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는 아이 달래는 스마트폰…눈 건강 망친다

  • 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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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5-10-06 07:58  |  수정 2015-10-06 07:58  |  발행일 2015-10-06 제18면
손바닥 안에서 영화보고 게임하고…근거리 주시 늘어 근시 어린이 증가
하루 한 시간 이상 사용 못하게 해야
우는 아이 달래는 스마트폰…눈 건강 망친다

“학교에서 신체검사를 받았는데 안과에 가 보래요. 영유아 건강검진에서 안과에 가 보래요.”

요즘 외래를 보다 보면 보호자에게 가장 많이 듣는 이야기이다. 이렇게 안과에 오는 경우는 아이가 ‘근시’일 때가 가장 많다.

‘근시’와 생활 속에서 근시의 진행을 막는 방법으로 스마트폰 사용에 대해 알아보자. 아이의 눈에 근시가 있다고 이야기하면 보호자들에게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은 “도대체 근시가 뭐죠? 그럼, 우리 애가 무조건 안경 껴야 하나요?”이다.

일반적으로 근시인 눈은 가까운 것은 선명하게 보이고 멀리 있는 것은 희미하게 보인다고 생각하면 된다. ‘아! 맞아. 내 눈은 안경이나 렌즈를 벗으면 가까운 것은 보이고 멀리 있는 것은 잘 안 보이던데…. 나도 근시구나’ 하는 분들도 있을 것이다. 멀리 있는 것을 선명하게 보려면 근시 정도에 따라서 눈앞에 오목렌즈(안경이나 콘택트렌즈)가 필요하다.

친구들에게 “너 시력이 몇이니”라고 물었을 때, 어떤 친구는 “나 1.0이야" 하는가 하면 어떤 친구는 “나는 -2"라고 말을 하게 된다. 사실 시력은 -2가 아니고, 이 경우 본인 눈이 근시(보통 근시를 ‘-’로 표현한다)로 2디옵터(Diopter, 단위)란 뜻이고, 눈이 멀리 있는 것을 잘 보려면 눈앞에 -2디옵터의 렌즈가 필요하다는 뜻이다.

이 렌즈를 안경이 해 줄 수도 있고, 콘택트렌즈가 해 줄 수도 있다. 숫자가 커질수록 근시 정도도 커진다. 가령 ‘-2’보다는 ‘-6’이 근시 정도가 큰 것이며, 안경의 렌즈를 생각한다면 렌즈가 더 두꺼워지는 것이다. 근시가 있다고 무조건 안경을 착용하는 것은 아니다. 아이의 근시 정도, 나이, 사시동반 유무, 교정시력 정도 등 다양한 부분을 고려해서 안경 처방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외래에서 부모들에게 근시에 대해서 여기까지 설명을 하면, 이제는 근시를 막는 또는 그 진행을 늦추는 방법에 대해서 많이 궁금해한다.

이럴 땐 “TV를 가까이서 봐서 눈이 나빠진 것(근시가 생긴 것) 같아요. TV를 없애버릴까요?”라고 한다.

부모들도 예전에 많이 들었던 이야기 중 하나일 것이다. 아이의 근시 진행이 걱정되어서 TV를 없애버렸다는 부모들도 있다. 하지만 이전의 연구를 보면 TV 시청과 근시 진행이 그다지 관련은 없는 것 같다. 오히려 아이가 TV를 볼 때 자꾸 앞으로 가서 본다거나 눈을 찡그려서 본다면 근시가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하고 안과 진료를 받아봐야 한다. 왜냐하면, 아이가 TV 속의 재미있는 것을 보고는 싶은데 근시 때문에 잘 안 보이니 선명하게 보려고 자기도 모르게 TV 쪽으로 다가가는 것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TV보다 스마트폰이 더 문제다. 요즘은 외래에서 진료를 기다리는 아이나 보호자들이 스마트폰으로 영화를 보거나 게임을 하는 것이 전혀 낯설지 않다.

그렇다면 스마트폰 사용과 근시 진행은 어떤 관련이 있을까. 스마트폰의 사용과 근시 진행에 대한 명확한 연구가 아직까지 많은 것은 아니다. 그러나 스마트폰의 장시간 사용은 곧 근거리주시 (또는 근거리작업) 시간의 증가를 의미한다는 것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왜냐하면, 이전부터 근거리주시의 증가와 근시 진행은 여러 연구에서 강한 연관성을 보였기 때문이다. 따라서 성장기 아이들의 스마트폰 장시간 사용과 근시 진행의 가능성은 무시할 수 없을 것이다.

지난해 제44회 눈의 날을 맞아 대한안과학회는 ‘근시’를 주제로 대국민캠페인을 시행했다. 이때 제시된 ‘청소년 근시 예방 권고안’ 중의 하나로 ‘스마트폰은 하루에 1시간 이하로 사용합니다’가 있었다. 그만큼 이제 스마트폰으로 인한 근시 진행 가능성을 생각해야 한다는 의미이다.

이미 생활의 일부가 되어버린 스마트폰을 갑자기 너무 오래 하지 말라고 아이들을 설득하고 그들에게 실천하게 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닐 것이다. 가장 쉬울 것 같으면서도 가장 어려운 것이 생활습관의 변화이다. 생활에서 이 작은 변화는 근시 진행을 늦춰주는 데 분명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임호기자 tiger35@yeongnam.com
▨도움말= 영남대병원 안과 김원제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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