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산업의 活路, 세계화] 미래 성장동력의 현주소 (1)

  • 박광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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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5-10-09   |  발행일 2015-10-09 제3면   |  수정 2015-10-09
지능형車부품·뿌리산업 ‘특화’…글로벌 시장 공략 적극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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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은 그 지역 경제 발전의 원동력이다. 산업 활동이 활발하면 고용이 증가하고 실질소득이 상승한다. 소득이 상승하면 그만큼 구매력이 증가해 산업활동이 다시 자극을 받게 된다. 이러한 선순환 구조를 통해 지역 경제가 발전한다. 이렇듯 산업의 발전에 따라 지역 또는 국가의 흥망성쇠가 결정된다고 할 수 있다.

현대사회의 산업 발전은 그 속도가 빠르기 때문에 구조의 변화나 직종의 사양화·진부화가 가속된다. 하루가 멀다 하고 새로운 기술과 산업이 튀어나온다. 지금의 첨단산업이 미래에는 사양산업이 될 수 있다. 현실에 안주하다가는 언젠간 뒤처질 수밖에 없다. 그렇게 되면 지역 경제도 큰 타격을 입게 된다. 지역에서 성장해 세계로 뻗어나가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지역 주력산업의 현 주소를 진단하고, 국내외 사례를 통해 지역을 넘어 세계로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는 기획시리즈를 총 9회에 걸쳐 소개한다.


해외사업장 둔 車부품사 11곳…기술력 인정받아
'대구대표 산업’ 기계·금속분야도 꾸준하게 성장

<지역 주력산업은>

대구산업은 현재 중요한 기로에 서 있다. 과거 섬유산업이 쇠퇴하면서 이렇다 할 주력 업종이 없다. 그나마 기계·자동차부품이 떠받치고 있지만, 앞으로 10년을 장담할 수 없다. 대구시도 다양한 미래 먹거리산업을 준비하고 있지만, 여전히 갈길이 멀다. 전문가들은 백화점식의 산업이 아니라 필요한 것을 키워 세계와 경쟁할 수 있도록 육성하는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대구의 자동차부품 기업은 모두 295개로 전국의 자동차부품 기업 가운데 7%가 몰려있다. 대구는 국내 100대 자동차부품 기업 중 11곳이 있을 정도로 국가 자동차산업 발전에 큰 기여를 하고 있다. 지역 자동차부품 기업의 연간 생산액은 6조879억원, 부가가치액은 1조7천442억원에 달한다. 특히 높은 고용효과로 인해 지역경제에 많은 기여를 하고 있는 주력산업이다.

부품을 포함한 자동차 산업은 친환경·고안전·융합화·스마트화·신흥시장 부상 등 다양한 패러다임 변화의 흐름 속에 있다. 정부와 지자체 또한 패러다임 변화에 적극적으로 부응하기 위해 다양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대구시도 지역 자동차부품산업의 고부가가치화를 위해 ITS기반 지능형자동차부품시험장 준공 등 중장기 육성계획을 수립해 단계별로 추진 중이다. 특히 시험장의 경우 최첨단 시설을 갖추고 있어 지역은 물론이고 일본과 중국·대만 등 해외 기업들도 유치할 수 있는 범국가적인 시설이다. 향후 대구가 자동차 부품산업의 중심지로 도약할 수 있는 핵심 기반시설인 것이다.

지역 자동차부품 기업들도 지역에 안주하지 않고 해외시장을 적극적으로 개척하고 있다. 현재 지역 자동차부품 기업 가운데 해외에 사업장을 둔 기업은 한국델파이와 SL·SL라이팅·평화정공·평화발레오·평화오일씰공업·평화산업·한국파워트레인·경창산업·상신브레이크·삼보모터스 등 모두 11곳이다.

이들 기업은 미국과 중국·인도·체코·슬로바키아·폴란드 등 해외 각국에서 램프류와 섀시류·엔진부품·변속기부품 등 다양한 종류의 자동차부품을 현지 완성차 업체에 공급하고 있다. 특히 현대·기아차뿐만 아니라 GM과 포드·크라이슬러·도요타·닛산·스바루 등 글로벌 완성차 업체와도 협업하고 있다. 지역 자동차부품 산업이 해외에서도 인정받고 있는 것이다.

큰 틀에서 자동차부품산업도 포함되는 기계·금속산업은 이미 2000년대 초반부터 대구를 대표하는 산업으로 발돋움했다. 대구의 제조업 중 부가가치 기준으로 1999년 40.5%였던 기계·금속산업은 2004년에 처음으로 50%를 넘어선 뒤 해마다 비중이 증가해 2012년 말 사업체 수 55.3%, 종사자 수 55.9%, 생산액 62.3%, 부가가치액 59.8%를 차지한다.

뿌리산업도 지역을 넘어 세계화가 기대되는 유망산업이다. 뿌리산업은 주조와 금형·소성가공·표면처리·열처리·용접 등 부품 혹은 완제품을 생산하는 제조업의 근간이 되는 기초공정산업이다. 대구의 뿌리산업은 전국 6.6%를 차지하며 금형과 소성가공·열처리 분야에 산업 기반을 갖추고 있다. 특히 정밀성형의 경우 금형과 소성가공·열처리 분야에 특화돼 있다.

대구시 권성도 기계자동차과장은 “대구는 뿌리산업의 기반을 바탕으로 기계와 자동차부품·IT산업의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며 “금형의 경우 정밀기계 강국인 일본에서도 러브콜을 보내올 정도로 기술력이 뛰어나 앞으로 대구의 뿌리산업이 선진국을 넘어 전세계 시장을 점령할 날도 머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첨단융합기술 결정체’ 로봇산업 쾌속질주 기대
ICT 접목 신재생에너지 분야도 집중 투자계획

<새 먹거리 육성 과제는>

최근 로봇산업도 대구의 새로운 먹거리 산업으로 부상하고 있다. 로봇산업은 21세기 첨단융합기술의 결정체로 거대시장을 창출할 유망산업인 동시에 향후 IT산업을 대체 또는 보완할 수 있는 고부가가치산업으로 지역 경제에 큰 파급 효과를 가져올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대구의 로봇산업은 전국 대비 기업체 수 6.5%, 종사자 수 8.5%를 차지하고 있으며 생산액은 1천12억원으로 전국 대비 4.7% 수준이다. 특히 제조업용 로봇의 경우 대구지역 업체들의 매출액이 연평균 133.3%로 대폭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지역에는 한국로봇산업진흥원을 비롯해 DGIST(대구경북과학기술원)와 ETRI(한국전자통신연구원) 대경권연구센터·한국생산기술연구원 대경지역본부·대구기계부품연구원 등 우수 연구기관과 대학이 협력해 각종 대형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고, 로봇산업클러스터도 구축하고 있는 만큼 국내는 물론이고 전세계 로봇시장에서 쾌속질주할 것으로 기대된다.

대구시는 에너지산업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세계 경제위축과 태양광·풍력 부품 공급과잉 등으로 신재생에너지 산업의 구조조정이 급속히 진행되면서 전 세계 에너지소비 중 원자력과 신재생 등 기타 에너지가 연평균 2.7%의 속도로 가장 빠르게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역의 에너지 관련 기업도 모두 595개로 2008년 이후 연평균 0.04%씩 늘고 있다.

에너지산업 분야 중에서도 대구시는 전력망에 ICT(정보통신) 기술을 접목해 에너지 효율을 최적화할 수 있는 ‘스마트그리드(지능형전력망)’를 비롯한 첨단 에너지산업을 집중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2030년 전세계 스마트그리드 시장 규모는 8천700억달러, 국내 시장 규모는 32조3천5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스마트그리드가 신성장 동력으로 각광을 받고 있는 만큼 대구시는 첨단 에너지산업의 중점 육성을 통해 전세계 시장 선점에 나선다는 커다란 밑그림을 그리고 있다.

대구경북연구원 윤상현 박사는 “장기 목표 설정에 따른 산업의 체계적 육성과 지역 강점산업의 경쟁력 강화, 트렌드에 부합하는 미래신산업 기반 구축, 부품에서 완제품 생산으로의 전환을 통해 지역의 유망 대표산업을 전략적으로 육성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박광일기자 park85@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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