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현대커민스엔진 1년만에 멈췄다

  • 박광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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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5-09-01 07:06  |  수정 2015-09-01 07:06  |  발행일 2015-09-01 제1면
해외 건설장비시장 위축 직격탄
순손실 1100억…청산절차 돌입
지역 ‘성장엔진’ 기대 컸던 市
“폐업 영향 내밀하게 분석할 것”

대구의 성장엔진으로 큰 기대를 모았던 현대커민스엔진<유>이 중국을 비롯한 글로벌 건설 경기 불황에 따른 실적 부진을 견디지 못해 결국 공장 가동 1년 만에 문을 닫게 됐다.

3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과 현대중공업 등에 따르면 현대커민스엔진은 지난달 26일 임시사원총회를 개최, 해산을 결의하고 청산인 선임을 통한 청산 절차에 들어갔다. 이 회사는 2012년 현대중공업과 미국의 건설장비용 엔진 전문기업인 커민스가 50대 50 비율로 합작 출자해 만든 건설기계용 엔진 전문기업이다.

2012년 11월 대구시 달성군 테크노폴리스 내 7만8천㎡(2만3천600평) 부지에 750억원을 들여 연산 5만대 규모의 공장을 착공했다. 2013년 준공에 이어 지난해 6월부터 건설장비용 엔진을 양산했다. 올 6월까지 유상증자를 통해 모두 1천340억원을 조달했다. 초기 투자비용까지 합치면 모두 2천90억원이 들어갔다.

그러나 중국을 비롯한 전 세계 건설장비 시장이 위축되면서 공장 가동 첫해부터 직격탄을 맞았다. 지난해 영업손실 172억원과 순손실 185억원을 기록했다. 올 상반기에도 46억원의 영업손실과 909억원의 순손실을 입었다. 회사 설립 이후 누적 영업손실은 350억원, 순손실은 1천100억원에 달한다. 최근 공장가동률은 20%대에 머물렀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현대커민스엔진에서 생산하는 건설장비용 엔진 절반 이상이 중국으로 수출되는데 최근 중국의 건설경기 침체로 현지 수요가 40%나 감소했다”며 “전 세계 건설장비 시장의 불황으로 적자가 누적되고 경영난이 지속되면서 경영정상화가 어려울 것으로 판단돼 청산을 결정했다. 현재 100여명의 직원들은 희망퇴직 절차를 밟고 있다”고 밝혔다.

대구시 관계자는 “회사 청산에 따른 영향을 분석하고 있다. 내밀하게 봐야 할 것 같다”며 “지역에 어렵게 둥지를 튼 대기업 계열사가 공장을 가동한 지 얼마 되지 않아 문을 닫게 돼 아쉽다”고 말했다.

박광일기자 park85@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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