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상리동 소망모자원 아이들, 뉴스앵커…플로리스트…“직업체험 신기”

  • 글·사진=김호순 시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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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5-09-23   |  발행일 2015-09-23 제12면   |  수정 2015-09-23
“경제적 독립 도움” 엄마들도 호응
대구 상리동 소망모자원 아이들, 뉴스앵커…플로리스트…“직업체험 신기”
지난 12일 <주>희망교육 진로체험장에서 소망모자원 아이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내 꿈은 요리사입니다. 맛있는 요리를 척척 만드는 요리남이 요즘 대세라죠. 감자도 깎을 줄 알고, 사과도 예쁘게 깎아 담아내는 것을 좋아합니다. 견학 가는 날이면 아침 일찍 일어나 엄마를 도와 김치삼각김밥을 곧잘 만들어요. 오늘 진로직업체험 캠프를 해보니, 사람들에게 재미있고 유익한 요리 프로그램을 만드는 PD가 되고 싶습니다.”(김유동·서구 중리초등 3년)

지난 12일, 대구시 서구 상리동 소망모자원 아이들 19명은 <주>희망교육(이투에프 진로교육시스템)에서 뜻깊은 체험을 했다.

아이들은 어머니 11명과 함께 소망모자원을 출발해 오전에는 진로진단과 진로직업 강의를 들었고, 곧이어 뉴스제작에 들어갔다. 아이들은 앵커, 카메라 감독, PD, 작가, 스포츠 캐스터, 기상 캐스터, 취재기자, 엔지니어 등 역할을 분담해서 편성에 들어갔다.

TV로 만화를 즐겨 본다는 김관우군(11)은 “그동안 뉴스는 통 관심이 없었어요. 어른들이 보는 뉴스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알고, 내가 직접 기상 캐스터를 해 보니 재미있고 신나요. 남들보다 먼저 날씨를 알 수 있다는 게 신기했어요”라며 웃었다. 이어 “다음에 또 체험할 기회가 된다면 뉴스의 꽃이라 불리는 뉴스앵커를 해 보고 싶어요. 오늘 직업체험을 하면서 나도 빨리 커서 어른이 되고 싶었어요. 고생하는 우리 엄마를 쉬게 해 드리고 싶어요”라며 의젓하게 말했다.

아이들은 도시락과 간식을 먹은 후, 오후에는 원예 세트장으로 이동해 실내 조경사, 플로리스트, 실내 장식디자이너, MD(상품기획자) 등의 직업세계를 체험했다.

실내조경 체험은 팀별 디자인 콘셉트를 정하고, 작품구상 및 재료를 결정한 후 공간을 연출해 보는 것. 딸과 함께 이곳을 찾은 김영해씨(42)는 “초등학교 1학년인 아이가 아직 많은 체험은 할 수 없어 아쉽지만, 뜻깊은 시간이었다”며 “어머니들도 소망모자원을 떠나면 경제적 독립을 하는 것이 목표이기 때문에 진로와 직업의 세계에 관심이 많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뉴스 제작한 영상결과물을 보니 기특하다. 아이들과 함께 다양한 직업 이야기도 나누는 좋은 기회가 됐다”고 말했다.

소망모자원은 만 18세 미만의 자녀를 양육하는 무주택 저소득 모자가족을 보호하는 시설로, 현재 46가구가 입주하여 생활하고 있다. 입주 후 최대 5년까지 경제적 자립을 목표로 이웃사촌들과 오순도순 열심히 살고 있다.

글·사진=김호순 시민기자 hosoo0312@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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