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환의 별난집 별난맛] 양주골 민물장어 오리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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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5-11-13   |  발행일 2015-11-13 제41면   |  수정 2015-11-13
장어를 그날그날 장만해 숙성…굽는 내내 살과 껍질이 분리되지 않고 감칠맛도 월등
[박진환의 별난집 별난맛] 양주골 민물장어 오리마을

한입 크기로 장만한 민물장어와 오리를 꼬챙이에 끼워 숯불 사이에서 회전시킨다.

잘 익은 고기는 겉은 비스킷처럼 바삭한 듯하고 속은 육즙을 그대로 머금고 있어 쫀득하다. 회전 장치를 이용하기 때문에 뒤집는 번거로움이 없다. 익히는 시간도 비교적 짧고 속까지도 골고루 잘 익는다. 타서 못먹게 될 염려도 없다. 먹는 순간까지 숯불의 열기가 입속에 그대로 전해진다.

이 집만의 노하우를 ‘회전구이장치’란 현대적 기술에 접목시켰다. 메뉴 선택의 폭도 넓다. 장어(6만원·500g)와 오리(3만8천원·1마리)를 따로 주문해도 되고 반반 주문해도 된다. 인공조미료는 집 주방에서 찾기 힘들다. 늘 정직하게 천연재료만으로 맛을 낸다. 뒷맛의 여운이 오래 남는다.

장어의 경우, 단단함과 부드러움이 있는 1㎏에 3마리 정도, 40㎝ 정도만 쓴다. 살이 야물어 씹는 맛이 있고 작은 놈은 살이 야들야들 부드럽다. 살아 있는 장어를 그날그날 장만하여 숙성과정을 거친다. 그래서인지 굽는 내내 살과 껍질이 분리 되질 않고 감칠맛도 월등하다.

장어가 비릴 것이라고 생각되지만 전혀 그렇지가 않다. 몇 가지 비법의 약재로 숙성되었기 때문이다. 노릇하게 잘 굽힌 장어를 매콤달콤한 소스에 살짝 적시고 실보다 가늘게 채 썬 생강, 부추 겉절이 등을 올린다. 오물거리다 보면 살점은 솜사탕처럼 녹고 뒷맛의 여운까지 고소하게 전해진다. 윤기가 반들거리는 진한 초콜릿색 소스도 정성 어린 과정을 거쳐 태어난다. 구운 대파, 매운 청양고추에 정종, 그리고 녹두 등을 넣고 반나절 정도 약한 불에 졸여서 걸쭉하게 만든다. 소스에 적신 장어의 맛은 자연 배가될 수밖에 없다.

민물장어우거지탕(8천원)은 깔끔한 국물 맛에 우거지도 제법 푸짐하다. 한 그릇만으로도 근기를 느낄 수 있다. 오리구이는 완전히 자라지 않은 어린 놈의 가슴과 다리 살코기만 추려 굽는다. 숯불연기가 적당히 훈증돼 식감을 증가시켜준다. 노릇노릇하게 굽힌 고기의 촉촉하고 탱탱한 살은 입안에 착착 감긴다. 껍질째 구운 특유의 고소함까지 전해진다. 들깨손칼국수(5천원)도 찾는 사람이 많다. 진한 육수가 인상적이고 납작하고 조금은 폭이 넓은 면발은 쫀득하면서 부드럽다. 먹는 내내 적당한 탱탱함이 유지된다. 들깨를 곱게 갈아 넣어서인지 국물이 뻑뻑할 정도로 진하다. 이 업소는 회식은 물론 어린아이부터 어르신까지 온가족이 함께 둘러 앉아 먹기에 좋다. 음식칼럼니스트

▶예약전화: (053)767-5292
▶위치: 대구 수성구 황금동 887-2
▶영업시간: 오전 11시~밤 11시
▶휴무: 없음
▶주차시설: 자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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