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주본, 뒷짐지고 있을 일 아니다

  • 이하수,김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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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5-10-12 07:19  |  수정 2015-10-12 07:47  |  발행일 2015-10-12 제1면

배씨 “일부 훼손 또는 도난”
본지인터뷰 통해 재차 언급
日 물밑서 매입 추진說까지

“法 개정해 개인 소장 막아야”
적극적 보존대책 요구 확산

국보급 가치가 있는 것으로 알려진 훈민정음 해례 상주본(이하 상주본)의 보존 및 관리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상주본의 소유권을 주장하고 있는 배익기씨(52·상주시 낙동면)가 상주본 일부의 소실 또는 훼손 가능성을 거듭 제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배씨는 11일 영남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상주본을) 소실 아니면 도난 당했다. 쉽게 말해서 절도방화면 도난일 것이고 단순 화재면 소실일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3월 자신의 집 화재 당시와 마찬가지로 상주본의 일부가 훼손 또는 없어졌음을 재차 확인한 것이다.

배씨는 그동안 상주본의 존재만 확인해줄 뿐 행방에 대해서는 함구하고 있다가 최근 국가가 1천억원을 주면 헌납하겠다는 의사를 밝혀 자신이 이 책을 갖고있음을 인정한 바 있다. 상주본은 공개 당시 서문 4장과 뒷부분 1장이 없었지만 보존상태가 좋아 문화재적 가치가 매우 높았다. 그러나 배씨가 거듭 ‘일부 훼손’ 가능성을 제기함으로써 문화계 일각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훈민정음 해례본 연구자인 A교수는 “상주본은 절반 정도가 공개됐을 뿐이다. 보존상태가 양호한지, 훼손되지는 않았는지 불확실한 상태”라며 “일본에서 상주본을 사려 한다는 얘기를 비공식 채널을 통해 듣기도 했다. 문화재 관련 법안을 개정해서라도 초국가적 문화재에 대해서는 개인이 소장하게 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남근희 경북대 교수(도서관학과)는 “상주본을 국가가 기증받는 것에 기본적으로 동의한다”면서도 “상주본이 간송본보다 우수하다는 평가가 있는데 아직은 의문투성이다. 구체적인 보존상태를 누구도 확인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한편 배씨는 이날 “상주본 국가 헌납 조건으로 판사와 합의를 보고 무죄로 나왔다는 말이 있는데, 절대 그런 일이 없었다. 이는 상주본을 빼앗으려는 세력이 지어낸 말”이라고 말했다.

상주=이하수기자 songam@yeongnam.com
김은경기자 enigma@yeongnam.com

훈민정음 해례본= 한자로 훈민정음 글자를 지은 뜻과 사용법을 풀이한 해례본은 예의(例義), 해례(解例), 정인지 서문 등 3부분에 33장으로 구성돼 있다. 상주본은 국보 70호로 지정한 훈민정음 해례본 간송본(간송미술관 소장)과 같은 판본이지만, 간송본에 없는 훈민정음 창제원리에 대한 주석이 수록돼 있어 학술적 가치가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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