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란의 메가트렌드 읽기 .32] 다가오는 기후난민의 시대

  • 이영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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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5-10-06   |  발행일 2015-10-06 제29면   |  수정 2015-10-06
“미래엔 더위 피해 북반구로 인구 대거 이동”
20151006
현재는 전쟁과 가난을 피하려는 중동과 북아프리카, 아시아 난민들이 유럽으로 쏟아져 들어가고 있지만 앞으로 기후변화와 관련한 기후난민이 지구촌 북쪽으로 집중 유입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시리아 내전을 피해 유럽으로 향하는 중동의 난민들.

최근 미국 오바마 대통령의 강력한 경고로 향후 급증할 것으로 예측되는 ‘기후난민’에 대한 지구촌의 관심이 뜨거워지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달 27일(현지시각) 유엔 개발정상회의 연설에서 “이제 우리는 기후변화 난민을 보게 될 것”이라며 “특히 가장 가난한 사람들은 해면 상승과 가뭄의 심화 등으로 가장 큰 부담을 지게 된다”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그는 “기후변화를 막기 위한 용기있는 행동을 택하라”고 역설한 프란치스코 교황을 거론한 뒤 “교황 성하가 (기후변화와 관련해) 이 세계를 통탄한 것은 적절했다. 12월 파리에서 열리는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21)에서 강력한 기후변화 합의를 이뤄내야 한다”고 촉구했다.


전쟁·가난 이은 새 이민 트렌드
15년후 강대국 국민의 20% 차지
해면상승·가뭄심화가 주 원인
2060년 적도국가들 소멸 할 수도


실제로 지금은 전쟁과 가난을 피하려는 중동과 북아프리카, 아시아 난민들이 유럽으로 쏟아져 들어가고 있지만, 머지 않아 기후난민이 급격히 증가할 것이라는 것이 미래전문가들의 전망이다. 전쟁과 가난이 원인이 되어 고국을 떠나는 것이 아닌, 기후변화로 인한 인구이동이 늘어날 것으로 예측하는 것이다.

현재 중동과 북아프리카, 아시아 지역에서 수십만 명의 난민이 쏟아지는 상황에서 EU의 국경은 난민으로 넘친다. 원인은 시리아 내전 사태다. 각 국가가 난민 자격이 없는 이민자들은 신속히 돌려보낼 움직임이 생기면서 EU 정상들이 시리아 난민들을 돕고자 유엔구호기구에 10억유로(약 1조3천억원)를 추가로 지원하기로 결정하였다.

미국 세계인구국이 지난해 7월에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대략 세계 인구의 3%(약 2억3천만명)는 자신의 조국인 개발도상국을 떠나 타국으로 이동하고 있다. 태어난 모국을 떠나는 이주민들은 현재 3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이들 난민의 수는 2040년이 되면 4억명에 도달할 가능성이 있다.

빈곤과 전쟁을 피하기 위해 대량 이주하는 난민들은 앞으로는 지구의 북반부로 주로 많이 이동하여 재분배될 것이라는 것이 세계적인 미래기술예측기관(Techcast Global)에서 활동하는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난민들이 조국을 떠나는 가장 큰 움직임은 남반구에서 시작한다. 개발도상국의 모든 이민자 3분의 1은 아시아에 살고 있다. 실질적 인구 이동은 서쪽에서 동쪽으로, 그리고 남반구에서 북반구로 이동한다. 물론 X세대나 밀레니엄세대(2000년대 세대)는 사업기회나 문화적 이익을 추구하기 위해 다른 나라로 이동하는 반대 트렌드(counter-trend)도 있다.

전문가들은 2030년 경에는 대부분의 주요 강대국의 국민 20%가 이주민으로 구성될 것이라고 보면서, 이 이민자들이 많은 긍정적인 효과도 나타낼 것이라고 본다.

미국인구조사국의 2013년 11월 자료에 따르면 미국 국민의 8분의 1은 미국 밖에서 태어난 사람이다. 미국에 도착한 이민자들이 2010년에만 100만명이 된다. 미국의 통계전문사이트인 ‘스태티스타(www.statista.com)’는 지난 3월에 발표한 자료에서 2015년과 2020년 사이에 선진국에서는 1천250만명의 이주민이나 난민을 받아들일 것이며, 2010년부터 2050년까지는 5년마다 1천150만명의 이주민이나 이동인구가 선진국으로 유입될 것이라고 본다.

바야흐로 인구이동은 가난한 땅에서 부유한 땅으로, 더운 땅에서 북쪽 땅으로 진행된다. 국경이나 경찰의 힘으로 밀려들어오는 난민을 막을 수 없게 되는 상황이 온다.

거대한 난민의 물결이 북쪽으로 향하게되면서 2060년경에는 중동국가나 적도지역의 국가들이 상당수 소멸하는 상황이 벌어질 가능성이 크다. 더위 때문에 국민들이 이동하는 것이 보편화되는 시대가 머지않은 듯하다.

이영란기자 yrlee@yeongnam.com
▨자료제공=유엔미래포럼 한국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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