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년간의 신념 담긴 일기…권정생과 30년간 오간 편지…‘기억할 만한’ 두 책

  • 배운철 백승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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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5-08-31   |  발행일 2015-08-31 제12면   |  수정 2015-08-31
20150831

“나는 지금 하루하루가 또 다른 한평생으로 살아간다. 오늘도 또 한평생을 살았으니 그것을 대강이나마 적는다.”

2003년 8월19일 화요일 이오덕의 일기는 이렇게 시작한다. 그는 이날로부터 닷새 전 암 선고를 받았고, 엿새 후 세상을 떠났다. 하지만 죽음 앞에 의연했다. “내 마음이 이렇게 편안한 것에 나도 놀랐다. 정말 이제 조용히 기쁘게 저승을 가게 되었다”고 썼다.

이오덕은 42년간 거의 매일 일기를 쓴 것으로 유명하다. 그의 일기는 2013년 출판사 ‘양철북’에서 5권의 책으로 묶어 냈다. 지난 4월에는 1권(나는 땅이 될 것이다: 한 권으로 읽는 이오덕 일기, 왼쪽)으로 줄여 재출판됐다. 교사로서, 교육사상가로서, 그리고 우리말 운동가로서 생전에 그가 가졌던 신념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이오덕과 권정생이 30년간 주고 받은 편지도 지난 5월 ‘선생님, 요즘은 어떠하십니까: 이오덕과 권정생의 아름다운 편지’(양철북)라는 책으로 나왔다. 두 사람이 주고받은 편지 중 일부(1986년까지)가 2003년에 출판된 적이 있지만, ‘내가 죽고 세월 지난 뒤에나 책으로 내라’고 한 권정생의 뜻에 따라 이내 절판됐다가 타계 8년 뒤에 제대로 빛을 보게 된 것이다. 이오덕이 타계하기 전 권정생을 생각하며 쓴 시와 권정생이 이오덕을 추모하며 쓴 글도 실려 있다.

아동문학을 통해 ‘영혼의 순수함’을 지키려던 두 사람의 속내가 그윽하게 배어 있다.

청송=배운철기자 baeuc@yeongnam.com
백승운기자 swback@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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