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9일 오전 11시쯤 A씨(76)는 대구도시철도 2호선 신남역 에스컬레이터에서 B씨(79)의 지갑을 훔쳤다. 지갑에는 현금 4만5천원이 전부였다. A씨는 결국 경찰에 덜미를 잡혔다. 그는 조사과정에서 매달 받는 30여만원의 정부 보조금으로는 약값을 감당할 수 없어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했다. 기초생활수급자인 A씨는 오랫동안 지병을 앓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대구지역 강·절도 사건 10건 중 7건은 피해금액이 100만원 이하인 ‘생계형 범죄’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소액 강·절도 건수는 최근 5년간 급증해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1일 박남춘 국회의원(새정치민주연합)이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4년 대구지역에서 발생한 강·절도 사건은 모두 1만4천696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2010년 1만5천815건에 비해 7.07% 감소한 수치다.
반면 소액사건(100만원 이하)은 2010년 5천249건에서 1만793건으로 2.1배 증가했다. 전체 강·절도의 33.2%에 불과했던 소액사건 비율이 73.4%로 급증한 것.
더욱이 최근 5년간 대구지역 소액사건의 증가폭은 7대 특별·광역시 가운데 둘째로 높다. 지역별로는 서울이 2.8배로 가장 증가폭이 컸고, 대구에 이어 인천(1.9배), 부산(1.7배), 대전(1.6배), 광주(1.5배), 울산(1.1배) 순이었다.
박 의원은 “생계형 범죄의 급증은 경제난과 양극화의 그늘을 보여주는 것으로, 예방활동과 함께 사회정책적인 대안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이연정기자 leeyj@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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