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깍재깍’ 가계부채, 韓경제 뇌관 터지나

  • 박주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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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5-11-25   |  발행일 2015-11-25 제16면   |  수정 2015-11-25
20151125

2002년 4분기 이후 사상 최대
내달 美 기준금리 인상 예고
韓銀도 점진적 인상 ‘만지작’
저소득층 부담 더 커질 듯

미국 금리 인상을 눈앞에 둔 가운데, 올 3분기 가계부채가 1천160조원을 넘어서며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24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3분기 말 가계신용 잔액(잠정치)은 1천166조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한국은행이 가계신용 통계를 편제하기 시작한 2002년 4분기 이후 역대 최대 규모다.

2분기말(1천131조5천억원)보다 34조5천억원 늘어난 것으로, 증가폭도 역대 최대치를 나타냈다. 올 2분기(33조2천억원)에 이어 분기별 최대 증가폭 기록을 다시 경신한 것이다.

가계신용은 가계빚 수준을 나타내는 대표적 통계로, 가계대출을 비롯해 결제 전 카드사용금액(판매신용), 보험사·대부업체 등의 대출을 포괄한다.

3분기 가계신용 증가액의 대부분은 가계대출이 차지했다.

가계신용중 가계대출은 3분기 말 1천102조6천억원으로 2분기보다 30조6천억원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부동산 활황세와 맞물린 주택담보대출이 3분기 가계빚 증가를 주도했다. 은행 등 예금취급기관과 주택금융공사·주택도시기금이 취급한 주택담보대출은 20조4천억원이나 증가했다. 은행권 대출심사 강화와 주택 거래량 감소 등의 영향으로 2분기 주택담보대출 증가액(20조7천억원)보다 약간 줄어들긴 했지만 여전히 분기 기준으론 사상 최대 수준이다.

이처럼 한국경제의 뇌관으로 꼽히는 가계빚 증가는 작년 8월 이후 4차례 단행된 기준금리 인하와 정부의 부동산 시장 활성화 대책이 어우러진 결과다. 가계부채 증가추세가 4분기까지 이어지면 전체 가계빚 총량은 올해 1천200조원을 돌파할 공산이 커진다.

문제는 내달 미국 기준금리의 인상이 기정사실로 굳어지면서 눈덩이처럼 불어난 가계부채에 대한 우려가 크다는 점이다.

미국의 기준금리가 오를 경우 한국은행은 외국자본의 유출을 막기 위해 시차를 두긴 하겠지만 기준금리를 점진적으로 인상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국내에서 대출 금리가 오르면 저신용자, 저소득층을 중심으로 가계 부담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변동금리로 대출받은 가계가 받을 타격이 크다.

정부가 내년 1월부터 시행할 새로운 가계부채 대책이 급증하는 가계부채 증가속도에 브레이크를 걸 수 있을지도 주목된다.

금융당국은 가계부채 증가를 억제하기 위해 지난 7월 금융기관이 자율적으로 대출심사를 강화하고 원리금 분할상환을 유도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가계부채 대책을 마련해 내년부터 시행키로 했다. 현재 은행권과 조율해 세부 가이드라인 제정 작업을 마무리하는 중이다.

박주희기자 jh@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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