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이탈 주민 자녀 위해 4년째 학습지도

  • 글·사진=문순덕 시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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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5-11-25   |  발행일 2015-11-25 제14면   |  수정 2015-11-25
발개돌이 공부방 자원봉사자 3명
힘들지만 밝게 변한 모습에 보람
내년 사업비 줄어들어 안타까워
北이탈 주민 자녀 위해 4년째 학습지도
발개돌이 공부방에서 아이들을 지도하고 있는 이인영·김보배·전은지 선생님(왼쪽부터).

발개돌이 공부방(이하 공부방)은 북한 이탈 주민을 돕는 사단법인 ‘더 나은 세상을 위한 공감’의 산하기관인 ‘북한이주민센터’가 2011년 8월 초 문을 열었다. 현재 사회복지사 손해란, 전은지 선생님과 여러 자원봉사자의 재능기부와 후원 등으로 유지·운영되고 있다. ‘발개돌이’는 북한 말로 ‘개구쟁이’라는 뜻이다. 이곳은 생계를 위한 경제활동과 양육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북한이탈주민들의 고민을 다소나마 덜어주기 위한 공간으로 아이들이 기죽지 않고 씩씩하게 살아가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지어진 공부방이다.

발개돌이 공부방은 북한이탈주민이 가장 많이 모여사는 대구시 달서구 상인 3동의 한 연립주택을 고쳐서 만들었다. 현재 10여명의 초등학생이 방과 후부터 부모님이 일터에서 돌아오는 오후 8시까지 공부방을 이용하고 있다.

공부방은 여느 가정처럼 따뜻하고 정이 넘친다. 아이들의 엄마, 누나 역할을 하는 사회복지사 전은지 선생님은 “이곳 아이들이 구김살 없이 생활하기를 바란다. 학교에서도 학업성적이 쑥쑥 올라 아이들이 성취감을 느끼고 행복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생명과학을 가르치는 김보배 선생님은 “발개돌이 공부방에서 생활한 지도 벌써 4년이 됐다. 정서 교육과 인성 교육을 통해 처음에는 좀 거칠고 표현이 부족했던 아이들이 이제는 개미를 발견해도 죽이지 않고 불쌍히 여기는 마음을 볼 수 있어서 이 공간은 아주 소중한 곳”이라고 했다.

오카리나를 지도하는 이인영 선생님은 “어르신을 위한 수업에 재능기부를 해오던 중 이곳에도 봉사자가 필요하다는 말을 듣고 합류하게 됐다. 아이들이 처음에는 소극적이었는데 음악을 통해 표정이 밝아지고, 내성적이던 아이가 적극적인 자세로 연주하는 모습을 볼 때 뿌듯하고 보람을 느낀다”고 했다.

공부방에서는 독서, 댄스, 기초학습(국·영·수), 생명과학, 오카리나, 미술, 영어(원어민) 등을 가르치고 있다. 새로운 환경에 접할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분기마다 아이들이 스스로 기획하고 진행하여 경주·문경·진주 등으로 역사 탐방을 하고 있다. 힘들지만 아이들이 밝게 변하는 모습을 보며 힘을 낸다는 자원봉사자들은 “사업비가 줄어서 아이들을 위한 프로그램과 간식비를 줄여야 하는 현실이 안타깝다”며 내년에는 더 나은 여건에서 아이들이 공부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나타냈다.

글·사진=문순덕 시민기자 msd561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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