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욱의 낚시시대] 인천앞바다 무의도∼팔미도 광어 외줄낚시

  • 인터넷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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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5-10-30   |  발행일 2015-10-30 제39면   |  수정 2015-10-30
천평채비에 생새우 미끼로 바닥 플랫피시 폭격…광어가 ‘미친 듯’ 걸려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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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안부두에서 온 유람선이 한국 최초의 근대식 등대가 설치된 팔미도 선착장에 관광객들을 내려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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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어 외줄낚시를 할 때 새우 꿰는 요령. 새우의 뿔 쪽을 가로로 걸쳐 꿰거나, 대가리 아래쪽에서 위로 뇌를 피해 바늘을 꿴다. 둘 다 물속에서 새우가 오래 살아 있게 하기 위한 꿰기법이다. 새우 대가리를 관통하는 꿰기법의 후킹 확률이 더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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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필 한국다이와 마케팅 과장이 천평채비로 씨알 굵은 광어를 걸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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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과장이 막 낚아올린 광어를 들어 보인다.



수직운동과 수평운동 함께하는
천평채비는 생미끼 낚시에 유리
팔미도 주변 바닥엔 광어 천지
수심 20m 바닥에 채비 닿으면
40∼50㎝급이 경쟁하듯 올라와
계획했던 농어 외수질은 ‘수포’

원래 계획은 농어 외수질(농어 외줄낚시)이었다. 다이와 솔트루어 필드스태프로 활동하고 있는 방경익씨는 ‘인천공항 앞에서 배로 10분만 나가면 된다’고 했다. 나는 생미끼(중하·중간 크기의 새우)로 하는 농어 외줄낚시는 아직 해 본 적이 없었다. 귀가 솔깃했다.

지난 9일 새벽. 만사를 제쳐두고 인천공항고속도로를 달렸다. 일산 집에서 인천공항 아래의 거잠포 선착장까지는 1시간이 채 걸리지 않았다. 선착장에 대기하고 있던 박경식씨의 보트에 오른 시각은 오전 7시. 오전 9시가 간조라서 우리는 서둘러야 했다. 그렇게 거잠포 선착장을 출항한 박씨의 ‘정민호’가 향한 첫 목적지는 무의도 주변 해상. 선착장에서 무의도는 눈앞에 빤히 보이는 섬이다. 잠진도와 무의도를 잇는 다리공사가 한창이라 아마 내후년쯤이면 무의도까지 차로 건너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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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어(광어) 외줄낚시 천평채비.

◆ 천평, 일본 선상낚시 채비

그런데 정민호는 선착장에서 일직선으로 바로 가지 않는다. 무의도를 왼쪽에 끼고 크게 돌아간다. 마침 바람이 오른쪽에서 꽤 세차게 불어 파도조각이 배 안으로 튀어 들어온다. “이러다가는 포인트에 닿기도 전에 홀딱 젖겠구나” 싶었다. 125마력짜리 선외기를 단 정민호는 그래도 꾸역꾸역 무의도 옆구리의 실미도를 돌아 남쪽의 소무의도 앞까지 들어갔다. 그제야 나는 박씨에게 물었다.

“저기 보이는 게 소무의도죠? 근데 왜 바로 안 오고 빙 돌아왔어요?”

우문현답이 돌아왔다.

“지금 물이 빠지고 있거든요. 바로 질러오면 혹시나 배가 바닥에 걸릴 수 있어요.”

이래서 물때가 중요하구나 싶었다.

“저기 보이는 섬이 해리도(해녀도)입니다. 저 등대 앞이 포인트예요.”

박씨가 소무의도 남쪽 1㎞쯤 떨어진 섬을 가리킨다. 녹색 등대가 보인다. 인천에서 출항한 유선 한 척이 떠 있다. 오전 7시30분. 함께 온 마스야마 구니오 한국다이와 상무이사와 김종필 마케팅 과장이 서둘러 채비를 한다. 그런데 언뜻 봐도 그냥 외수질 채비가 아니다. 편대처럼 생겼지만 그것과는 또 다르다.

“일종의 천평채비입니다. 채비 엉킴이 덜하면서 물속에서 미끼의 움직임이 자연스럽도록 고안된 거죠.”

김 과장의 설명이다. 이 천평채비는 스테인리스 강선을 L자로 꺾은 것처럼 생겼다. 양끝과 꺾인 부분에 고리가 지어져 있다. 양 끝 고리를 통해 원줄과 목줄이 연결되고, 꺾인 부분에 회전도르래를 달아 봉돌을 연결한다. 봉돌이 바닥에 닿았다가 고패질을 하면 봉돌이 뜨면서 목줄채비 끝의 미끼가 수직이동 후 수평이동을 한다. 즉, 일반적인 외줄채비의 미끼가 수직운동만 한다면, 이 천평채비의 미끼는 수직운동과 수평운동을 함께하는 것이다.

김 과장 말에 따르면 천평채비는 일본에서 생미끼 낚시를 할 때 쓰는 가장 보편적인 채비다. 일본 낚시점에서 재료를 구해 자신이 직접 만들었다고 한다.

◆ 무의도~팔미도 바닥은 온통 광어밭

우리는 미리 준비해 간 중하를 바늘에 꿰고 채비를 내렸다. 바닥까지 수심은 20m 안팎. 첫 입질은 박씨가 받았다. 광어다. 씨알은 크지 않다. 40㎝쯤 될까. 30분쯤 후 이번에는 배 오른쪽에 있던 김 과장이 또 광어를 걸어낸다. 이윽고 마쓰야마씨도 한 마리. 입질 받는 족족 광어다. 씨알 역시 다 고만고만하다.

“인천 앞바다에 광어 씨가 말랐다더니, 그렇지도 않네….”

“한동안 빼 먹을 만큼 빼 먹고 뜸하다가 최근 다시 나오기 시작하네요. 근데 씨알은 잘죠.”

의아해하는 나의 말에 박씨의 설명이 이어진다. 해리도(해녀도) 앞에서 광어 몇 마리를 낚은 우리는 거기서 동쪽으로 7㎞ 정도 떨어진 팔미도로 포인트를 옮겼다. 간조를 지나 중밀물 때로 접어들고 있었다. 팔미도는 새로 조성된 인천 신도시와 송도 국제도시에서 직선거리로 8㎞ 정도 떨어진 작은 섬이다. 북쪽 저 멀리 송도와 인천공항을 연결하는 인천대교가 길게 뻗어있다.

팔미도는 사실 군사시설이 있는 섬이다. 실제로 거기에 군부대가 있다. 그런데 최근에는 이런 군부대도 관광지가 된 모양이다. 연안부두에서 출항한 유람선(황금색 물고기 머리를 얹은)이 천천히 우리 배 앞을 지나 팔미도 선착장에 접안한다. 부대에서 나온 군인 몇 명이 유람선에서 내리는 승객들을 맞는 모습이 보인다. 나중에 알아보니 이 팔미도는 2008년 여름 민간인에게 개방된 군사시설이다. 팔미도는 한국에서 최초로 근대식 등대가 들어선 섬으로, 인천광역시에서 관광수익 확보를 위해 군의 협조를 얻어 섬의 일부를 관광객들에게 개방한 것.

관광객들이 섬에 머무는 시간은 그리 길지 않았다. 아마 팔미도 등대까지 올라가서 주변 경치를 구경한 후 다시 유람선을 타고 연안부두로 돌아가는 코스인 것 같았다.

아무튼 팔미도 주변 바닥에도 광어 천지였다. 수심 20m 바닥에 채비가 닿으면 토독거리는 입질이 들어오고 바로 확 가져가는 광어 특유의 공격성이 곧잘 연출됐다. 김 과장과 마쓰야마씨는 서로 경쟁을 하듯 광어를 걸어냈다. 낚이는 씨알은 40~50㎝급이 주종이었다.

원래 계획했던 농어 외수질은 결국 수포로 돌아갔다. “내가 이 정도 씨알의 광어를 보러 금쪽같은 시간 쪼개서 온 건 아닌데…” 싶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서울에서 가까운 인천 앞바다에서 내년쯤이면 다시 광어 다운샷 바람이 불지 않을까 하는 기대도 조심스럽게 하게 됐다.

오후 2시쯤 낚싯대를 접은 우리는 만조의 부푼 바다를 타고 다시 선착장으로 돌아왔다. 선착장 주변 횟집에서 간단하게 식사를 하고 낚은 광어는 포를 떴다. 일산 집으로 돌아온 시각은 오후 5시. 그때까지 해가 훤했다.

월간낚시21 기자·penandpower@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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