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커플 "지금 아니면 어려워" 4만㎞ 오토바이 전국일주

  • 입력 2015-10-08 14:27  |  수정 2015-10-08 14:27  |  발행일 2015-10-08 제1면

중국의 젊은 연인 한쌍이 오토바이 한 대에 의지해 1년 가까이 4만㎞에 달하는 전국일주 여행을 해 화제가 되고 있다.


 중국 화서도시보(華西都市報)는 313일간 오토바이로 3만9천236㎞를 달려 중국의20여개 성, 100여개 도시를 여행하고 돌아온 쓰촨(四川)출신 청년 장링촨(蔣靈川·29)씨와 그의 여자친구 옌쯔(燕子)씨의 사연을 8일 보도했다.


 장씨는 2012년 5월 친구와 청두(成都)에서 출발해 어메이산(峨眉山)까지 자전거여행을 하던 중 배낭여행을 온 옌쯔와 만나 연인 관계로 발전했다.


 평소 전국 일주의 꿈을 갖고 있던 그는 지난해 조심스럽게 옌쯔에게 전국 일주 아이디어를 꺼냈다.


 부모를 모시는 부담도, 자녀를 키우는 부담도 없는 지금을 놓치면 많은 경험을 할 수 있는 장기 여행을 하기 어렵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그러나 옌쯔는 '직장생활에서 중요한 시기'라며 처음에는 반대했지만, 남자친구의 설득으로 지난해 11월 22일 함께 여행에 나서게 된다.
 이번 여행을 위해 두 사람은 직장에 사표까지 냈다.


 2만여 위안을 주고 스즈키 오토바이 한 대를 사고 지도에 여행 노선도를 직접 그리는 등 약 5개월간의 준비를 거쳤다.
 여행 경비는 두 사람이 스스로 모았고 부모의 도움은 한 푼도 받지 않았다고 신문은 전했다.


 이들은 청두를 출발해 시계반대 방향으로 중국 외곽지역을 중심으로 전국 곳곳을 누볐다. 313일간 숙박비와 식사비, 기름값, 입장료 등 통틀어 14만 위안(2천500여만원)을 썼다.

 오토바이로 전국을 여행하면서 고생도 만만치 않았다.
 지난 1월 윈난(雲南)성 시솽반나(西雙版納)의 국도를 지나던 중 산사태를 만나 고립됐다 가까스로 구조되는가 하면 신장(新疆)위구르자치구 투루판(吐魯番)의 화염산(火焰山)에서는 살인적인 더위도 겪어야 했다.

 

 이들은 젊은 시절의 추억을 남기려고 스스로 노래도 만들고 뮤직비디오도 찍었다. "우리는 가장 아름다운 커플로 함께 있는 것은 대단한 것", "떠나는 것은 용기가 필요하며 앞으로도 당신과 함께 걸어나갈 것"이란 내용이 뮤직비디오에 담겼다.

 

 이들에게는 그러나 여행하면서 마음의 큰 짐이 있었다.


 부모에게 직장을 그만두고 여행을 떠났다는 사실을 솔직히 털어놓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장씨는 지난 2월 춘제(春節·중국의 설) 때는 오토바이와 짐들을 현지에 두고 비행기를 타고 고향집에 돌아와 아무렇지 않게 며칠을 보낼 정도로 부모를 오랫동안속여 온 것이다.


 장씨는 지난 5월 장시(江西)성에서 고모집을 찾았을 때야 비로소 고모를 통해 부모에게 여행 중이란 사실을 알렸다고 한다.


 지난 1일 여행을 마치고 돌아온 장씨는 6일 여자친구의 손을 이끌고 쓰촨성 광안(廣安)에 있는 고향집을 찾았다.


 부모에게 혼이 날 것이라고 걱정했던 장씨를 어머니는 진수성찬을 준비하며 두 팔 벌려 반겼다고 한다. 친척들도 모두 모여 가족잔치도 벌어졌다.


 장씨 어머니는 "아이들이 오토바이 여행을 떠났다는 걸 알았을 때 걱정이 돼 잠을 이루지 못했지만 무사히 돌아와서 너무 기쁘다"는 소감을 전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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