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남의 차마고도 기행] 시장 유통 제품에는 7532칠자병차에 ‘설인청병’이라 이름 붙여 파는 ‘짝퉁’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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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5-08-28   |  발행일 2015-08-28 제35면   |  수정 2015-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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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해다창에서 생산하는 다호 7532는 1970년 무렵에 그 배합이 연구되기 시작했다. 75는 1975년 무렵부터 만들기 시작했다는 것을 의미하고, ‘3’은 3급의 찻잎을 중심으로 배합되고 있음을 나타내고, ‘2’는 나라에서 할당한 맹해다창의 번호를 의미한다.

작은 찻잎으로 만들어지고 있는 생차의 병차(원반형의 고형차)를 ‘소엽청병’이라고 부른다. ‘7532’와 그것보다 조금 큰 찻잎으로 만들어지는 ‘7542’가 소엽청병의 대표적 상품이라 할 수 있다. ‘7542’는 맹해다창에서 매년 계속 만들고 있는 상규차(常規茶)이지만, ‘7532’는 차 상인들의 주문에 따라 만들어진다. 그러한 이유 때문에 ‘7542’보다는 시장에서 유통되고 있는 수가 약간 적다고 말할 수 있다.

‘7542’의 전신이 된 ‘칠자소녹인원차’에 대해서 ‘7532’의 전신이 된 것은 ‘칠자홍대청병’이 아닐까 생각한다. 찻잎의 배합 상태와 시음을 한 후의 풍미는 공통점이 많다. 숙성 상태가 좋은 ‘7532칠자병차’는 1950년대 최고의 걸작인 ‘인급(印級)’의 차에서 느낄 수 있는 풍미와 비슷한 것으로, 대만의 차상인인 옥호헌(鈺壺軒)의 황씨가 1999년 11월에 ‘설인청병(雪印靑餠)’이라 이름을 붙였다. 그리고 ‘73청병’도 이 황씨가 붙인 것이다.

‘설인청병’에는 ‘인(印)’이라고 하는 문자가 있지만, 인급의 보이차는 아니다. 위에서 말한 것처럼 차상인이 독자적으로 이름 붙였지만, 애호가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인급의 보이차에는 1아2엽 혹은 1아3엽으로 불리는 2개나 3개의 잎이 붙은 새싹부분이 배합되고 있지만, ‘설인’의 베이스가 되고 있는 ‘7532칠자병차’는 1아1엽으로 하나의 싹에 하나의 잎이 붙은 1아2엽보다 빨리 채취한 어린 새싹을 배합하고 있다.

1아1엽의 배합에는 실험적인 것이 있었던지, 그렇지 않으면 비용이 비싸게 드는지 최근 7532칠자병차의 엽저(달인 후의 찻잎)를 보면, 1아2엽의 찻잎이 많고, 1아1엽의 찻잎은 별로 보이지 않는다.

가끔 ‘7532칠자병차’라 이름이 붙어 있는 것에 ‘설인청병’이라고 이름이 붙어 있으므로, 동시기의 ‘7532칠자병차’와 분별이 어려운 경우도 있다. 현재 시장에서 유통되고 있는 것 중에는 짝퉁이 많은데, 7532칠자병차에 ‘설인청병’이라 이름을 붙이고서 팔고 있는 경우도 많다. 진품을 확인하려면 포장지나 내비(찻잎에 파묻힌 종이)를 잘 살펴야 한다. ‘설인청병’은 1986~87년에 맹해다창에서 출시되어 차상인의 창고에서 보존된 것이지만, ‘설인청병’의 제1비(第一批·최초의 출하)는 1985년에 맹해다창으로부터 출시된 것이다. 이 제1비의 설인청병은 7매 1통으로 유면(油面)후지로 포장이 되어있기 때문에, 친숙한 대나무 껍질의 포장이 아니다. 또 1매마다 포장지 속에 있는 내표(內票)의 사이즈가 조금 작은 것이 특징이다.

설인청병의 깊은 색과 단맛이 강한 것으로 보아 초기 무렵에는 비교적 습도가 높은 창고에서 보존된 것으로 보인다. 생차의 특징인 상쾌한 느낌이 있는 것은 창고에서 숙성시키는 기술에 좌우된다. 작은 찻잎을 눌러 굳힌 병차는 공기가 잘 통하지 않고, 큰 찻잎을 눌러 굳힌 병차에 비해 숙성이 잘 되지 않고 곰팡이 같은 것이 많이 발생하기 때문에 무엇보다 숙성의 기술이 중요하다. 순하고 깊으면서 깨끗하고 가볍고 화려한 맛은, 7532칠자병차의 최고봉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철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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