명당 28명이 지뢰·불발탄 피해자…아직 600만 개나 땅속에

  • 인터넷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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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5-08-27   |  발행일 2015-08-27 제15면   |  수정 2015-08-27
베트남전·내전 상흔 제거 미완성
2013년 한 해만 111명 사망·부상
호기심에…피해자 30%가 어린이
[34개국 네트워크 ‘월드 리포트’] 캄보디아, 1만명당 28명이 지뢰·불발탄 피해자…아직 600만 개나 땅속에
1992년부터 지뢰 제거를 위해 여러 기관들의 활동이 시작돼 많은 성과를 거두었다.
<출처: traveltoangkor.com>

캄보디아에서 불발탄(UXO) 피해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캄보디아 최고 관광지인 앙코르와트 인근 지역조차도 1992년까지는 불발탄이 묻혀 있어 접근 및 여행이 제한된 지역이었다. 정글로 둘러싸여 있기에 사실상 지금도 여행객이 즐겨 찾는 지역을 벗어난 외진 곳에는 어떤 형태의 폭발물이 숨어있을지 수수께끼다.

우리에게는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캄보디아에서 불발탄과 지뢰로 인한 사건·사고는 매년 끊임없이 발생되고 있다. 불발탄과 지뢰로 인한 폭발 사고가 과거에 비해 다소 줄어들었다고 하지만 여전히 피해자가 발생하고 있다는 뉴스는 심심찮게 보도되고 있다.

피해자 수는 다른 국가와 비교했을 때 압도적으로 많다. 캄보디아의 인구가 1천500만명임을 감안했을 때 인구 1만명당 28명이 장애를 입은 것으로 조사됐다. 1979년부터 2015년 현재까지 지뢰와 불발탄으로 인한 사망자만 1만9천711명이다. 또 3만5천833명이 부상을 당했는데 그중 8천968명은 팔이나 다리를 절단해야 하는 중상을 입었다.

2013년에만 불발탄 사고의 피해자는 사망자 22명, 부상자 89명 등 총 111명이었다. 이 가운데 3분의 1 정도가 어린이다. 어린이 피해자가 빈번한 것은 호기심에 불발탄을 보고 놀잇감으로 삼거나 불발탄이 있는 줄 모르고 뛰어노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 같은 불발탄의 원인은 캄보디아 현대사에서 찾을 수 있다. 베트남 전쟁과 관련해 미국이 자행한 공습의 결과다. 미국정부의 라오스·캄보디아 공습은 미국 언론과 미국인에게 알려지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베트남 전쟁이 끝날 때까지도 폭격 사실을 인정하지 않아 일명 ‘비밀 전쟁’으로 불린다. 북베트남군에게 전해지는 물자 수송을 차단한다는 빌미로 대규모 공습을 감행한 것인데, 1969년 3월부터 14개월 동안의 공습은 이 지역 민간인에게 막대한 피해를 입혔다. 캄보디아 지뢰 액션 센터(이하 CMAC)에 따르면, 1970~75년 사이에 캄보디아에 투하된 폭탄의 양은 53만t에 육박한다.

불발탄과 함께 대인지뢰와 대전차지뢰 역시 캄보디아인의 생명을 위협하기는 마찬가지다. 캄보디아 내전 당시, 크메르루즈군과 미국을 등에 업은 론놀군 역시 지뢰를 사용함으로써 불행을 자초했다. 벌써 40년이 지났지만 가공할 만한 성능은 퇴화하지 않고 땅속 깊이 묻혀 있다.

[34개국 네트워크 ‘월드 리포트’] 캄보디아, 1만명당 28명이 지뢰·불발탄 피해자…아직 600만 개나 땅속에
이주영(경북PRIDE상품 캄보디아 시장조사원·자유기고가)

1992년부터 지뢰 제거를 목적으로 한 국제기관들의 활동이 시작됐고, 그동안 많은 성과를 거두었다. 그중 CMAC는 매년 수많은 양의 지뢰와 불발탄을 제거하는 쾌거를 이루었다.

CMAC는 훈련견을 이용하고 성능이 뛰어난 기기를 도입하는 등 기술적인 측면에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 외에도 지역 주민의 인식 개선 교육을 통해 불발탄의 위험성을 바로 알려 피해를 최소화하는 것은 물론 지뢰제거에 대한 매뉴얼 교육과 직원 재교육 등을 통해 활동가의 경험과 노하우를 전수한다. 이 같은 교육을 바탕으로 위험물에 대한 경각심을 바로 알리고, 더 나아가 불발탄 피해를 입은 지역민이 지역 사회에서 소외되지 않도록 하는 사회 통합의 목적도 함께 달성하고 있다.

지속적인 제거 노력에도 불구하고 캄보디아에는 600만개에 이르는 불발지뢰가 아직도 남아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전문가들은 지금과 같은 추세라면 캄보디아 땅에서 지뢰를 완전히 제거하는 데에 20년 정도 더 소요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영남일보·경북PRIDE상품지원센터 공동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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