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상머리의 작은 기적] 영화 ‘어바웃타임’서 배우는 현재라는 시간

  • 김유종
  • |
  • 입력 2015-10-26 08:13  |  수정 2015-10-26 08:13  |  발행일 2015-10-26 제20면
“지금 이 순간 최선을 다하는 것만이 내 삶을 변화시키죠”
20151026
그래픽=김유종기자 dbwhd@yeongnam.com

 

다 끝난 뒤 아쉬움·후회 남기지 말고
하루를 두 번 산다는 각오로 최선을

현재 곁에 있는 사람 소중함 깨닫고
주변에 사랑한다는 표현 자주 해야


만약 여러분에게 과거로 시간 여행을 할 수 있는 능력이 생긴다면 되돌아가고 싶은 순간이 있나요? 어떤 사람들은 과거의 좋았던 추억 속으로 되돌아가 그 순간의 소중함을 충분히 느끼며 그 시간을 만끽할 수도 있을 것이고, 또 어떤 사람들은 과거로 돌아가 많은 것을 바꾸고자 노력할 것입니다. 만약 과거로 돌아가 다시 산다면 지금의 인생이 달라질까요? ‘어바웃타임’이라는 영화는 이에 대한 해답을 내어 놓습니다.

영화 속 주인공은 성인이 되고 아버지로부터 과거로 시간 여행이 가능하다는 가문의 비밀을 듣게 됩니다. 그는 일단 과거로 돌아가 조금 더 즐겁게 열심히 살아봅니다. 지나가는 점원에게도 밝게 웃으며 인사를 건네고 어떤 실수에도 당황하지 않고 가볍게 넘어가는 여유를 가지며 하루를 보냅니다. 이렇게 과거로 다시 돌아가 삶에 대한 태도를 바꾸자 많은 것이 달라집니다. 과거로 시간을 뛰어넘으면서 내가 돌아가고 싶어하던 과거는 그 시절의 ‘현재’임을 깨닫게 됩니다. 물론 지금 이 순간도 내일이면 과거라는 것도요. 주인공은 시간 여행을 통해 내가 처한 순간이 그 자체로 의미 있음을 깨닫고 좀 더 긍정적으로 좀 더 열심히 사는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게 됩니다.

모든 것은 늘 지나고 나면 아쉬움과 후회가 남는 법입니다. 특히 결과가 마음에 들지 않을 경우 우리는 과거로 돌아가 ‘만약 그러지 않았다면 좋았을텐데’ ‘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 미리 알았더라면 더 좋았을텐데’라는 후회를 입에 달고 사는 경우가 많습니다. 영화 속 주인공처럼 과거로 다시 돌아가 모든 것을 되돌리고 싶지만 아쉽게도 우리에게는 그런 능력이 없습니다. 또한 이러한 능력을 지녔더라도 과거로 돌아가 최선을 다하지 않는다면 그 능력은 아무 쓸모가 없습니다. 여기서 우리는 현실을 바꿀 수 있는 열쇠가 스스로에게 있음을 깨닫게 됩니다. 하루를 두 번, 세 번 사는 각오로 열심히 산다면 과거로의 시간 여행을 하지 않고도 보다 더 나은 모습을 만들 수 있지 않을까요? 한 번뿐인 인생의 소중한 시간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 내 삶의 변화를 이끌 것입니다.

또한 지금, 이 순간 내 곁에 있는 사람들의 소중함도 깨달아야 합니다. 우리는 익숙함에 속아 소중함을 놓치고 사는 경우가 많습니다. 누구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가늠하는 유일한 방법은 그 사람을 잃는 것이라는 말도 있습니다. 살아계실 때 더 잘해드릴 걸 하는 후회는 모든 자식이 하는 후회입니다. 더 얘기 나누고 더 사랑을 표현할 것을 후회하는 것입니다. 익숙하고 당연하다고 느껴지는 것들이지만 내 옆에서 힘이 돼주는 소중한 사람들입니다. 다시 오지 않을 이 순간을 나와 함께 해주는 내 주변의 친구, 가족에게 내 마음을 표현해 보세요. 고은 시인은 “사랑은 ‘하였다’도 ‘하리라’도 아니다. 언제나 사랑은 ‘한다’이다”라는 구절로 사랑 표현을 미루지 말고 지금, 이 순간 표현하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현재의 소중함을 잘 나타낸 시에서 정현종 시인은 더 열심히 그 순간을 사랑할 것을 강조하며 모든 순간을 꽃봉오리에 비유했습니다. 모든 순간이 아직 피지 않았지만 나의 노력에 의해 피어날 수 있는 가능성을 지닌 꽃봉오리라는 것입니다.

‘나는 가끔 후회한다./ 그때 그 일이/ 노다지였을지도 모르는데…/ 그때 그 사람이/ 그때 그 물건이 노다지였을지도 모르는데…// 더 열심히 파고들고/ 더 열심히 말을 걸고/ 더 열심히 귀 기울이고/ 더 열심히 사랑할 걸…// 반벙어리처럼

귀머거리처럼/ 보내지는 않았는가/ 우두커니처럼…/ 더 열심히 그 순간을/ 사랑할 것을…// 모든 순간이 다아/ 꽃봉오리인 것을,/ 내 열심에 따라 피어날/ 꽃봉오리인 것을!’(모든 순간이 꽃봉오리인 것을-정현종)

여러분은 지금 이 순간에 최선을 다하고 있나요? 반벙어리처럼, 귀머거리처럼 순간을 흘려보내지 말고 더 열심히 파고들고 말을 걸고 귀 기울이고 사랑할 줄 아는 여러분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순간에 의미를 부여하면 그 삶은 의미있는 삶이 됩니다. 여러분의 삶의 열쇠는 바로 지금, 여기, 이 순간에 있다는 것을 잊지 않았으면 합니다. 하지민<와룡중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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