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글로벌 그린시티를 향해 ! .2] 일상 속 저탄소 녹색 생활

  • 노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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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5-10-08   |  발행일 2015-10-08 제23면   |  수정 2015-10-08
버려진 공터에 텃밭 만들고 탄소포인트제 가입 “온실가스 줄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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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성자 태왕아너스스카이 그린마을 추진위원장이 그린 마을 주민 텃밭에서 비가 올 때 모아뒀던 빗물로 채소에 물을 주고 있다. 노진실기자 know@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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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성군 그린리더들이 ‘쿨 맵시 입기’와 ‘자기 쓰레기 가져가기’ 등의 캠페인에 참여하고 있다. <달성군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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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그린시티’는 지자체의 정책적 노력만으로 가능한 것은 아니다. 구슬이 서 말이어도 꿰어야 보배가 되는 법. 지자체가 내놓은 각종 환경 정책을 완성하는 것은 시민과 기업 등 구성원의 적극적인 협조와 실천일 것이다. ‘저탄소 녹색 생활’이 대구의 일상 속에 조금씩 자리 잡고 있다. 저탄소 녹색생활을 실천하고 알리기 위해 노력하는 우리네 이웃을 만나봤다.

◇그린아파트-태왕아너스스카이
친환경 빨랫비누·EM발효액 만들기…
입주민 자발적 참여로 녹색생활 실천

◇그린리더-녹색정책 홍보대사
대구서 지난해 3천여명 활발한 활동
쿨맵시·저탄소명절보내기 등 캠페인

◇그린마트-이마트 성서점
고효율 조명 교체…친환경제품 판매…
에너지 저감경영으로 ‘녹색매장’ 선정

◆그린 아파트

대구시 중구 대신동에 있는 태왕아너스스카이 아파트는 녹색생활실천 우수아파트로 널리 알려져 있다. 이 아파트는 2013년엔 대구 중구청이 개최한 ‘녹색생활실천 우수공동주택 경진대회’에서 최우수상을 받았으며, 지난해엔 대구시와 그린스타트 대구네트워크에서 주최한 ‘녹색아파트 공모대회’에서 당당히 대상을 차지했다. 올해도 대구시의 ‘공동주택 모범관리단지’로 선정됐다. 삭막한 도심 한가운데 위치한 아파트에서 놀랄 만한 ‘녹색 기적’이 일어난 것이다.

지난 5일 이 아파트를 찾아본 결과, 깔끔하고 쾌적한 환경과 함께 재활용 상자텃밭 등 녹색생활의 흔적을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었다. 이 아파트는 입주민의 자발적인 참여와 노력으로 다양한 온실가스 저감방안과 녹색생활 방안을 실천하고 있는 것.

2012년 지하주차장의 전등을 LED등으로 교체한 것은 이 아파트의 대표적인 에너지 절약 사례다. 아파트는 에너지관리공단에서 대출받은 돈으로 LED 교체를 한 뒤, 아낀 전기료만큼 대출금을 갚아나갔다. 대출금을 갚는 데는 24개월이 걸렸지만, 주민 부담금은 한 푼도 들지 않았다.

이 아파트의 탄소포인트제 가입률은 무려 98%에 달한다. 전체 492가구 중 외국인을 제외하곤, 거의 모든 가구가 탄소포인트제에 가입했다. 입주민 대표들이 직접 탄소포인트제 관련 교육을 받고, 이웃에게 가입을 권유하면서 아파트 전체로 탄소포인트제 가입 바람이 불었던 것.

아파트에서 만난 한 입주민은 “탄소포인트제에 가입한 후 전기와 도시가스 등 사용량을 줄인 만큼 돈으로 돌려받는다. 연간 1만원을 돌려받은 집도 있고, 2만원을 돌려받은 곳도 있다. 온실가스도 감축하고, 경제적 인센티브도 생겨 만족한다”고 했다.

이 아파트를 그린 아파트로 알린 또 하나의 사례는 텃밭이다.

아파트 부녀회 등은 아파트 단지에 버려져 있던 작은 공터를 개간해 텃밭을 만들었다. 텃밭 작물을 재배하는 데 필요한 물은 빗물을 받아 쓴다. 버려진 땅에 버려지던 빗물을 이용해 무공해 텃밭이 조성된 것. 이곳에서 재배된 상추, 고추, 토란 등 채소는 경로당 어르신에게 제공되거나 형편이 어려운 이웃에게 전달된다.

이 아파트에선 친환경 녹색생활이 습관이 돼 있다. 주민들이 쓰고 남은 폐기름을 활용해 빨랫비누를 만들어 이웃에게 나눠주고, 쌀뜨물로 EM발효액도 만들어 사용했다. 지난해 6월엔 아파트 놀이터에서 ‘솔라캠핑카 및 자전거 발전기 체험교실’을 열어 입주민과 어린이들에게 태양광 에너지를 이용한 신재생에너지 활용체험을 제공하기도 했다.

음식물 쓰레기종량제도 대구에서 이 아파트가 가장 먼저 시작했다.

류성자 태왕아너스스카이 그린마을 추진위원장은 “주민이 조금만 합심한다면 환경보호나 온실가스 줄이기가 그렇게 힘든 일은 아니다. 아파트에서 크고 작은 녹색생활을 실천하면서 환경보전과 보호에 기여할 수 있고, 아파트 이미지도 더 좋아져 일석이조”라고 말했다.



◆그린 리더

일상 속 저탄소 녹색생활이 전파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한 축이 바로 ‘그린리더’다.

그린리더는 일상생활 속에서 온실가스 줄이기 등을 모범적으로 실천하고, 각종 녹색 정책 관련 홍보대사의 역할을 수행하는 이들을 일컫는다. 기후변화의 이해, 탄소포인트제, 에너지 위기, 가정 에너지 절약법 등 활동에 필요한 지식과 기술을 습득하는 그린리더 교육과정(초·중·고급)을 이수해야 그린리더가 될 수 있다.

대구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대구시의 그린리더는 3천여명(초급 2천934명, 중급 914명, 고급 82명)에 이른다. 평범한 주부에서 평소 환경에 관심이 많던 시민까지 다양한 이들이 그린리더가 되고 있다. 이들 그린리더는 지역 곳곳에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그린리더 김원자씨(50·달성군 화원읍)는 지난해 3개월에 걸쳐 그린리더 양성교육을 받은 뒤 유아와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환경 관련 교육을 하고 있다. 또 쿨맵시, 저탄소 명절 보내기 등 캠페인에도 활발히 참여한다. 자신의 SNS에 녹색생활과 관련된 각종 정보를 올리는 일도 잊지 않는다.

김씨는 “달성군청 환경과에서 기간제로 업무보조를 할 때 업무 지식을 쌓고자 그린리더 교육을 받았다. 지난해엔 각 가정집의 온실가스 진단을 했고, 올해에는 초등학교 그린스쿨 등에서 어린이에게 환경문제의 중요성 등을 알리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그린리더 황용옥씨(62·달성군 화원읍)는이미 수년 전에 그린리더 초·중·고급 교육을 모두 이수했다. 황씨는 달성군 자연보호협의회에 소속돼 매월 첫째 금요일에 환경정화 활동을 한다. 환경 관련 캠페인에도 꾸준히 동참한다.

달성군 다사읍에 거주하는 황해순씨(60)는 지난해 그린리더 고급자 교육을 수료했다. 그린리더가 된 후 각 가정을 방문해 대기전력을 측정하고, 에너지 절약법을 안내하고 있다.

황씨는 “대구역 광장 등에서 홍보활동을 할 때면 어르신은 귀담아듣지만, 젊은 층은 환경에 대해 무관심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우리나라도 유치원, 학교 등지에서부터 환경교육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린 마트

대구시는 유통매장과 호텔, 은행,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온실가스 감축 가이드라인 개발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이에 일부 유통매장에서도 온실가스 줄이기에 동참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이마트 성서점은 △건물 △상품 △문화 분야로 나눠 온실가스 줄이기 등의 녹색 친환경 경영을 지속적으로 실천해, 2012년과 올해 두 차례나 환경부가 지정하는 ‘녹색매장’에 선정됐다.

이마트 성서점은 조명에너지 절감을 위해 2011년 매장과 주차장의 일반 전등을 고효율 조명으로 교체했으며, 냉난방 에너지를 줄일 수 있도록 시스템을 변경했다. 또 옥상 광고탑의 조명 시간을 줄이고, 매장 내 무빙워크의 형광등도 25%가량 소등했다. 화장실 역시 절수형 변기로 교체하고, 탕비실의 수도꼭지도 기존 20㎜짜리에서 15㎜짜리로 교체했다.

친환경 녹색경영은 매장에서도 이어진다. 54㎡ 이상의 매장에서 다양한 친환경 녹색제품을 적극 홍보·판매하고 있는 것.

이마트 성서점의 지속적인 에너지, 온실가스 저감경영은 실제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이마트 성서점의 전기·용수 사용량과 폐기물 발생량이 2013년 대비 크게 줄어든 것이다.

하철규 이마트 성서점 기술팀장은 “친환경 시설 의 경우 투자한 후 3년이 지나서부터 온실가스 저감 효과를 볼 수 있어 장기적인 안목으로 접근해야 한다. 성서점은 4~5년 전부터 온실가스 줄이기 시스템을 구축했고, 그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했다.

노진실기자 know@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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