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등급 3곳·E등급 3곳… 대구·경북 4년제大 ‘선전’ 전문대 ‘빨간불’

  • 박종문
  • |
  • 입력 2015-09-01 07:22  |  수정 2015-09-02 11:42  |  발행일 2015-09-01 제3면
교육부, 대학 구조개혁 평가 결과 발표
20150901

교육부의 대학구조개혁 평가 결과는 예상보다 파장이 컸다. 대구권 각 대학은 수시모집을 앞두고 교육부가 전격 평가결과를 공개함에 따라 대학사회에 적지 않은 변화를 몰고 올 것으로 예상했다. 지역대학은 대학에 대한 평가가 과거의 명성이나 전통보다는 학생을 위해 실질적으로 어떻게 운영하느냐에 따라 우열이 가려지는 시발점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과거 명문대와 비명문대의 기준이었던 우수한 입학생과 뛰어난 교수진에다, 전반적인 학교운영 능력을 더 중시하는 방향으로 평가기준 자체가 달라지면서 향후 입시와 지역사회에 미칠 파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교육부는 개별 학교의 점수, 등급까지 모두 공개하겠다는 방침을 바꿔 그룹1(A~C)과 그룹2(D~E)로 구분한 등급별 학교 수만 공개했다. 단, D·E그룹은 학교 명단을 공개했다.


입학자원 감소 선제적 대응
정원 감축으로 연착륙 유도

4년제 대학 160여개 가운데
지역 3곳 등 34개大 A등급


대학 구조개혁 배경

이번 대학구조개혁 평가는 학령인구 감소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것이다. 입학가능 자원이 2013학년도에 약 56만명이었던 것이 2017학년도에는 52만명으로, 2020학년도에는 47만명으로, 2023학년도 약 40만명으로 줄어든다. 이대로 둘 경우 대학정원이 입학 가능자원을 초과해 대량 미달사태, 학교 도산 등 부작용이 우려됨에 따라 대학구조개혁을 통한 정원감축으로 연착륙을 유도하기 위한 것이다.

실제 정부가 인위적인 대학 구조조정을 하지 않을 경우, 비수도권 전문대→비수도권 4년제→수도권 전문대→수도권 4년제 순으로 정원이 줄어들기 시작하면 수도권과 비수도권 교육 격차가 확대될 뿐 아니라 궁극적으로는 ‘수도권과 영남권 대학만 생존할 것’이라는 끔찍한 분석도 있다.


대구·경북 평가 결과

4년제는 선전, 전문대는 충격으로 요약된다. 4년제는 평가받은 160여개 대학 가운데 34개교가 A등급을 받았는데 지역에서는 영남대와 포스텍, 한동대가 이름을 올렸다. 영남대는 이번 평가를 계기로 지역을 대표하는 사학의 입지를 굳히고 한 단계 도약하는 계기를 마련했다.

대구대·대구가톨릭대·대구한의대·경일대도 어려운 여건을 극복하고 B등급을 받음으로써 자부심을 갖게 됐다.

반면 경북대와 계명대의 C등급은 충격적이다. 대구·경북지역 사회에서 전통적인 명문대로 자리매김해 온 경북대의 위상 추락은 지역 사회와 대학 모두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우려되는 점이 많다. 장기적인 총장 부재 사태 등의 직간접적인 원인 분석이 이뤄지고 있지만, 조속한 시일 내 거점국립대의 위상을 회복해야 하는 숙제를 안게 됐다.

계명대는 많이 실망한 모습이다. 결과적으로 대구권 대학 가운데 가장 나쁜 성적표를 받아 들게 되면서 재도약의 기회를 놓쳤다는 평가가 많다. 대형 대학으로서 평가에 불리한 요소가 많다는 점을 인정해도, 그동안의 위상에 비해서는 실망스러운 결과라는 게 중론이다. 이번 평가에 미온적으로 대처한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경북대와 계명대는 근소한 차이로 B와 C등급으로 구별되는 이번 평가의 희생양이 된 측면이 있다.

아무튼 이번 평가 결과는 전체적으로 볼 때 다른 지역에 비해 대구권 대학의 성적표가 우수해 대구가 전통적인 교육도시라는 사실을 확인하게 된 계기가 됐다.

지역 전문대는 충격에 휩싸였다. 영남이공대, 영진전문대, 구미대 등은 전국적인 지명도를 갖고 있는 데다 각종 평가나 사업 선정에서 선도적인 대학으로 명성을 떨쳤으나 이번 평가에서는 전혀 뜻밖에 C등급을 받았다. 대구과학대만이 유일하게 B등급을 받는 데 그쳤다.

지역 전문대는 설립 배경이 다양하고 규모도 차이가 많아 중하위 그룹이 많을 것으로 예상은 했지만, 의외로 상위그룹이 없어 평소 인식과는 다른 성적표를 받은 느낌이다.

평가 자체에 의구심을 제기하기도 하지만, 향후 다른 지역 A·B등급과의 비교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문제점을 파악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전문대의 경우 4년제보다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신입생 충원의 어려움이 곧 닥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특단의 대책을 세우지 않는 한 지역 전문대의 앞날에는 빨간불이 켜질 것이다.


D등급, 경쟁력 제고 컨설팅
E등급, 각종 재정지원 제한
2018년까지 정원 감축 이행
수도권大 이행 여부 불투명


D·E 그룹 운명은


당근과 채찍이 함께 동원된다. 평가 결과가 미흡한 대학에 대해서는 강도 높은 구조개혁을 추진하되, 교육의 질을 끌어 올릴 수 있는 대학의 자율적 노력 또한 적극 지원한다는 것이 교육부의 방침이다.

E등급 대학에 대해서는 정부의 재정지원이 기존 체제 버티기 수단이 되지 않도록 정부재정지원사업, 국가장학금, 학자금대출 지원을 완전히 제한하는 등 엄격한 재정규율이 적용된다. 특히 컨설팅을 통해 구조개혁 평가 결과 및 여건, 특성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평생교육기관으로의 기능 전환 등 획기적인 조치가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

반면 평가 결과가 다소 미흡한 D등급은 컨설팅을 통해 가능성이 있는 대학은 학사구조 개편 등 경쟁력을 제고할 수 있도록 지원할 방침이다. 또 같은 D등급이라도 평가 결과(80점 기준)에 따라 정부 재정지원 제한 범위를 차등적으로 적용해 부담을 줄여줄 방침이다.


기대 효과


정원감축은 비수도권대에 여러모로 유리한 영향을 줄 가능성이 많다.

2013학년도의 경우 미충원 인원의 96%가 비수도권대학이었고, 그 가운데 비수도권 전문대학이 51.5%를 차지했다. 대학구조개혁을 하지 않을 경우 군소도시 소규모 전문대학부터 소모적인 학생유치 경쟁에 나서면서 혼란은 불을 보듯 뻔하다. 행여 지역대학이 문을 닫기라도 한다면 지역사회가 크게 위축될 가능성이 많다.

이는 지역균형발전을 저해하고 지역의 고등교육 생태계가 황폐화되는 사태로 이어질 것은 불문가지다. 교육부의 선제적인 대학 구조개혁이 대학사회는 물론 비수도권 고등교육 생태계 유지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나아가 대학이 적극적으로 국가와 사회가 필요한 인력을 양성함으로써 청년실업난이나 직업 미스매치가 대폭 해소될 기대감을 갖게도 한다.


향후 일정과 남은 과제

이번 평가결과에 따른 정원감축은 2018학년도까지 이행하면 된다. 대신에 앞서 1주기에 선제적으로 감축한 부분은 2주기에서 그만큼 덜 줄여도 된다. 이에 따르면 대구권 대학 대부분은 이번 평가로 추가 정원감축은 없을 전망이다.

교육부는 조만간 중·장기 인력수급 개선을 바탕으로 사회수요에 부응하는 학과로 정원을 이동하는 학사구조 개편을 지원할 방침이다. 인문사회계 정원을 줄이고 그만큼 이공계 정원을 늘리는 대학에 재정지원을 강화하는 방식을 동원하는 만큼 대학 간 경쟁이 치열할 전망이다.

하지만 이번 대학구조개혁 평가가 법률미비로 감축권고에 그침에 따라 수도권대학의 정원감축 여부는 여전히 불투명한 상황이다. 교육부는 각 대학에 평가 결과를 통보하면서 감축권고 준수 여부를 정부재정지원사업 심사에 반영하기로 했지만, 수도권대학이 정부사업을 포기하면서 정원감축을 하지 않고 버틸 경우 달리 제재 방법이 없다.

한편 교육부는 2016학년도 대학진학을 준비하는 수험생이나 학부모들은 대학 선택 시 진학하고자 하는 대학이 학자금대출이 제한되거나 국가장학금을 지급하지 않는 대학인지 확인(교육부, 한국장학재단 홈페이지)해 등록금 마련에 차질이 없도록 주의를 기울일 것을 당부했다.
박종문기자 kpjm@yeongnam.com

■ 지역 주요大 구조개혁 평가결과
대학 평가
등급
정원감축
권고비율
경북대 C 7%
영남대 A 자율감축
계명대 C 7%
대구대 B 4%
대구가톨릭대 B 4%
대구한의대 B 4%
경일대 B 4%
한동대 A 자율감축
경운대 B 4%
동양대 B 4%
경주대 D 10%
대구외대 E 15%
영남이공대 C 5%
영진전문대 C 5%
대구보건대 C 5%
계명문화대 C 5%
대구과학대 B 3%
수성대 C 5%
대경대 D 7%
호산대 C 5%
성덕대 D 7%
대구미래대 E 10%
영남외국어대 E 10%
■ 2016학년도 학자금 대출 제한대학
구분(제한 범위) 학 교 명
4년제
(16개)
일반 50% 
(10개교)D등급
강남대, 경주대, 극동대, 상지대, 세한대, 수원대, 영동대, 청주대, 호원대, 한영신학대
일반 든든 100% (6개교) E등급 대구외국어대, 루터대, 서남대, 서울기독대, 신경대, 한중대
전문대
(21개)
일반 50% 
(14개교) D등급
김포대, 농협대, 목포과학대, 여주대, 서일대, 성덕대, 세경대, 송곡대, 송호대, 수원과학대, 상지영서대, 천안연암대, 충북도립대, 한영대
일반 든든 100% (7개교) E등급 강원도립대, 광양보건대, 대구미래대, 동아인재대, 서정대, 영남외국어대, 웅지세무대
■ 2016년 그룹2 재정지원 제한 범위
등급 정부재정
지원사업
국가장학금 학자금
Ⅰ유형 Ⅱ유형 일반
D등급 80점
이상
기존 사업 지원 지속
신규 사업 지원 제한
- 신편입생
지원제한
-
80점
미만
기존 사업 지원 지속
신규 사업 지원 제한
- 신편입생
지원제한
신편입생
50%제한
E 등급 전면 제한 신편입생
지원제한
신편입생
지원제한
신편입생
100%제한
※전문대학의 경우, D등급을 78점 이상과 78점 미만으로 구분 
기자 이미지

박종문 기자

기사 전체보기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인기뉴스

영남일보TV





영남일보TV

더보기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