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산업의 活路, 세계화 .7] 선진국 사례 통한 발전방향 ① 독일서 보는 대구 車부품

  • 박광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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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5-11-18   |  발행일 2015-11-18 제14면   |  수정 2015-11-18
獨 “대구 차체·섀시 분야 강점…연비 향상 위한 부품경량화 노력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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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최대의 상공업도시 프랑크푸르트 시내 중심에 있는 ‘메쎄 프랑크푸르트’에서는 매년 자동차 및 부품 관련 분야의 국제박람회가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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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프랑크푸르트의 VDIK(국제자동차제조업협회) 본사에서 언론·홍보·무역박람회 담당 부서장 토마스 뵘이 글로벌 자동차 산업의 트렌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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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TRA 프랑크푸르트 무역관의 KAPP(Korea Auto Parts Park)에는 독일 현지에 진출한 국내 자동차 부품 기업들이 모여있다.


독일은 세계 4대 자동차 생산국이며 자동차 산업이 전체 산업생산의 20%를 차지한다. 메르세데스 벤츠와 BMW·아우디를 비롯해 전세계 자동차 시장을 주무르는 완성차 브랜드는 물론 로버트 보쉬와 콘티넨탈·ZF 등 글로벌 부품 기업과 핵심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최근 폴크스바겐의 배출가스 조작 사태로 적지않은 타격을 입고 있지만, 여전히 ‘자동차 강국’이라는 명성은 유효하다. 독일을 빼놓고선 자동차 산업을 말할 수 없다. 글로벌 자동차부품 산업의 메카를 꿈꾸는 대구가 독일을 주목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독일이 바라보는 한국 자동차부품 산업의 경쟁력을 중심으로 대구 부품 산업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현지에서 알아봤다.

“한국産 품질·가격 갖췄다” 평가
커넥터 부품 수입 年 30% 증가
기어박스·휠 수입도 200% 급증

“친환경차 관련 부품 개발 필요
외국 현지진출도 나서야” 충고

◆“대구, IT접목·친환경차 부품 개발해야”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등에 따르면 2013년 독일의 수출규모는 1조938억유로(EURO)로 중국과 미국에 이어 수출 세계 3위를 기록했다. 주요 수출산업은 자동차와 기계·화학으로 독일 전체 수출의 50%를 차지했다. 이 가운데 자동차산업의 경우 전체 산업생산의 20%를 차지하는 최대 분야다.

자동차 산업은 한-EU 대표 수혜산업으로 현지 판매 신장에 힘입어 국내 기업의 독일 진출도 점차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특히 커넥터 부품의 경우 독일의 한국 제품 수입 규모가 2013~2014년 연간 약 30% 증가하고 있으며, 같은 기간 기어박스와 휠 등의 부품 수입도 연간 200% 급증세를 보이고 있다.

KOTRA 관계자는 “최근 EU 차원의 이산화탄소 방출량 규제 시행에 따라 독일의 주요 자동차 및 부품 기업들은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카·플러그인(Plug-in) 하이브리드카 등 친환경차 개발·보급과 차체 경량화 등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며 “국내 부품기업들도 관련 기술 개발과 품질 향상에 중점을 두고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지난달 26일 찾은 독일 최대의 상공업도시 프랑크푸르트 시내 곳곳에서 기아 스포티지와 쏘렌토, 현대 i30와 i40 등 한국산 자동차의 모습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VDA(독일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독일 시장에서 한국차 점유율은 5%로 독일차(72%)와 일본차(9%), 프랑스차(8%)에 이어 4위를 차지한다.

프랑크푸르트에서 만난 VDIK(국제자동차제조업협회) 언론·홍보·무역박람회 담당 부서장 토마스 뵘(Thomas B hm)은 “현대·기아와 쌍용 등 한국차는 벤츠나 BMW 등 독일차에 비해 품질이 뒤지지 않는다”며 “한국의 자동차 부품 수준도 마찬가지”라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그는 기아차의 신형 쏘렌토를 직접 운행해 봤다고 했다.

최근 폴크스바겐의 배출가스 조작 사태 이후 전세계적으로 친환경차 도입이 확산되고 있는 추세에 대해서는 “독일 정부도 2020년까지 전기차 100만대 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독일의 완성차 및 부품 업계도 정부와 함께 전기차 개발 및 인프라 보급에 힘쓰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최근 구글과 애플 등 전세계 IT업계가 커넥티드카 개발에 뛰어드는 등 하이테크 시장의 지속적인 진보와 자동차에 대한 타 산업과의 융합기술 접목이 가속화되고 있다”며 “한국과 대구는 뛰어난 IT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이 분야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그는 대구의 자동차부품 산업의 발전 방향에 대해 “친환경차가 각광을 받고 있지만 내연기관을 대체하는 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대구는 차체와 파워트레인·섀시 분야에 강점을 갖고 있는 만큼 친환경차 관련 부품 개발에도 힘쓰는 동시에 내연기관의 성능 및 연비 향상을 위한 부품 경량화에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보수적인 EU, 한번 거래 트면 안정적”

‘자동차 강국’ 독일에도 이미 다수의 국내 자동차 부품업체들이 진출해 있다. 현지에 진출한 국내 업체들은 대구의 자동차 부품산업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내수시장에만 안주하지 않고, 품질과 기술 경쟁력을 바탕으로 독일을 비롯한 해외시장의 문을 적극적으로 두드려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현재 한국 자동차 부품이 독일에서 품질을 인정받고 있는 점도 기회다.

KOTRA 프랑크푸르트 무역관의 KAPP(Korea Auto Parts Park)에서 만난 국내 자동차 부품기업 A사 유럽사무소 담당자는 “독일 기업들은 한국 부품에 대해 적당한 품질과 가격을 갖췄다고 보고 있다”며 “예전에는 ‘코리아 디스카운트’라는 인식이 많았지만, 지금은 거의 없어진 상태”라고 설명했다.

이 담당자는 “10여년 전만 해도 현대·기아차와 거래하려면 수출은 물론이고, 다른 완성차 업체와 거래하는 것은 꿈도 못꿨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며 “현지에서도 이제는 자생력을 갖춘 기업을 선호한다. 그런만큼 부품업계가 내수시장에만 의존해서는 경쟁력을 갖출 수 없다”고 지적했다.

지역 기업의 유럽을 비롯한 해외시장 진출 방안에 대해서는 “독일을 비롯한 유럽의 기업들은 상당히 보수적이기 때문에 거래처를 쉽게 바꾸지 않지만, 한번 거래를 트면 꽤 오랫동안 유지할 수 있어 안정적”이라며 “제품의 품질과 기술력을 강조하면서 인내심을 갖고 꾸준히 문을 두드린다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그는 또 “해외시장 진출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언어와 무역에 대한 지식”이라며 “중소기업의 경우 이런 부분을 갖추기 힘들지만 KOTRA나 관련 협회·조합의 도움을 받는 방법이 있다. 기업들이 적극성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글·사진=프랑크푸르트에서 박광일기자 park85@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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